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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청계재단은 신성한 재단…'재산 헌납'은 오랜 소신"[이명박의 다스 횡령 및 탈세·뇌물수수 등 공판 ⑪-4] 이명박 "다스가 내 것이면 아들에 5%만 주려 했겠나"
박형준 | 승인 2018.06.20 20:15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20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등 혐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날 공판기일에서는 이명박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한 심리가 진행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명박은 대통령 재직 시절 ▲김경준 씨에 대한 다스의 BBK투자자문 투자금 140억 원 반환 소송 ▲미국 연방정부가 김경준에 대해 제기한 범죄수익 몰수소송 보조참가 ▲옵셔널벤처스가 김경준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횡령금 반환소송 ▲다스가 옵셔널벤처스에 제기한 승소이익금 371억 원 분배청구 소송과 관련해 청와대 총무기획관실·청와대 법무비서관실·LA총영사관을 동원했다고 한다.

또한, 2009년 1월 처남 故 김재정 씨가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에는 김재정의 사망에 대비해 김백준 당시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 청와대 총무기획관실·청와대 민정1비서관실을 동원해 상속세 절감 방안을 검토시켰다.

이명박 전 대통령 ⓒSBS

이명박은 검찰 조사에서 모든 정황을 부인했다. 검찰이 공개한 이명박의 피의자신문조서와 이명박의 법정 주장에 따르면, 이명박은 ▲청계재단은 김재정의 사망과 무관하게 설립된, 저에게 '신성한 재단'이고 ▲김재정의 유족이 김재정이 사망한 후 당황했기 때문에 "제가 도와줘야 한다"는 분위기는 있었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알지 못하며 ▲청와대 민정수석실 내 대통령의 친인척 담당 팀에서 김재정의 유족에게 조언을 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은 오로지 "다스는 이명박의 것"이라는 결론을 낸 뒤 모든 수사를 진행했고 ▲오래 전부터 "재산이 있으면 다 내놓는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었다가 광우병 파동 때문에 일찍 추진하지 못했으며 ▲원래 어머님의 성함을 따서 '태원재단'으로 하려다가 "막내아들이 멋대로 어머니 이름을 재단 이름으로 하는 것이 결례가 될 것 같아서" 청계재단으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명박의 반박이다.

▲ 서울대병원이 "김재정이 죽을 것"이라고 진단한 뒤, 가족들 사이에서 난리가 났다. 

▲ 장학재단 설립은 김재정의 사망과 무관하다. 재단 설립을 미루던 중 의심을 받았고, 김백준은 설립 과정 추진에 많이 개입한 적도 없다.

▲ 2008년 여름 발생한 '광우병 촛불시위' 때문에 장학재단 설립 관련 언급을 하지 못했다가,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이 사직한 뒤, 류우익이 주도해서 설립되기 시작한 것이다.

▲ "김백준·이병모가 다스 지분의 처분 및 재단 출연을 검토했다"고 하지만, 그것은 "다스는 이명박의 것"이라고 만들려는 억지 논리에 불과하다.

▲ 저는 '다스 주식의 유상감자'를 검토한 적이 없고, 김백준에게 "김재정 상속세를 최소화하라"는 지시를 한 적도 없다. 김백준은 관련 전문가도 아니고, 저도 김백준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을 것 같지는 않다.

▲ 강경호에게 "다스의 당기순이익을 줄이라"고 지시한 적도 없다. 제가 강경호에게 "줄여라" "마라" 할 처지가 아니다.

▲ 김백준으로부터 회계법인의 김재정 상속세 관련 검토 결과를 보고 받은 적도 없다. 

▲ 당시 김재정의 유족이 김재정이 사망한 후 당황했기 때문에 "제가 도와줘야 한다"는 분위기는 있었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알지 못한다. 

▲ 다스 주식으로 상속세를 물납한 사실만 들었다. 물납한 주식과 관련한 공매도 절차에 대한 보고도 받은 적이 없다.

▲ 아마도 청와대 민정수석실 내 대통령의 친인척 담당 팀에서 김재정의 유족에게 조언을 했던 것 같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KBS

▲ 다스가 제 것이었다면, 아들에게 5%만 주려고 했겠나. 청계재단에 다스 지분 5%가 기부된 것은, 청계재단이 형님과 처남에게 부탁한 것에 따른 결과일 듯하다. 

(※ 기자 주: 김백준·제승완의 검찰 진술에 따르면, "김재정 사망 후 '이상은 다스 회장 사망까지 대비해 이시형 씨에게 다스 지분 5%를 증여하고, 나머지는 청계재단에 기부한다'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한다.)

이명박은 이날 법정에서도 직접 관련 사안에 대한 반박에 나섰다. 이명박이 두서없이 한 말을 최대한 매끄럽게 정리해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재단은 형식적으로 진행하려던 것이 아니다. 오래 전부터 "재산이 있으면 다 내놓는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었고, 대통령 선거 당시 공약도 했다.

▲ 2008년 광우병 파동 때문에 그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가, 류우익 당시 대통령실장이 사직한 뒤 재단 설립을 주도했다. 

▲ 검찰의 주장 중 다른 것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김재정이 죽으니까 김재정 명의 지분 중 5~10%를 받기 위해 서둘러 재단을 만들었다"는 주장은 충격적이었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 다스가 100% 제 것이라면, 왜 5%만 이시형에게 증여를 받게 하겠는가.  

▲ 김재정의 지분이 모두 제 것이라면, 왜 죽고 나서야 5%만 받으려고 했겠나. 살아 있을 때에도 받으면 되는 것 아닌가. 

▲ 검찰은 오로지 "다스는 이명박의 것"이라는 결론을 낸 뒤 모든 수사를 진행했다. 청계재단에 대해서도 그렇게 몰아갔다. 

▲ 저에게 청계재단은 신성한 재단이다. 원래 어머님의 성함을 따서 '태원재단'으로 하려다가 "막내아들이 멋대로 어머니 이름을 재단 이름으로 하는 것이 결례가 될 것 같아서" 청계재단으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 반박은 이명박에게 역효과를 낼 수도 있었다. "장학재단 설립을 미루다가, 정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시 추진했다"는 논리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청계재단 소유의 영포빌딩 ⓒKBS

박근혜 전 대통령은 현재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를 놓고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다. 서로가 "당신이 먼저 '국가정보원의 돈을 받아오자'는 제안을 했다"고 주장하는 중인 것이다.

김백준·이병모가 "다스는 이명박의 것"이라고 진술한 것은, 정호성·이재만·안봉근이 "박근혜의 지시를 받고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받아왔다"고 주장한 것과 비견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해가 저물면, 과연 그 빛은 사라지는 법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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