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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김광석', 이상호가 몰랐던 것 "의심스러우면 피고인 이익으로"[김광석 의문사 의혹 분석 ①] 서해순을 고발하면서 스스로 걷어차버린 보호막 '언론·표현의 자유'
박형준 | 승인 2017.11.13 16:10

의혹제기자가 이상호·안민석이었기 때문에 소극적이었던 '김광석'

영화 '김광석' ⓒ㈜BM컬쳐스

기자가 '김광석 의문사 의혹'을 소극적으로 받아들인 이유는, 의혹제기자가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였기 때문이다.

또한 "이상호의 경찰 출석에 동행한 사람이 안민석 더불어민주당이었다"는 사실도 소극적으로 받아들인 이유 중 하나였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상호는 이미 ▲세월호 참사 당시 '다이빙벨' 논란 ▲김남수 옹의 유사의학 논란 옹호 ▲DSP미디어의 젝스키스 착취 논란 제기 등 신뢰도를 의심할 만한 각종 구설에 오른 바가 있었다.

안민석도 ▲김종규 부안군수에게 "노래를 부르면 예산 100억 원을 주겠다"는 발언 ▲"최순실 씨의 은닉재산은 300~880조 원"이라는 발언 ▲대구 중학생 집단괴롭힘 자살 사건에 대한 "빵셔틀을 시킬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발언 ▲"도올 김용옥 선생을 방송에 복귀시키지 않으면 EBS에 예산을 한 푼도 안 주겠다" 발언 등 마찬가지로 신뢰도를 의심할 만한 각종 구설에 오른 전력이 있다. 

이상호가 제작한 영화 '김광석'은 주로 심야시간에 단관개봉을 하는 등 극장에서 관람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기자는 IPTV 공개 후에야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이상호가 '김광석'에서 제기한 '서해순 씨의 김광석 살해설'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 가수 故 김광석 씨는 자살 직전까지 새 앨범을 준비하는 등 자살할 만한 이유가 없었다.

▲ 김광석 사망 당시 집안에 있던 재떨이에는 2종류 이상의 다른 담배가 30개비 이상 있었고, "김광석은 맞담배를 싫어한다"는 주변 증언이 있었다.

▲ 서해순은 경찰에 "김광석이 만취상태였다"고 진술했지만, 사망 당시 김광석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9%에 불과했다.

▲ 서해순은 "김광석이 계단 중간에서 전깃줄을 목에 감은 채 있었다"고 진술했다가, "추울까봐 이불을 가지고 나와 보니 죽어 있었다"는 등 말을 바꿨다. 

▲ 서해순의 모친은 "딸이 '자고 있다가 거실에서 쿵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김광석이 죽어 있었다'면서 전화했다"고 말했다. 

▲ 서해순은 "약 20분 동안 119에 신고를 하지 않고, 김광석의 귀를 파내고 인공호흡을 시도했다"고 주장한다. 인공호흡을 했는데 왜 계단에서 시신이 발견된 것인지 알 수 없다. 죽은 뒤 계단으로 시신을 옮겨놨을 가능성이 있다.

▲ 서해순과 함께 김광석의 시신을 발견한 서해순의 오빠에 대해서는 "전과가 10개 이상"이라는 유족의 주장이 있었다. 

영화 '김광석'의 한 장면 ⓒ㈜BM컬쳐스

▲ 목을 감기에는 줄이 너무 짧았다. 서해순은 "매듭 없이 줄줄 묶여 있었다"고 주장했고, 김광석의 목 뒤에는 삭흔(목에 끈을 두르고 난 뒤 남는 끈 자국)이 없었다.

▲ 이상호는 "삭흔이 없는 것은 타살의 근거"라고 주장했고, 서해순에 대해 "부검소견서를 친족 외에 못 보게 막았다"는 등의 주장을 했다. 이어 "김광석이 사망하면 엄청난 재산을 상속받을 아내"라고 규정했다.

▲ 이상호는 서해순에 대해 "김광석 동창과의 염문설" "이혼 경력" "영아살인" 전력을 제기했다. 이어 "서해순이 김광석의 부친에게 '김광석의 음반 관리 권한을 왜 아버님이 가지고 가시느냐'고 항의했다"고 주장했다. 

고소를 하는 그 순간 알았어야 할 "의심스러울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언론의 의혹 제기와 형사절차에는 중대한 차이가 있다. 경찰 수사 → 검찰 기소의 근본적 목적은 "특정인을 형사처벌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형사소송법과 관련해서는 "의심스러울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in dubio pro reo)"라는 오랜 원칙이 있었고, 유죄를 선고하기 위한 조건으로는 "합리적 의심을 제기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돼야 한다"는 것이 제시된다.

