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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미르·K스포츠에서 밥 한 끼 얻어먹은 적 없어"[최순실·안종범 항소심 ②] 안종범 "그래도 나는 최순실을 몰랐다"
박형준 | 승인 2018.04.14 02:05

안종범 "그래도 나는 최순실을 몰랐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는 11일 최순실 씨·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뇌물수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항소심 공판을 진행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날 공판기일에는 안종범 측 항소이유 발표·최순실 측 항소이유에 대한 특검의 답변·최순실의 장시간 발언이 진행됐다. 

최순실 측 항소이유에 대한 특검의 답변 관련 서술은 생략하겠다. 그 이유는 "매일 하는 장황한 이야기를 녹음해서 재생한 수준"이다. 

특검이 해야 할 일은 장황한 설명이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재용으로부터 구체적 청탁을 받았다는 증거다. 

박근혜 전 대통령 ⓒKBS

기자는 박근혜의 지적 수준으로 감안하건대, 박근혜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사안의 내용을 파악하면서 구체적 지시를 하는 모습을 도저히 상상하기 어렵다. 

특검이 입증해야 하는 것은 "박근혜가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 사안 관련 내용을 알아들을 지식과 지적 수준을 갖췄느냐"는 것이다.

안종범 측은 이날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은 국가를 위해 설립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각종 최순실의 이해관계 사안에 개입한 적이 없으며 ▲박채윤으로부터 받은 금품의 규모도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1심에 이어 "최순실의 존재를 몰랐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음은 안종범 측의 항소이유다.

▲ 안종범은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은 국가를 위해 설립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특정한 개인의 사익 추구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도저히 할 수 없는 것이었다.

▲ 안종범은 플레이그라운드·현대차그룹 간 광고 계약에 개입한 적이 없다. 김용환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관련 요구를 한 적도 없다. 

▲ 안종범은 포스코·더블루K간 스포츠단 창단 및 매니지먼트에 개입한 적도 없다. 황은연 포스코 사장이 창단을 부담스러워 하자 "기존 스포츠단 관련 매니지먼트 계약 체결해 보라"고 권유했을 뿐이다.

▲ 안종범은 이승철 전 전경련 상근부회장에게 검찰에서의 허위진술을 지시한 적도 없고, 전경련은 자체적으로 대책을 마련한 뒤 안종범에게 보고했을 뿐이다. 각종 자료 파기는 이승철 스스로 진행한 것이다.

▲ 안종범은 김영재·박채윤 부부로부터 저렴한 가격대의 양주 1병을 받았을 뿐이다. 아내가 미용시술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시술비용 관련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근거 없이 400만 원으로  책정했다.

▲ 또한 안종범의 아내는 박채윤으로부터 가방만 받았을 뿐 현금을 받은 적이 없다. 박채윤이 피의사실을 부풀려가면서까지 특검에 협조해 적극적으로 허위진술을 이유가 있었다.

(※ 기자 주: 안종범 측은 이런 주장을 해도 된다.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컬 대표로부터 1천만 원을 받은 혐의가 있었던 김진수 전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은 삼성그룹 관련 논란에 대해 특검에 유리한 진술을 한 뒤, 기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진수는 특검의 수사기간 종료 직후 해외로 출국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KBS

▲ 안종범은 박근혜의 지시를 받고 이기우 GKL 대표와 조성민 더블루K 대표를 소개해 줬을 뿐 더블루K·GKL 간 매니지먼트 계약에 개입한 적이 없다. 

▲ 안종범은 최순실의 존재를 몰랐고, "각종 사안들이 최순실 등의 사익 추구 행위였다"는 사실도 몰랐다. 

최순실 "미르·K스포츠에서 밥 한 끼 얻어먹은 적 없어"

한편 최순실 측은 ▲고영태 국정농단 기획설 ▲특검의 최순실 협박설을 강도 높게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검은 '최순실이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 사안에 대해 알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박근혜의 공동정범으로 묶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자용 당시 특검 파견검사가 최순실을 수사하던 중 '삼족을 멸하겠다'는 등 폭언을 했다"면서, "신자용을 증인으로 신청할 테니 떳떳하면 법정에 나와서 진실을 밝히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자용은 왜 수사 상황이 녹화된 CCTV를 공개하지 못하느냐"고 성토했다. 하지만 특검·검찰은 최순실 측 주장에 대해 '썩소'로 대응했다. 

