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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vs 정봉주·김경준: 핵심 키워드 '워튼스트레티지스'[BBK 주가조작 의혹 분석 ③] '김백준' 명의 계좌에서 워튼스트레티지스로 입금된 98억 원, 이명박과 정봉주·김경준의 공방
박형준 | 승인 2017.11.20 14:15

워튼스트레티지스: 이명박, 알았을까 몰랐을까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2001년 4월 18일에 김경준 씨와 결별했다"는 주장을 한결같이 유지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하지만 정봉주 전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2007년 11월 29일 기자회견을 개최해 "이명박의 '2001년 4월 18일 결별' 주장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정봉주가 이 주장을 한 핵심 키워드는 바로 '이명박의 집사'로 유명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워튼스트레티지스'였다.

정봉주가 공개했던, 옵셔널벤처스의 투자금 상환 내역 ⓒ정봉주

'김백준'과 '워튼스트레티지스'는 2001년 5월에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시간의 흐름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01. 4. 이후 인터넷 증권회사 이뱅크증권중개 청산 작업 시작

2001. 5. 3~28. 삼성증권 계좌에 있던 이뱅크증권중개 자본금 약 99억 원, 삼성증권 계좌 → '김백준' 명의로 개설한 이뱅크증권중개의 신한은행 계좌 → '워튼스트레티지스' 명의 신한은행 계좌 → 삼성증권 계좌 → '이뱅크증권중개' 명의 외환은행 계좌

2001. 6. 8.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이뱅크증권중개의 청산인으로 등재

중요한 것은 ▲이뱅크증권중개의 신한은행 계좌가 '김백준' 명의로 운용된 사실 ▲이뱅크증권중개의 자본금이 '워튼스트레티지스' 명의 신한은행 계좌를 거친 사실이었다. 이명박 측의 주장과 김경준·정봉주의 주장은 다음과 같이 엇갈린다.

왜 '김백준' 명의였나: 이명박 "이뱅크증권중개가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김백준의 명의를 사용했을 뿐, 김백준의 개인 계좌가 아니다" vs 김경준·정봉주 "김백준은 이뱅크증권중개의 대표였다. 자금 회전은 김백준이 한 것이다."

워튼스트레티지스 계좌를 거친 사실: 이명박 "결별 이후 김경준과 업무를 함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워튼스트레티지스'를 알지 못했다" vs 김경준·정봉주 "워튼스트레티지스와의 거래는 이명박의 주가조작 참여 증거"

워튼스트레티지스는 크게 알려진 이름은 아니지만,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사건'에 있어서는 대단히 중요한 키워드였다. 

워튼스트레티지스는 페이퍼컴퍼니로서, 그 명의의 계좌가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에 26회나 이용됐고, 횡령금 384억 원도 수시로 입·출금됐기 때문이었다. 

즉, ▲이명박이 "이뱅크증권중개의 자본금 회전에 워튼스트레티지스 명의의 계좌가 이용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이명박이 "워튼스트레티지스 명의의 계좌가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사건에 사용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김백준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가 김백준의 개인 계좌였다면, 이명박의 주가조작 참여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KBS

이에 대한 의심을 부추긴 것은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이었다. 나경원은 "김백준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 통장 사본을 공개하겠다"고 했다가, "공개할 수 없다"고 말을 바꿨던 것이다. 

법원은 김경준·정봉주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이명박 측의 주장을 인정했다. 법원은 ▲이명박은 2001년 4월 18일 '결별' 이후 김경준과 업무를 함께 하지 않았고 ▲워튼스트레티지스와 관련 자금 흐름을 알지 못했으며 ▲워튼스트레티지스는 김경준의 독자적 자금 운용 거랭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이와 같은 판단을 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 정봉주 측은 '문제의 계좌들에 1천 원씩 인터넷뱅킹으로 입금하는 방법'으로 계좌의 주인으로 확인하려고 했다. 신한은행 계좌를 확인한 결과 "계좌가 존재하지 않거나 잘못된 계좌"라고 확인됐다. 

