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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봉근 "최순실, 정호성의 '중대본 방문 건의' 보고 받고 동조"[김기춘·김장수·김관진의 세월호 참사 보고서·훈령 조작 재판 ②-2] 김기춘 측, 안봉근에 "朴, '동물의 왕국' 즐겨보나"
박형준 | 승인 2018.07.03 20:00

안봉근 "최순실, 정호성의 '중대본 방문 건의' 보고 받고 동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는 3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윤전추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실 행정관의 '세월호 7시간' 관련 대통령 보고서 조작 및 대통령훈령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 불법 변개 사건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날 공판기일에는 김기춘·김장수 측만 출석했다.

오후에 증인으로 출석한 사람은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안봉근은 제2부속비서관이었다.

당시 안봉근은 오전 10시를 조금 넘긴 뒤, 김장수로부터 "대통령이 전화를 받지 않으신다. 지금 대통령에게 세월호 관련 상황보고서 1보가 올라갈 예정이니 대통령에게 보고될 수 있게 조치해 달라"는 취지의 전화 연락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이영선에게 차량 준비를 지시해, 10시 12분에 이영선이 몰고 온 차량을 타고 청와대 본관에서 관저로 가서 박근혜를 관저 침실에서 나오게 했다. 

당시 안봉근은 관저 침실 앞에서 박근혜를 여러 번 불렀고, 박근혜는 그 소리를 들은 뒤 비로소 밖으로 나와 김장수에게 전화를 했다. 

검찰은 그 시각을 10시 22분으로 보고 있다. 즉, 검찰에 따르면, 박근혜가 세월호 참사를 처음 알게 된 시각은 10시 20분이었던 것이다. 

국가위기관리센터가 상황병 2명에게 지시해 전달한 상황보고서는, 박근혜의 수발을 맡았던 김막업 씨에게 전달돼, 관저 내 탁자에 있었다. 즉, 그 보고서들을 본 시각도 그때로 보인다.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KBS

안봉근은 이날 ▲세월호 참사 당시 김장수로부터 "박근혜와 연락이 안 된다"는 연락을 받고 10시 10분 전에 대통령 관저로 향했고 ▲청와대 관저에 들어가 박근혜를 침실 밖으로 나오게 해 김장수·김석균 당시 해양경찰청장과의 전화연락을 하게 했으며 ▲오후에 관저에 온 최순실은, 정호성으로부터 "수석비서관들이 중대본 방문을 건의한다"는 보고를 듣고 동조해, 박근혜가 중대본 방문을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다음은 안봉근의 관련 증언이다.

▲ 세월호 참사는 TV 속보를 보고 처음 알게 됐다. 방송을 계속 보고 있다가 김장수로부터 전화를 받고, 곧바로 관저에 간 것이었다. 

▲ 김장수의 전화를 받고 곧바로 간 것은 아니었고, TV를 보면서 세월호 참사의 심각함을 생각한 뒤에 관저에 간 것이었다. 조금의 틈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10시 11분 전이었던 것은 확실하다.

(※ 기자 주: 안봉근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박근혜가 보고를 받은 시간은 오전 10시 이후였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 김장수는 그 이전에도 박근혜와 연락이 안 될 때에는 저에게 전화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국가안보실의 보고는 곧바로 대통령 관저에 전달되도록 시스템화했다.

▲ 당시 관저에 갔을 때에, 국가안보실의 보고서가 김막업에게 전달된 사실은 알지 못했다. 다만, "서류를 관저 내 탁자에 올린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 관저에 들어가서 박근혜를 부를 때에는, 통상적으로 "대통령님"이라고 2~3회 정도 부른다. 부르는 간격은 몇 십 초 정도 되고, 박근혜가 침실을 나오기까지는 1분 이상 걸리지는 않는다. 

▲ 그날도 "대통령님"을 2회 부른 뒤, 박근혜는 침실 밖을 나왔다. 박근혜가 보고서를 확인했는지는 알지 못하고, 김장수와의 통화만 연결해 줬다.

