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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이재용 경영권 승계, 대통령 결심 반드시 필요"[최순실·안종범 항소심 ①-1] 최순실·안종범 첫 항소심, 특검이 항소이유에서 말하지 않은 것
박형준 | 승인 2018.04.11 22:45

특검 "이재용 경영권 승계 사안, 대통령 결심 없으면 판단 불가"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는 11일 최순실 씨·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뇌물수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항소심 공판을 진행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날 공판기일에는 검찰·특검과 최순실 측의 삼성그룹·롯데그룹·SK그룹 관련 단순 뇌물수수·제3자 뇌물수수·제3자 뇌물요구 혐의 관련 항소이유 발표가 진행됐다.

제1심 법원이었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2월 13일 ▲삼성그룹과 관련해 단순 뇌물수수 혐의 일부 유죄·제3자 뇌물수수 전부 무죄 ▲롯데그룹 관련 제3자 뇌물수수 유죄 ▲SK그룹 관련 뇌물요구 유죄를 선고했다. 

삼성그룹과 관련해서는 ▲살시도·비타나V·라우싱1233 등 말 3마리의 소유권 및 보험료 ▲승마지원 컨설팅 대금 등 총 72억 9천여만 원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미르재단·K스포츠재단·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출연금 및 후원금 220억 2,800만 원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재용 경영권 승계' 관련 부정한 청탁이 하나도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특검의 항소이유는 대체로 '이재용 경영권 승계' 관련 부정한 청탁 입증에 집중돼 있었다.

최순실 씨 ⓒKBS

부정한 청탁이 대체로 인정되지 않은 진짜 이유였던 ▲"원하는 진술을 하지 않으면 구속하겠다"는 등 참고인들에 대한 협박 ▲최소 7회에 달하는 조서 및 진술서 조작 적발 사례 ▲환경부 5급 사무관에게 청와대 경제수석의 생각을 묻는 등 가정적 유도신문 남발 ▲"청와대에 보고하거나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던 증인들의 증언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았다. 

이 해명이 빠지면서, 특검의 항소이유는 그저 진보 진영·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삼성 안티들을 향한 '정치선동' 이상이 되기 어려웠다.

기자가 특검에게 가장 듣고 싶었던 것은 "이영선 전 대통령경호실 행정관은 어떻게 강남 신사동에서 종로 삼청동까지 1분 안에 갈 수 있었느냐"는 것이었지만, 특검은 여전히 침묵했다. 

특검의 주장에 따르면, 이영선은 2016년 2월 15일 오전 11시 7분 강남구 신사동에서 최순실의 운전기사 방 모 씨를 만나 영재센터 관련 서류를 받은 뒤, 11시 8분 종로구 삼청동 안가에서 차량을 타고 나가던 이재용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특검은, 이영선이 1분 안에 강남에서 강북으로 갈 수 있었던 비결을 이제 그만 세상에 공개했으면 한다.

다음은 특검의 항소이유다. 2시간 가까이 주장했지만, 제1심 주장의 반복이었기 때문에 새롭게 거론할 수 있는 내용은 많지 않다. 검찰도 롯데그룹·SK그룹 관련 사안에 대해 항소이유를 밝혔다. 

특검·검찰은 ▲박근혜·이재용의 2015년 7월 25일·2016년 2월 15일 단독면담 전후로 미르재단 출연(2015년 10월)·영재센터 1차 출연(2015년 10월)·K스포츠재단 출연(2016년 1월)·영재센터 2차 출연(2016년 3월)이 진행됐고 ▲이재용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대해 "플랜B는 없다"고 말하는 등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청탁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근혜는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 등에 강하게 대응할 생각이었다가 신동빈과 단독면담을 한 뒤 우호적으로 대응했고 ▲롯데그룹도 단독면담 직후 K스포츠재단과 70억 원 출연 협의를 시작했으며 ▲SK그룹과 관련해서도 현안을 인지한 뒤 89억 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특검·검찰의 구체적 항소이유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재용의 2015년 7월 25일·2016년 2월 15일 단독면담 전후로 미르재단 출연(2015년 10월)·영재센터 1차 출연(2015년 10월)·K스포츠재단 출연(2016년 1월)·영재센터 2차 출연(2016년 3월)이 진행됐다.

▲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뇌물을 매개로 의뢰한 직무집행 자체가 위법·부당하지 않아도 직무와 대가가 연결되면 부정한 청탁"이라고 판단했다.

▲ 청탁의 내용이 구체적일 필요도 없고, 묵시적 의사표시도 상관없다. 서로 의사 합의만 하면 충분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KBS

▲ '이재용 경영권 승계'를 위한 각종 작업들의 존재는 제1심에서도 인정됐다. 당시 이재용은 홍완선 당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에게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대해 "플랜B는 없다"고 말하는 등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청탁할 이유는 충분하다.

▲ 또한, 이재용 등은 순환출자 고리를 줄이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 그것이 바로 삼성전자·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생명의 인적분할 후 금융지주회사 전환도 큰 의미를 갖는다. 

▲ '이재용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삼성그룹의 주요 경영 사안은 금융위·공정거래위 정도 선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대통령의 결심이 있어야 했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5년 이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일본기업 논란·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탈락 등 사안 때문에 전 방위적인 홍보 공세·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접촉을 시도하고 있었다. 

▲ 신동빈은 2016년 3월 11일 안종범을 만났고, 3월 14일 박근혜와 단독면담을 했다. 박근혜는 2015년 8월만 해도 롯데그룹에 대해 강하게 대응할 생각이었지만, 면세점을 신고등록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우호적으로 대응했다.

▲ 신동빈이 박근혜·안종범을 만나기 위해 작성한 자료의 내용은 똑같았다. 신동빈이 박근혜를 만나고 온 뒤, 롯데그룹은 K스포츠재단과 70억 원 출연 여부에 대해 협의를 진행했고, 5월 25일부터 31일까지 70억 원을 송금했다. 명시적 부정한 청탁이 있었던 것이다.

▲ 검찰이 롯데그룹을 수사하면서 K스포츠재단은 최순실의 지시에 따라 70억 원을 돌려줬다. 대가성을 인식했기 때문에 돌려준 것이다. 재단 설립 당시 출연 받은 17억 원은 돌려주지 않았다.

▲ SK그룹에 대한 뇌물요구도 마찬가지다. 박근혜는 워커힐면세점 특허 탈락·CJ헬로비전 인수합병 추진·최재원 수석부회장 가석방 시도 등 SK그룹의 현안을 인지한 가운데 '가이드러너' 사업을 명분으로 89억 원을 요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KBS

쉽게 말해, 특검은 여전히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고 있다. '이재용 경영권 승계' 관련 각종 현안은 안종범을 비롯한 수많은 공무원들이 "박근혜·청와대로부터 관련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증언한 것 때문에 무죄 선고가 난 것이다. 

특검은 바로 이 딜레마 때문에 조작·협박 등 범죄행위를 방불케 하는 행위들을 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재용에게 현안들이 중요했다"는 것만으로 어떻게 부정한 청탁이 인정되겠는가? 

(곧이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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