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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광주엔 5·18 주범 11공수, 대구엔 수기사…왜?[기무사의 계엄 검토 문건 분석 ②] '문건 유출 경위' 거론한 김성태…정윤회가 기무사 문건 작성? 웬 '유출 경위'
박형준 | 승인 2018.07.09 19:40

"계엄 발령 시 광화문에 탱크 80대·병력 2,500명"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가 2017년 3월 '탄핵 기각 시 발생할 대규모 촛불집회'에 대비해 마련한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은 위수령·경비계엄·비상계엄을 가정한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문건을 폭로한 군인권센터는 전국 부대 배치 계획을 자료화해 전국에 공개했다. 그 계획이 사실이었다면, 내란은 물론 북한의 남침까지 발생할 위험을 스스로 여는 상황이 열릴 뻔 했다.

군인권센터가 공개·주장한 '朴 탄핵 선고 후 계엄 선포 가정 시 서울시내 병력 배치 계획'

계엄이 발령됐다면, 서울에는 청와대·광화문 일대·헌법재판소·정부서울청사·국회의사당·국방부·합동참모본부 등에 군 병력 4,800명·특전사 1,400명·탱크 200여 대·장갑차 550여 대가 배치된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광화문 일대에 탱크 80여 대·장갑차 200여 대·무장병력 1,800여 명·특전사 700여 명이 배치된다"는 것이다. "촛불시위대를 상대로 한 진압병력 파병을 계획했다"고 볼 소지가 크다.

15년 넘게 많은 촛불시위가 개최됐지만, 심지어 70여 만 명의 촛불시위대가 광화문에 집결했어도 경찰의 방어벽을 뚫은 적은 없었다. 70여만 명의 촛불시위대의 전투력보다 700명의 박근혜 지지 노인들의 '전투력'이 월등할 지경이다.

그 말은 "설령 촛불집회 중 일부 과격시위 양상이 발생하더라도, 경력만으로 촛불시위 대응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서울에는 총 1,400명의 특전사 병력이 배치되는데, 그중 절반이 광화문에 배치된다"는 것을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에 따르면, 서울에 위수령이 발동된 상황에서 발포가 가능한 시기로는 ▲폭행을 받아 부득이한 때 ▲다수 인원이 폭행해 진압할 수단 부재 시를 규정했다. 

만약 '탄핵 기각'에 극도로 흥분한 일부 시위대가 청와대로 행진하다가 자신들을 가로막는 군 병력과 충돌이라도 했다면 어떤 일이 발생했을까? 충돌 중 '군인이 폭행을 당해 부득이한 상황'이 발생했다면 어떤 일이 발생했을까?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에 따르면, "일부 대규모 시위대가 청와대 진입을 시도할 경우에는 위수령을 발령한다"고 규정했고, 계엄이 발령되지 않은 상황 하에서도 "발포가 가능하다"고 규정했다.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하지 않다.

"전방 주력부대 모두 남하시켜 시위진압 시도"

군인권센터가 공개·주장한 '朴 탄핵 선고 후 계엄 선포 가정 시 서울시내 병력 배치 계획'

더욱 심각한 것은 "경기도 북부·강원도 북부의 전방 병력을 빼내 전국 각지에 배치하려고 했다"는 것이고, 그중에서도 특히 "호남에 제11공수특전여단을 배치하려고 했다"는 사실이다. 

제11공수특전여단은 5·18 광주 학살의 주력 부대였다. 즉, 제11공수특전여단이 호남에 배치되는 자체가, 호남에 대한 능욕으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하다. 오히려 그것을 노리고,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정치적 기반 분쇄를 노렸을 가능성도 제기할 수 있다.

1979년 12·12 쿠데타 당시 노태우 9사단장은 29연대와 30연대 소속 1개 대대를 서울로 불러 들였다. 노태우는 당시 행위로 인해 제5공화국의 2인자로 거듭날 수 있었지만, 전방 병력을 함부로 동원했기 때문에 '북한의 남침 가능성'과 관련해 평생에 걸쳐 비난을 듣는다.

하지만 군인권센터가 제시한 당시 병력 배치 계획에 따르면, 무려 6개 기계화보병사단·6개 공수특전여단·2개 기갑여단을 동원해 전국 각지에 배치될 뻔했다. 전방에 배치된 주력부대 거의 대부분을 각지에 배치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경기도 북부·강원도 북부 등 전방이 텅텅 비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이 계획이 사실이라면,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던 안보는 결국 '정권 안보'였던 셈이다. 

문건에는 "계엄사령관은 '육군총장'을 임명, 합참의장이 北 도발 대비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한다"고 적시돼 있었지만, 전방 병력을 모두 남하시킨 상황에서 합참의장이 무슨 수로 북한의 도발에 전념할 수 있었을까?

출동지역에 실제로 배치된 부대가 파견 부대에 맞서려고 했다면, 더 이상 생각할 것도 없이 내란이 발생하는 것이다. 

1980년 5월 광주에서처럼 공수여단은 일선에서 시위대를 직접 진압하고, 기계화 부대는 현지에 실제 주둔하는 향토사단이 계엄에 저항할 경우 진압하는 역할을 맡았을 가능성이 있다. 

수도기계화보병사단이 대구에 배치되는 것도 매우 의미심장하다. 대구·경북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핵심 정치적 기반이기 때문이다. 

대구에서 대대적인 '위력시위'를 하려고 했을 가능성을 검토할 여지가 있다. 5·16 쿠데타 직후 퍼레이드를 대구에서 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 싶은 의문이 든다. 