▲ 박근혜에게 "국가안보실장이 급한 통화를 원합니다"라고 말했더니, 박근혜는 "그래요?"라고 묻고 자신의 휴대전화로 김장수에게 전화했다. 

▲ 박근혜와 김장수가 통화하는 동안 저는 관저 내 유리문 밖에서 대기했기 때문에, 통화 내용은 알지 못한다.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 ⓒ국회방송

▲ 박근혜는 김장수와의 통화를 마친 뒤 김석균 당시 해양경찰청장과의 통화 연결을 지시했다. 

▲ 당시 저는 김석균의 휴대전화 번호를 몰랐기 때문에 사회안전비서관실을 거쳐 김석균과의 통화를 연결했다. 

▲ 김석균은 당시 다른 사람과 통화 중이었기 때문에, 김석균과의 통화가 연결되기까지는 5분이 걸린 것 같다. 통화 연결 후, 박근혜는 김석균과 3분 간 통화한 것으로 기억한다.

▲ 김석균과의 통화 연결을 하는 동안, 박근혜는 잠시 침실에 들어갔다가 나오기도 했다. 

▲ 박근혜와 김석균의 통화 시작 시각은 10시 30분이었다. 당시엔 알지 못했지만, 훗날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기록을 보고 확인했다. 이후 저(안봉근)는 이영선과 관저에 복귀했다. 

▲ 오후에 이르러, 최순실 씨가 대통령 관저를 방문했다. 평소 최순실과 관저에서 마주친 적은 있지만,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회의는 하지 않았다.

▲ 저·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은 꼭 주말이 아니라 평일에도 박근혜의 지시에 따라 가끔씩 관저에서 업무 보고를 했다.

▲ 정호성은 최순실에게 세월호 참사 상황과 수석비서관들의 건의사항을 보고했다. 수석비서관들은 "대통령이 중대본을 방문하셔야 한다"고 건의했다.

▲ 이후 최순실은 침실에 들어갔다가, 박근혜와 함께 침실을 나왔다. 당시 최순실은 특별한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고, 정호성의 보고 내용에 동조했다. 그러자, 박근혜는 중대본 방문을 지시했다.

김기춘 측, 안봉근에 "朴, '동물의 왕국' 즐겨보나"

김장수 측은 안봉근에게 "김장수가 왜 그날 10시 7분에 박근혜에게 전화를 했을 것 같으냐"고 묻는 등 안봉근에게 김장수의 심리를 추론해 달라는 식의 의아한 질의를 해서 검찰이 항의하고, 재판부가 중재에 나서는 일이 있었다. 

김장수 측은 "10시 7분 박근혜에게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는 주장을 통해 "첫 보고 시간은 10시가 맞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어 김장수 측은 "김장수의 보좌관이 10시에 보고서 전달을 위해 관저를 향해 가고 있었다"는 주장도 내세웠지만, 검찰은 "피고인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는 항의를 남겼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KBS

김기춘 측은 "박근혜는 '침실에서 동물의 왕국을 본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면서, "'즐겨본다'는 의미냐"는 이색적인 질문을 했다. 신중한 안봉근이 이런 질문에 답을 할 리가 없었다. 당연히 안봉근은 "알 수 없다"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김기춘 측의 일관적 입장은 "부속비서관실에 메일을 보내면 대통령에게 보고를 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관행이었다"는 것이었다. 

안봉근은 "그것을 '실시간 보고'로 인식할 수도 있지만, 그런 취지로 국회 답변서를 작성했다면 잘못된 것"이라는 매우 묘한 증언을 남겼다. 그러면서 "제가 담당자도 아닌데 자꾸 그런 질문을 하느냐"는 말을 했다. 

안봉근은 이렇듯 결국 또 박근혜의 '스타일'을 구기는 취지의 증언을 남겼다. 안봉근의 증언으로서 좀 더 명확해진 것은 "김장수가 10시에 보고서를 관저에 보냈는지는 몰라도, 박근혜는 10시 20분에 보고를 받았다"는 것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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