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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종 "비서실장 사퇴 때 朴에 특활비 3천만 원 반납"[박근혜의 특활비 수수·친박 공천 개입 재판 ⑧-3] 이원종 "朴, 사직서 받고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인사한 뒤 바로 돌아서서 나와"
박형준 | 승인 2018.05.11 22:05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1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의혹'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날 마지막으로 출석한 증인은 이원종 전 대통령비서실장이었다. 이원종은 2016년 6월부터 8월까지 매달 5천만 원씩 총 1억 5천만 원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받는 등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 혐의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즉, 박근혜·이원종은 1억 5천만 원 수수의 공범으로 지목돼 있다.

이원종 전 대통령비서실장 ⓒKBS

이원종은 이날 ▲이병호는 처음에 "5개를 보내주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매달 500만 원의 판공비를 지원하려고 하는 줄 알았고 ▲5천만 원이 와서 바로 박근혜에게 보고하니 박근혜는 "제가 조치한 것이니 대통령비서실의 운영비로 쓰시라"고 말했으며 ▲박근혜가 2016년 8월 "이제 국가정보원의 돈은 안 올 것"이라고 말한 뒤로는 지원이 중단됐다고 증언했다.

이어 ▲대통령비서실장 직에서 물러날 때에는 3천만 원이 남았기 때문에 박근혜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반납했고 ▲박근혜는 사직서를 받은 뒤 뭔가 말을 하려던 것 같은 표정을 지었지만 ▲박근혜에게 인사를 한 뒤 바로 돌아서서 나왔다고 증언했다. 

다음은 이원종의 관련 증언이다.

▲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임명되셨다"는 연락을 했던 사람은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저(이원종)는 평생 행정가로 살아왔기 때문에 난색을 표했지만, 박근혜가 거듭 요청해서 맡게 됐다. 그 전에는 저에게 "국무총리를 맡으라"는 제안을 했던 적도 있다.

▲ 역대 대통령 모두가 영욕을 겪었다. 하지만 박근혜는 친동생조차 얼씬도 못하게 하는 것을 보고 "처음으로 깨끗한 대통령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지금은 가슴이 아프다. 

▲ 2016년 6월부터 8월까지 이병호로부터 총 1억 5천만 원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이병호는 "대통령비서실 운영비를 배달 보내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

(※ 기자 주: 이병호는 "이원종에게 '대통령이 실장께 매달 5천만 원씩 지원해 달라고 말씀하셨으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원종은 "당시 이병호로부터 '대통령'에 대해서는 들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 이병호가 '대통령'을 언급한 시점은 나중이었다. 그 시점과 장소는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도 제가 이병호에게 "큰 돈을 어떻게 보내셨느냐"고 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 이병호는 처음에 "5개를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국가정보원이 판공비로 매달 500만 원을 지원하는 것이 제도적으로 정착돼 있다"고 생각했다.

▲ 형식상 국가정보원의 예산으로 분류한 뒤, 실질적으로는 청와대에서 사용하는 예산인 줄 알았던 것이다.

▲ 하지만 도착한 돈은 5천만 원이었다. 그래서 바로 박근혜에게 보고했다. 박근혜는 "제가 조치한 것이니 대통령비서실의 운영비로 쓰시라"고 말했다. 

▲ 박근혜가 2016년 8월 "이제 국가정보원의 돈은 안 올 것"이라고 말한 뒤로는 지원이 중단됐다. 저는 이병호에게 전화해서 "대통령께서 '돈이 더 안 올 것'이라고 하십니다"라고 말했더니, 이병호는 "참 잘 됐다"면서 반가워했다. 

(※ 기자 주: 이병호는 "이원종이 전화로 '대통령에게 지원받는 것이 부담된다고 말씀드렸더니, 중단을 지시하셨다'고 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원종은 "저는 그런 건의를 할 입장이 아니"라며, 이병호의 주장을 부인했다.)

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 ⓒKBS

▲ 국가정보원이 보낸 돈은 주변에 알리지 않고 공관 내 금고에 보관했다. 공개할 만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장에게 지시해 받은 돈이었기 때문이다.

▲ 국가정보원에서 받은 돈은 청와대에서 공식 활동비와 똑같은 용도로 사용됐다. 대체로 업무보조금·각종 경조사비용·직원 격려금·대통령비서실 운영비로 사용했다. 

▲ 1억 5천만 원을 전부 사용한 것은 아니었고, 대통령비서실장 직에서 물러날 때에는 3천만 원이 남았다. 박근혜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3천만 원도 반납했다. 그날은 2016년 10월 27일이었다.

▲ 박근혜는 당시 저에게 뭔가 말을 하려던 것 같은 표정을 지었지만, 저는 박근혜에게 인사를 한 뒤, 바로 돌아서서 나왔다. 박근혜는 제 사직을 만류하려고 했지만, 저는 "외형상 제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사퇴를 강행했다.

▲ 저는 당시 최순실 씨의 국정개입을 일체 인지하지 못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박근혜의 리더십은 독특한 유형이었고,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정책 결정에 개입할 여지를 별로 주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KBS

박근혜의 국선변호인들은 ▲박근혜는 "대통령비서실 운영비로 사용하라"고만 했을 뿐 구체적인 용처를 지정하지는 않았고 ▲박근혜·이원종은 "공적 목적의 활동비로 사용하면 문제될 소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며 ▲이원종이 3천만 원을 반환한 것으로 보건대 "정식·적정 절차에 의해 전달된 공금"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반박했다. 

18일로 예정된 다음 공판기일에는 서천호 전 국가정보원 2차장·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관직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직접 관련된 사람들은 아니지만, 당시 주변 정황을 설명할 수 있는 증인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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