그렇지 않고서야 최정예병력을 박근혜 정부의 핵심 지지 지역에 보낼 다른 이유는 떠오르지 않는다. 차라리 군인권센터가 '거짓'을 발표한 것이기를 바란다.

"비상계엄 발령 후 정부부처에 106명 장교 파견" 사실상 軍政 시도?

 [향후 조치]

 < 시행 준비 미비점 보완 > : 탄핵결정 선고일 限

  ○ 서울지역 '위수령' 발령 관련 증원부대·방호계획
  ○ 계엄(합수) 기구 설치·운영(案) 등

 < 위수령 발령 또는 계엄선포 여건 평가 > : 지속

  ○ 헌재 탄핵결정 선고 前後 진보(종북)·보수 세력 동향 추이
  ○ 탄핵심판 결과 관련 집회·시위 양상 변화 등

 < 위수령 또는 계엄 시행준비 착수 > : 의명

  ○ 본 대비계획을 국방부·육본 등 관련부대(기관)에 제공
  ○ 계엄(합수) 기구 설치·운영 준비
 ○ 계엄임무수행軍 임무수행 절차 구체화

 ※ 철저한 보안대책 강구下 임무수행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음.

 

문건에 적시된 '향후 조치'에 따르면, 미비점 보완시점을 "탄핵결정 선고일까지"로 상정했다. 

문건은 표면적으로는 탄핵 인용에 반발하는 보수의 과격시위·탄핵 기각에 반발하는 진보의 과격시위를 모두 상정했다. 

하지만 탄핵 인용에 반발하는 보수의 과격시위는, 모든 사람들이 확인했듯이 굳이 군 병력을 동원해야 할 정도의 규모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대형 과격시위도 불과 당일 하루만 진행됐을 뿐이다.

규모가 월등히 많은 쪽은 당연히 '박근혜 탄핵 찬성 세력'이다. 즉, 위수령·계엄령 발동은 당연히 '탄핵 기각 결정' 상황을 가정하고 계획한 것일 수 밖에 없다. 

촛불시위대의 '전투력'으로 보건대, "과격시위대에 의한 경찰·행정관서 난입 및 무기탈취 등 극도로 사회질서 혼란"이 일어났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기무사는 '촛불시위대의 시민군 조직'까지 세심하게 예측했다.

 < 비상계엄 >

 시행 요건

  ○ 경찰의 소요사태 진압과정에서 다수 사상자가 발생하자, 과격시위대에 의한 경찰·행정관서 난입 및 무기탈취 등 극도로 사회질서 혼란

  ○ 이에, 정부의 행정, 사법 기능을 포함한 국정 전반이 마비상태에 이르러 軍에 의한 사회질서 조기 안정화 필요성 대두

  선포 절차 / 계엄사 편성 : 경비계엄에 정부부처·법원행정처 지휘·감독 추가

 계엄 시행

  ○ 계엄협조관(48명)은 중·대령급 요원으로 편성하여 24개 정부부처에 파견하고 정부연락관(58명)을 소집, 정부부처 지휘·감독

  ○ 합동수사본부는 정보수사기관을 조정·감독하여 집회·시위 주동자 등 특별조치권을 위반한 계엄사범을 색출, 사법처리

  ○ 계엄사 보도검열단(48명) 및 합수본부 언론대책반(9명)을 운영, 軍 작전 저해 및 공공질서 침해내용이 보도되지 않도록 언론통제

  ○ 방통위 '유언비어 대응반'은 시위선동 등 포고령 위반자의 SNS계정을 폐쇄하는 등 사이버 유언비어 차단

이에 대한 대응으로, 기무사는 쉽게 말해 군정(軍政)을 카드로 제시했다. "비상계엄 발령을 통해 계엄사가 정부부처와 법원행정처를 지휘·감독한다"는 등 행정권·사법권 장악을 가정했다. 

이에 따르면, 영관급 계엄협조관·정부연락관 총 106명은 정부부처를 지휘 감독하고, 57명의 보도검열단·언론대책반은 언론을 통제한다. 1980년 계엄 상황과 유사한 것이다.

ⓒKBS

반드시 밝혀져야 할 의문 중 하나는 "누가 기무사에 위수령·계엄령 발령 검토를 지시했느냐"는 것이다. 법률상 검토 권한이 없는 기무사가 관련 검토를 했다면, '매우 높은 상부'에서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 국군기무사령부의 상부는 국방부·청와대 뿐이다.

만약, 예비역 대장 출신 박근혜 정부 고위관료, 혹은 '그 이상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 검토 지시를 내린 것이라면, 현 보수 세력이 강조하는 '안보'의 의미부터 되물어야 할 판이다. 

"입으로 북한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욕하면 강경보수"라고 판단하는 일부 노인들의 인식이 '괴물'을 키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본래 괴물은 다른 사람의 무지와 어리석음을 자양분 삼아 탐욕을 키운다.

그래서일까?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건 유출 경위'를 언급했다. 김성태의 개념 속에서는 "정윤회 씨 혹은 박관천 전 경정이 기무사에 들어가 계엄 관련 문건을 작성한 것"인가 보다. 

'문건 유출 경위'보다 중요한 것은, "실행 여부를 떠나 이런 문건이 작성된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다. '최순실 국정조사 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김성태가,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을 어물쩍 넘어갔던 후유증이 무엇이었는지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정치인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자세한 언급은 생략하고자 한다. 여야와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정치인과 대화·토론을 한다는 것은 쓸 데 없는 에너지 낭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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