최순실도 "항소심 재판은 저에게 발언권이 주어지는 마지막 재판이자, 마지막 발언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최순실은 ▲신자용 부장검사에게 "삼족을 멸하겠다"는 말을 듣는 등 검사들의 협박과 괴롭힘에 시달렸고 ▲태블릿 PC는 고영태·JTBC 등 배후세력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생각하며 ▲젊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힙합가수를 좋아했던 것처럼, 저는 박근혜를 좋아하고 존경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에서 밥 한 끼 얻어먹은 적이 없고 ▲차은택·고영태가 노승일·박헌영 등의 기획 관련 도움을 받는 등 그들이 다 했으며 ▲저를 수조 원대 자산가로 둔갑시키는 등 안민석은 "죽은 시체를 또 죽이는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순실의 관련 주장이다.

▲ 저(최순실)는 한 푼도 사적으로 받은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형 선고나 다름없는 징역 20년 형에 재산 몰수를 선고했다. 

▲ 가족을 거리로 내모는 것과 같다. 딸 정유라는 고등학교 학적·승마선수 자격을 박탈당해 밑바닥 인생을 걷고 있다. 

최순실 씨 ⓒKBS

▲ 역대 정권마다 실세가 있었고, 친·인척들이 구속되는 불운의 역사를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도 전형적인 실세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저는 실세를 위해 공직 요구·사익 추구를 목표로 한 일이 없다.

▲ JTBC는 태블릿 PC 입수 장소에 대해 "쓰레기통"이라고 하다가 "최순실의 집 지하 쓰레기통"이라고 말을 바꾸더니 또 "더블루K 사무실"이라고 말을 바꿨다. 

▲ 검찰은 수사 당시 "태블릿 PC에 청와대 문건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저에게 실물을 보여주지도 않았다. 

▲ 하지만 제가 사용한 태블릿 PC가 아니다. 고영태와 JTBC 등 배후세력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 고형곤 검사는 저에게 "박근혜와 경제공동체임을 인정하라"고 했고, 신자용은 분명히 저에게 "삼족을 멸하겠다"고 말했다. 그 외 다른 검사들에게 조사받을 때에도 너무 괴롭힘을 당해 자살을 시도했다.

▲ 젊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힙합가수를 좋아했던 것처럼, 저는 박근혜를 좋아하고 존경했다. 어머니를 잃고 비운의 세월을 이겨낸 것에 매료됐고,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 이후에도 "애국심·국정철학·대북정책 등 누구보다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가졌다. 그래서 박근혜의 아픔을 가슴으로 나누고 개인적으로 돕고 싶었을 뿐이다.

▲ 저는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에서 밥 한 끼 얻어먹은 적이 없고,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고영태가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박헌영 전 과장 등의 기획 관련 도움을 받는 등 그들이 다 했다. 

▲ 또한 문제의 말들은 코레스포츠 소유가 아니다. 독일 법이나 계약서 등을 토대로 판단하면 삼성 소유라는 결론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특검·검찰은 독일 법을 모른 채 일방적으로 무리한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때문에 정유라는 말을 탈 수 없는 비참한 상황이었고, 안민석은 죽은 시체를 또 죽이는 역할을 했다. 당시의 독일 행은 영주 목적이었다. 

▲ 안민석의 주장과는 달리 유럽에는 제 비자금·페이퍼컴퍼니가 없다. 저를 마녀사냥해서 완전히 몰아가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 제 재산을 놓고 "수 조 원"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질 않나, 제 재산은 30년 교회 건물을 토대로 지은 미승빌딩일 뿐이다. 

▲ 충격에 빠진 딸을 놓고 "다시 말을 타게 해 달라"는 요구를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 등에게 했다면, 그것은 미친 요구와 다름없다.  

최순실의 저 '마지막 발언'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곳은 법정이다. 공소사실을 토대로 법리와 증거만으로 말하는 법정이다. 공소사실 외 영역에 대한 이야기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 지 의문이다. 

물론, 기자는 검찰·특검의 주장을 온전히 믿지는 않는다. 검찰·특검의 주장에도 분명히 허점들이 많고, "일부 사람들이 최순실에게 자신의 혐의를 떠밀고 빠져나간 것은 아니냐"는 의문도 있다. 

하지만 "최순실이 사익 추구를 하지 않았다"고 믿기에는 지나치게 많은 정황과 근거들이 있다. 그 많은 정황과 근거들은 앞으로도 최순실을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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