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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청와대 인사위·인사수석, 고위직 심의 거의 안 해"[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 남재준 등 재판 ⑦-3] 정진철 전 인사수석 "인사위·인사수석, 정무직 인선에 영향력 거의 없어"…이원종에 유리한 증언
박형준 | 승인 2018.04.10 21:50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10일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이원종 전 대통령비서실장·이헌수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사건'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오후에 증인으로 출석한 사람은 정진철 전 청와대 인사수석·서천호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이었다. 

정진철은 이원종의 특수활동비 수수와 관련해 직무관련성·대가성 관련 정황에 대해 증언하기 위해 출석했고, 서천호는 남재준·이헌수의 '현대차그룹에 대한 재향경우회 지원 강요' 사건 관련 증인이었다. 

이원종 전 대통령비서실장 ⓒKBS

이원종은 2016년 6월부터 8월까지 매달 5천만 원씩 총 1억 5천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받은 사실관계로 인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국가정보원장은 이병호였다. 이병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랐다"고 진술했고, 검찰은 "이원종은 그 돈을 관사 개인 금고에 넣어 사용했다"고 보고 있다.

정진철은 이원종 측이 신청한 증인이었다. 취지는 "대통령비서실장은 국가정보원장 인사에 개입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직무관련성·대가성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검찰은 "이병호가 인사상 편의를 위해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겸임하는 대통령비서실장이었던 이원종에게 뇌물을 줬다"고 보고 있다.

정진철은 이날 ▲청와대 인사위원회는 국가정보원 정무직 등 고위직에 대한 심의를 거의 하지 않았고 ▲국가정보원 인사는 원장이 인사안을 제출해 대통령이 재가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으며 ▲인사수석실·인사위원회는 정무직 공무원 인선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심의를 할 여지가 없었다고 증언했다. 

다음은 정진철의 관련 증언이다. 

▲ 저(정진철)는 2014년 7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청와대 인사수석으로 재직했다. 모셨던 대통령비서실장은 김기춘·이병기·이원종·한광옥이었다.

▲ 인사수석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있던 직제였고,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폐지됐다가 세월호 참사 후 '인사 참사' 지적 때문에 인사시스템을 보강하는 차원에서 다시 만들어진 것이었다.

▲ 또한, 인사혁신처가 만들어지면서 인사혁신처를 지원하는 임무를 함께 하기 위해 만들어진 측면도 있었다. 

▲ 하지만 "인사 절차가 크게 달라졌다"고 보기는 힘들었고, 주로 매진했던 업무는 공무원연금 개혁·공무원 인사 시스템 혁신이었다.

▲ 대통령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청와대 인사위원회가 있기는 했지만, 주로 공공기관 임원에 대해 심의했을 뿐 고위직에 대한 심의는 거의 하지 않았다.

▲ 정무직 공무원에 대해서는 차관급 공직자 2명 뿐이었다. 정무직 인선은 거의 대부분 '위(박근혜)'에서 지명해 내려오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형식적인 심의조차 없었다.

▲ 정무직 공무원에 대한 인사는 대통령의 결심이 굳으면 인사위원장이라고 해도 심의가 불가능했다.

정진철 전 청와대 인사수석 ⓒKBS

▲ 제가 인사수석으로 재직하는 동안에는 국가정보원 원장과 차장들을 대상으로 한 심의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그 외 국가정보원 인사도 관여할 여지가 거의 없었다. 

▲ 또한 송광용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갑작스럽게 그만둔 뒤, 인사수석실에서 꽤 오랜 시간을 할애해 후임자를 물색했다. 하지만 저희가 검토하지 않았던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이 후임에 임명됐다.

▲ 국가정보원 인사는 원장이 인사안을 작성해 곧바로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진행됐다. 결재도 오로지 종이문서로만 진행했고, 결재란에는 원장·대통령만 있었다. 인사수석실은 대통령의 재가를 국가정보원에 전달하는 역할만 했다. 

검찰은 ▲이헌수는 "내 인사 문제와 관련해 김기춘에게 의견 제시를 해 김기춘의 판단을 거쳤다"고 진술했고 ▲이로 비추어보건대 대통령비서실장은 민정수석실을 통해 국가정보원 인사 관련 보고를 받는 것 같았으며 ▲이병기가 국가정보원장이었던 시절에도 김기춘·이병기는 국가정보원 인사 문제로 마찰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4월 중순 피고인신문 후 구형·선고 진행될 듯

이날 공판으로써 이 재판의 증인신문은 마무리됐다. 앞으로 예정된 기일은 13일·18일이고, 이 2일 동안은 피고인신문과 양측의 의견 제시 과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후에는 피고인 5명에 대한 구형과 선고가 이어질 예정이다. 하지만 박근혜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사건' 재판 심리는 4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또한 9일 구속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혐의 중 하나도 바로 '특수활동비 수수'다.

박근혜 전 대통령 ⓒKBS

그렇기 때문에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가 보수 성향 정권 고위직들에게 상납됐다"는 의혹에 대한 사법 절차는 한참 지나서야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근혜 정부에 이어 이명박·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 등 이명박 정부 관계자들의 재판이 진행되는 등 구도가 넓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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