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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국정원장 "朴, '매달 5천만 원씩 비서실 지원' 직접 요구"[박근혜의 특활비 수수·친박 공천 개입 재판 ⑧-1] 朴 국선변호인 "이재만 아닌 안봉근이 '특활비 수수' 개입, 부자연스러워"
박형준 | 승인 2018.05.11 12:50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1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의혹'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날 오전에 증인으로 출석한 사람은 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이었다. 이병호는 2015년 3월부터 2017년 5월까지 국가정보원장으로 재직했고, 2015년 3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매달 1~2억 원의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전달하는 등 총 22억 5천만 원을 전달했다. 

22억 5천만 원 중 ▲5억 원은 2016년 8월 '친박 공천 여론조사' 관련 비용으로 전달됐고 ▲2016년 8월에는 정기적으로 전달되던 '1억 원 전달'이 중단됐다가 9월에 다시 2억 원을 전달됐으며 ▲이원종 전 대통령비서실장에게도 2016년 6월부터 8월까지 매달 5천만 원씩 총 1억 5천만 원이 전달됐다. 

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 ⓒKBS

이병호의 이날 증언은 "박근혜가 '그동안 국가정보원에서 지원되던 자금을 계속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등 자신의 재판에서 증언 및 진술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병호와 박근혜·이원종·이헌수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간 증언 및 진술 차이가 두드러졌다. 따라서 이병호와 다른 3명의 주장 차이를 확인하는 것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박근혜 vs 이병호 vs 이원종] 이원종에게 전달된 매달 5천만 원: 박근혜가 '5천만 원' 명시적으로 언급했나

박근혜는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이병호에게 '이원종이 비서실 운영경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지원해 줄 수 있으면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병호는 "'지원해 줄 수 있으면'이라는 말을 들은 적은 없고, '비서실의 업무 경비로 매달 5천만 원을 지원해 달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원종에게도 '대통령의 지시대로 매달 5천만 원을 지원해 드릴 테니 운영경비로 사용하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원종은 "이병호로부터 '대통령 지시' '매달 5천만 원'에 대해서 들은 기억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병호는 "저는 정확히 기억한다"며, "대통령의 지시를 비서실장에게 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병호 vs 이헌수 ①] 안봉근의 '지원 중단' 통보: 이병호에게 보고됐나

박근혜 재임 시절 청와대에 매달 1억 원씩 전달되던 일은 2016년 8월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관련 언론 보도 때문이었다. 서로 친분이 있던 안봉근과 이헌수는 상의를 거쳐 "자금 지원을 중단하자"는 결정을 했다.

문제는 "이헌수가 이병호에게 보고를 했느냐"는 것이었다. 이헌수는 "안봉근이 '자금 지원을 중단하자'고 말한 사실을, 이병호에게 보고한 뒤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병호는 "그런 사실을 알지 못했고, 이헌수는 저에게 '청와대에서 '자금 지원은 필요하지 않다'고 보고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제 입장에서는 국가정보원장으로서 할 일이 태산 같은데, 돈이 오가는 것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쓸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헌수가 안봉근에게 '지원 중단'을 요청했는지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KBS

[이병호 vs 이헌수 ②] 추석 앞두고 전달한 2억 원: 이병호가 지시했나

이헌수는 2016년 9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거쳐 전달한 2억 원에 대해 "이병호도 '대통령이 명절에는 직원에 대한 격려비 등 돈 쓸 일이 더 많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2억 원을 준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2억 원은 안봉근이 이헌수에게 "대통령이 요즘 금전적으로 어렵다"는 말을 한 뒤, 이병호·이헌수의 결정으로 전달된 돈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병호는 이헌수의 주장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이병호는 "2억 원을 더 준 것을 이해하기 어렵고, 제가 지시한 것도 아니며,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이병호는 2016년 9월 정호성을 거쳐 2억 원이 전달된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이병호는 "대통령의 자금 요청으로 이해했다"며, "이헌수가 '대통령이 돈을 필요로 하신다'고 보고한 것을 듣고 '대통령이 간접적으로 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주장하는 등 상반된 증언을 남기기도 했다. 

즉, 이병호의 주장은 "추석이라 특별히 액수를 늘려 전달하기는 했지만, 구체적 액수 결정을 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시 정리하면, "'액수를 늘려 전달하라'는 차원의 지시를 했지만, 자세한 것은 알지 못한다"는 주장인 듯하다.

朴 국선변호인 "이재만 아닌 안봉근이 '특활비 수수' 개입, 부자연스러워"

박근혜의 국선변호인 김수연·이종혁 변호사는 ▲이병호는 '개인 박근혜'가 아니라 '대통령 박근혜'에게 전달된 것이었고 ▲이병호가 대통령에게 뇌물을 줘서 얻을 실익도 없었으며 ▲박근혜는 '대통령비서실 업무경비 지원'에 대해서도 "적법하다"고 판단한 뒤 직접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자금 지원 문제를 이재만 당시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아니라 안봉근이 나서서 조율한 것은 자연스럽지 않으며 ▲2016년 9월 '명절 증액'을 국가정보원에 요구한 사람도 박근혜가 아닌 안봉근이었으며 ▲국가정보원에서 청와대에 돈이 전달되는 일은 대체로 이헌수가 전담했다고 반박했다.

쉽게 말해 안봉근에게 상당한 의심을 둔 주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재임 시절 청와대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전달받는 과정과 관련해, 안봉근·이헌수가 주요 의사 연락을 한 것에 기반을 둔 주장이다. 

이병호도 '이원종에 전달된 1억 5천만 원'에 대해서는 명백하게 "박근혜가 매달 5천만 원씩 대통령비서실 업무경비 지원을 요청했다"고 증언하지만,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증언했다.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KBS

'문고리 3인방'은 최순실 씨와 특수활동비와 관련해 대화를 나눈 듯한 포스트잇 메모가 있고, 검찰은 "문고리 3인방은 특수활동비를 상납 받던 2014년 경 모두 자택 외 빌라·아파트 등 부동산을 취득했다"고 보고 있다. 

박근혜와 '문고리 3인방'은 특수활동비를 받는 과정에 대해 "'그런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대통령이 지시했다"는 등 상반된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저녁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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