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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재판 불출석, 法 "다음에 안 나오면 조치 취할 것"[이명박의 다스 횡령 및 탈세·뇌물수수 등 공판 ⑤] MB 측 "MB 건강 안 좋아…불출석도 피고인 권리"
박형준 | 승인 2018.05.28 13:10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28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등 혐의에 대한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명박은 이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건강을 이유로 25일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던 것이다. 

재판부는 이명박의 불출석사유서를 받은 뒤, 변호인단에게 '이명박의 출석'을 요구했고, 서울동부구치소에도 별도로 소환장을 보내 이명박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명박은 끝내 출석하지 않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 ⓒKBS

이명박 측은 이명박의 불출석을 놓고 "형사소송법상 출석 거부"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 이명박이 첫 공판기일 당시 전직 대통령의 체면 때문에 설명을 못한 부분이 있다. 서울동부구치소 의무실에 확인해보면 알 수 있지만, 이명박은 현재 당이 있고, 혈당 수치가 좋지 않다.

▲ 25일 오전에 이명박을 접견했을 때에도, 이명박은 "입맛이 없어 저녁을 먹지 못했다"면서, "재판 과정이 머릿속에 생각나서 잠을 거의 못 잤다"고 말했다. 

▲ 이명박은 "힘들다"면서, "증거조사기일에 꼭 출석을 해야 하느냐"고 해서, 변호인은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하라"고 권유했다.

이명박의 변호인들은 "피고인의 법정 출석은 의무가 아니라 권리고, 피고인은 출석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 제275조 제2항에는 "공판정은 판사와 검사, 법원사무관등이 출석하여 개정한다"고 규정돼 있다. 피고인의 출석이 너무 당연하기 때문에 굳이 명시되지 않은 것으로 볼 소지가 크다.

오히려 피고인의 출석은 권리의 측면도 있기 때문에 형사소송법 제276조에는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한 때에는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개정하지 못한다"고 명시했다. 

형사소송법에는 다음과 같은 규정도 있다.

 형사소송법 제277조의2(피고인의 출석거부와 공판절차) ①피고인이 출석하지 아니하면 개정하지 못하는 경우에 구속된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고, 교도관에 의한 인치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피고인의 출석 없이 공판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이명박 측 주장대로 "피고인의 법정 출석이 의무가 아니라 권리"라면, 형사소송법 제277조의2 규정이 존재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 측은 "'이명박이 건강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이명박을 강제로 인치해서 재판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이명박 측 변호인들의 양심에 물을 수 밖에 없다. 정말 이명박이 거동이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은 것일까? 이명박이 10분 동안 일어서서 멀쩡하게 모두진술을 낭독하던 날은 불과 5일 전이었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제281조 제1항에 따라 '피고인은 재판장의 허가 없이 퇴정하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피고인(이명박)이 재판장 허가 없이 '잠깐 나갔다 오겠다'고 해서 '안 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의 건강을 고려해 휴식시간을 자주 드렸고, '저녁에는 재판 개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힘들면 출석 후에 퇴정을 요구하면 될 것 같은데, 전직 대통령께서 이런 법률을 다 알고 결정한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덧붙였다.

또한, "피고인이 '우리나라의 법질서를 존중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부분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결정했을 수도 있으니 변호인이 정확한 법률적 조언을 해 달라"면서, "피고인이 증거조사기일에 출석할 의무를 두고 피고인 스스로 결정할 권한은 없다"고 못 박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KBS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당시 부장판사 김세윤)·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출석을 기정사실화한 채 재판을 진행했거나 진행하고 있다. 서울구치소는 "전직 대통령이라서 강제인치가 현저히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매번 제출하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다음에도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하면, 출정 거부로 판단한 뒤 형사소송규칙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도관에 인치를 할 것이고, 인치가 불가능하면 사후 조사를 통해 개정할 것"이라며, "'법정에 나오지 못할 정도로 건강상태가 악화됐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명박의 태도는 기본적으로 "내가 나가고 싶을 때 나가고, 나가기 싫으면 안 나갈 것"이라는 식이기 때문에, 법정 모욕으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하다. 

차라리 박근혜처럼 "아예 안 나간다"고 확실하게 선언한 뒤 실천한다면, 만인이 기정사실화해서 받아들일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은 분명히 "박근혜를 따라한다"는 인상을 주면서도, "출석 거부는 아니고, 필요하면 나갈 것"이라고 하는 등 이도저도 아닌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법원 능멸 및 조롱'으로 해석될 소지가 더욱 강하다. 

일단 이날 공판기일은 진행되지 못했다. 이명박이 31일 공판기일에도 출석하지 않을 때에는 재판부도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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