▲ 정봉주 측은 "신한은행을 찾아가 그 계좌의 예금주를 확인해보려고 했고, 은행 직원은 '김백준의 계좌가 맞다'고 했다"고 주장하지만, 은행 직원은 이를 부인했다. 신한은행은 법원에 금융거래정보를 제출하면서 "예금주가 조회된 사실은 없다"고 회신했다.

▲ 정봉주는 계좌의 실체를 명확하게 확인하지 않은 채 기자회견을 열어 "신한은행 계좌는 김백준의 개인계좌"라고 주장했다. 

물론, 정봉주도 마냥 아무 생각 없이 그런 주장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정봉주는 ▲2001년 5월 3일, 삼성증권 계좌 → 신한은행 → 워튼스트레티지스 명의 신한은행 계좌로 98억 8,950만 원이 입금됐고 ▲2001년 5월 7일, LKe뱅크 계좌에서 워튼스트레티지스 명의 계좌로 98억 8,937만 원이 입금된 사실을 토대로 의심을 제기했던 것이었다. 

액수가 비슷했기 때문에 제기된 의심이었고, 그 출처는 바로 다스가 미국 법원에 제출한 회계 보고서였다. 

김백준과 LKe뱅크, 김백준과 BBK투자자문

이명박 측이 주장한 김백준의 직함은 'LKe뱅크 부회장'이었다. 하지만 김경준·정봉주는 "김백준은 BBK투자자문 소속"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도, 정봉주가 마냥 아무 생각 없이 그런 주장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봉주가 밝힌 근거는 다음과 같다.

▲ BBK투자자문의 급여내역서에 따르면, 김백준도 BBK투자자문 소속으로 급여를 받았다. 김백준은 'BBK투자자문 부회장' 명의로 외부에 화환까지 보냈다. 

▲ 김백준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에서 워튼스트레티지스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로 입금된 98억 8,950만 원은 김백준이 워튼스트레티지스에 빌려준 돈이다.

▲ 김백준은 'BBK투자자문의 리스크매니저'로 등록됐다. 

▲ 2001년 7월 21일자 LKe뱅크의 세금계산서에는 여전히 이명박이 대표이사로 등재됐다. 

정봉주 전 대통합민주신당 의원 ⓒSBS

하지만 법원은 정봉주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 김백준은 외부에 화환을 보낸 적이 없다. 김경준이 김백준의 명의를 사칭해 보낸 것일 뿐이다.

▲ 김백준은 LKe뱅크의 부회장으로서 급여를 받은 것이고, BBK투자자문 명의로 급여를 받은 이유는 편의를 위해서였을 뿐이다.

▲ 'BBK투자자문 리스크매니저'로 신고된 것도, 김경준이 임의로 신고했을 뿐이다.

▲ 'LKe뱅크 대표이사 이명박' 명의로 발급된 세금계산서도, 이명박의 사임 후 대표이사 이름이 바뀌지 않아 관행적으로 발행됐을 뿐이다. 

▲ 금융감독원의 BBK투자자문 검사 결과에 따르면 "김백준은 근무한 적이 없어 급여 및 의료비 공제 내역이 없다"고 한다. 

종합 검토해보면, ▲주요 분기마다 이상할 정도로 '김백준'이라는 이름이 분명히 등장하지만 ▲이명박 측과 김경준·정봉주 측 모두 나름대로의 근거를 가지고 주장을 했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편들기에는 참으로 모호한 상황이라는 잠정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김경준 씨 ⓒKBS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사건'의 중대한 딜레마는 ▲실제 주가조작 범행은 김경준의 명의로 진행된 것은 사실이지만 ▲BBK투자자문 설립으로부터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사건 직전'까지는 이명박·김백준의 이름이 수시로 등장해 알듯 모를 듯한 정황을 남겼다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명박 측은 "김경준과는 2001년 4월 18일에 결별했다"는 주장을 철저하게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이명박·김경준만이 알 수 있는 일이지만 말이다.

김경준 측은 위 정황을 누구보다 정확히 알았을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김경준 측은 '이면계약서'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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