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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은 왜 조영철 부장판사에 기피 신청했을까[분석] 최순실, '정유라 학사비리' 항소심에서 자신을 비판한 조영철 부장판사에 대해 기피 신청
박형준 | 승인 2018.03.08 14:00

서울고등법원은 5일 최순실 씨·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항소심 공판을 형사3부(부장판사 조영철)에 배당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서울고법 형사3부는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학사 비리'와 관련해 최순실에게 징역 3년 형을 선고하면서, "부모로서 자녀에게 원칙과 규칙 대신 강자의 논리부터 먼저 배우게 했다"는 등 최순실을 직설적으로 비판한 적이 있다. 

최순실 씨 ⓒKBS

그러자 최순실 측은 조영철 부장판사에 대해 법관 기피 신청을 제출했다. 법관에 대한 기피 신청은 형사소송법 제18조에 규정돼 있다.

 형사소송법 제18조(기피의 원인과 신청권자) ①검사 또는 피고인은 다음 경우에 법관의 기피를 신청할 수 있다.

  2. 법관이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때

다른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한 것이었지만, 최순실 자체에 대한 직설적 비판을 했기 때문에, 최순실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최순실로서는 재판부 배당에 이견을 제기할 수도 있다. 

특히 최순실의 인격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될 소지가 상당하기 때문에, 최순실로서는 "재판을 하기 전 나에 대한 예단을 형성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할 소지가 있다.

최순실의 기피 신청이 과연 현실적인 의미를 가져볼 수 있을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때"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해석이 제기된다.

"판사가 재판 중 유죄를 예단하는 말을 하는 등 '보통 사람의 판단으로, 법관과 사건과의 관계상 불공평한 재판을 할 것이라는 의혹을 느낄 수도 있다'고 판단할 만한 합리적·객관적 사정이 있을 때"

기피 신청은 현실적으로 자주 볼 수 있는 절차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 끌기 전략을 목적으로 제기하는 경우가 더러 있으며, 판례상 확인되는 구체적 사례도 대체로 "내가 신청한 증거를 받아주지 않았다"는 등 비현실적인 이유로 기피 신청을 했다가 기각되는 사례들이다. 

물론, 1970년대 대법원 결정례 중 기피 신청을 인용한 사례가 있기는 하다. 74모68(링크 클릭)에서는 ▲피고인이 증거 사용에 반대하는 녹음테이프와 관련해 ▲재판장이 녹음테이프 검증 작업 후 유죄 선고를 예고하는 발언을 했다면 ▲재판장이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했는지 확인한 후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에 해당하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됐다. 

최순실 측은 해당 판례를 인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순실 측으로서는 "비록 다른 공소사실과 관련된 재판이었지만, 재판장을 비롯한 재판부가 최순실의 인격을 재단할 만한 발언을 하는 등 예단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할 소지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위 판례는 증거 취급 원칙을 어긴 뒤 재판장이 미리 유죄를 예고하는 발언을 했던 사례였고, 최순실 측은 다른 혐의에 따른 항소심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그 판시 근거를 제시한 것에 대해 불만을 품은 것이기 때문에 해석이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최순실의 소송대리인 이경재 변호사 ⓒKBS

서울고등법원은 최순실의 기피 신청을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에 배당했다. 배석판사에 대한 기피 신청이었다면, 그 배석판사를 제외한 2명의 판사가 기피 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재판장에 대한 기피 신청이기 때문에 사실상 '재판부 교체'를 요구하는 기피 신청으로 볼 수도 있다. 참고로 서울고법 형사4부는 현재 장시호 씨·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항소심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항소심 재판 진행은, 기피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중단된다. 혐의가 상당히 방대한 최순실의 재판 특성상 기피 신청에 대한 결론은 가급적 빨리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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