즉, 언론은 수상한 정황을 제시해 대중이 합리적 의심을 할 만한 선에서 제기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허위 의혹 제기였음이 밝혀지더라도, "그렇게 믿을 만한 정황이 있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의혹 제기였다"는 것이 입증된다면, 최소한 형사상 책임은 묻지 않는다. 

하지만 검찰의 기소를 거쳐 실제 재판이 진행되면 증명의 강도는 월등히 높아진다. 언론은 민간에서 사회 전반을 감시하는 기관이고, 수사기관·사법부는 사람을 강제로 처벌할 수 있는 권력기관이기 때문이다. 

이상호가 '의혹 제기' 선에서 멈췄더라면, 저 정도의 의혹 제기는 이상호 나름의 언론의 자유·표현의 자유라고 볼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이상호는 김광석의 형 김광복 씨와 함께 10월 12일 서해순을 직접 유기치사·소송사기 등 혐의로 고발한다. 

영화 '김광석'의 한 장면 ⓒ㈜BM컬쳐스

특히 이 고발은 김광석의 의문사와 무관하게 딸 서연 양의 사망 및 민사소송과 관련된 것이었기 때문에 영화의 범위까지 벗어난 것이었다. 그 순간, 이상호는 '언론에게 보장되는 법률적 방어막'을 버리고 사법의 영역으로 나아간 셈이다. 

영화 '김광석' 속 정황들은, 형사소송법상 정황증거에 불과하다. 말 그대로 '의혹 제기'일 뿐, "서해순이 김광석을 살해했다"는 주장을 사법의 영역으로 끌고 들어갈 만한 물적 근거는 전혀 제시되지 못했다. 오히려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 반박의 여지가 남는다.

▲ '서해순의 김광석 인공호흡'에 대해, 이상호는 "현장 훼손"이라고 주장했다. "급박한 상황에서 사람을 살리기 위해 취하는 조치는 인공호흡"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 다른 담배를 피우는 제3자가 김광석을 살해한 것이 맞고, 그가 '전과 10범 이상'인 프로 범죄자였다면, 차라리 재떨이를 치우는 쪽이 훨씬 안전한 현장 조작 시도였을 것이다.

▲ 김광석의 주변인들이 아무리 절친해도 김광석의 모든 내면을 속속들이 알 수 있었까? "자살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는 유족이나 주변인의 증언을 100% 신뢰하기만은 어려운 기초적 상식이다. 또한, 이상호·김광복은 "서해순의 외도 때문에 김광석이 괴로워했다"는 등 앞뒤가 안 맞는 주장을 했다. 

▲ 삭흔은 '목 졸림 사망'의 근거일 뿐, 자살과 타살을 구분할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

▲ "자살이라고 보기에 사체의 자세가 수상하다"는 것도 타살의 근거라고 보기는 어렵다. 법의학자들에게 물어보면, "일선에서 일반인의 상식으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각종 자살의 방법을 확인했다"는 답변을 할 것이다. 

▲ 서해순이 "엄청난 재산을 상속받을 아내"라는 이유만으로 살인범으로 의심받아야 한다면, 서해순과 민사소송 분쟁을 한 김광석의 부모에게도 같은 관점의 의심을 제기할 수 있다. 

영화 '김광석'의 한 장면 ⓒ㈜BM컬쳐스

영화 속 내용이 20년 취재의 결과라면, 이상호에게 매우 안타까운 마음마저 갖게 된다. 적어도 영화의 내용은, 이미 오래 전부터 수면 아래에서 암암리에 제기됐던 '김광석 타살설'의 요약정리 이상의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볼 소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의 틀을 넘어 직접 '사법적 플레이어'가 될 때에는 "의심스러울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를 잊지 말아야 한다.

이상호는 '언론의 의혹 제기'와 '수사·기소·판결의 결론' 사이에 존재하는 입증 강도의 격차가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다만, 서해순에게도 아쉬움은 있다. 서해순이 언론 인터뷰에 익숙하지 못한 보통 사람임을 감안하더라도, '장애우' 표현 사용·"내가 여자라서 그런다"는 등 사건의 본질과 벗어난 논점 일탈성 발언으로 스스로 비난을 자초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해순의 발언상 특징은 '서해순의 김광석 살해 가능성'과 관련성이 떨어진다. 다시 강조하지만, 만약 서해순이 정말로 '김광석 살해범'이라는 의혹 제기를 통해 형사처벌까지 진행되려면, 가장 필요한 것은 형사소송법에서 요구하는 입증 강도를 충족할 만한 물증과 유력한 정황이기 때문이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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