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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준 "MB, '삼성, 다스 소송비용 대납' 듣고 밝은 미소"[이명박의 다스 횡령 및 탈세·뇌물수수 등 공판 ⑮-2] 이명박 측 "소송비 대납 아닌 무료소송"
박형준 | 승인 2018.07.10 18:50

김백준 "MB, '삼성, 다스 소송비용 대납' 듣고 밝은 미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10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등 혐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날 공판기일에서는 삼성그룹의 '다스의 미국 민사소송 비용 대납' 의혹 관련 서류증거조사가 진행됐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다스의 미국 민사소송 비용 대납 명분으로, 2007년 11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다스의 미국 민사소송 대리인인 로펌 에이킨 검프에 585만 709달러 73센트(한화 약 67억 7,401만 7,383원)를 제공했고, 이명박은 2009년 12월 31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특별사면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SBS

검찰은 오전에 이학수 전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장(부회장)의 자수서와 진술조서를 비중 있게 제시한 데에 이어, 오후에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진술조서를 제시했다.

김백준은 검찰에서 ▲에이킨 검프 소속 김석한 미국 변호사는 이명박에게 "다스의 소송을 맡을 테니, 대통령에 당선되면 삼성그룹·현대자동차 등의 해외 소송 사건을 맡을 수 있도록 밀어 달라"고 요청했고 ▲대통령 당선 후에는 대통령집무실에서 이명박에게 "삼성이 예전 같지 않은데, 삼성 관련 일거리를 달라. 현대차의 일도 맡게 해 달라"고 말했으며 ▲김석한·에이킨 검프는 이명박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컨설팅 보고서를 보냈다고 진술했다. 

다음은 김백준의 관련 진술이다.

▲ 2004년에는 다스가 LKe뱅크를 위한 소송비용을 낸 것으로 기억한다. 다스와 LKe뱅크는 법적으로는 별개의 법인이지만, 사실은 하나였다.

▲ 김석한 미국 변호사를 처음 만났던 계기는 은진수 변호사의 제의였다. 은진수는 당시 저에게 "김석한은 미국 정·관계에 인맥이 넓은데, 선거캠프에 참여하고 싶어 하니, 우리도 김석한으로부터 자문을 받으면 좋을 것"이라고 권했다.

▲ 김석한이 소속돼 있던 에이킨 검프는 미국에서 삼성전자의 법률 자문을 한 사실은 나중에 알았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김석한은 삼성 관련 소송 대리를 하고 있었다.

▲ 김석한은 대선 중 "에이킨 검프가 다스의 소송을 맡아 열심히 할 것인데, 이명박은 당선이 유력하니 삼성그룹·현대자동차 등의 해외 소송 사건을 맡을 수 있도록 밀어 달라"고 요청한 적도 있었다.

▲ 이명박에게 김석한의 요청을 전달했으니, 이명박도 김석한이 자신을 통해 삼성그룹·현대자동차의 해외 소송을 수임하려고 한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 이명박의 대통령 취임 후였던 2008년 3~4월, 김석한은 청와대 본관 대통령집무실에서 이명박을 만나 "삼성이 예전 같지 않은데, 삼성 관련 일거리를 달라. 현대차의 일도 맡게 해 달라"고 말했다.

▲ 당시 김석한은 이명박에게 조지 W.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관련 내용을 보고했고, 저도 그 자리에 배석했다.

▲ 김석한은 "이학수가 해외에서 이명박에게 캐시(cash)를 주고 싶어 하는데, 대통령 재임 중 국내에서 바로 지급하면 위험하니, 대통령 퇴임 시까지 안전하게 미국에서 관리하겠다"고 말한 사실도 있다. 그래서 이학수가 김석한에게 바로 돈을 보내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 2008년 4월 7일, 김석한은 '정상회담 관련'이라는 제목의 영문 보고서를 보냈다. 

▲ 저는 김석한으로부터 보고서를 받아 박 모 당시 민정수석실 행정관(미국 변호사 자격 보유자)에게 번역을 지시했다. 

(※ 기자 주: 검찰은 김석한·에이킨 검프가 한미 양자 무역·쇠고기 수입·미국의 로비시스템 등 정책에 대해 작성한 컨설팅 보고서를 증거로 제시했다.)

▲ 김석한은 대통령집무실에서 직접 이명박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하기도 했다. 그 자리에는 저도 배석했다. 

▲ 당시 김석한은 이명박에게 "이학수가 '삼성은 해외에서 싸움을 많이 하니 삼성을 도와주되, 에이킨 검프의 소송비용에 일정금액을 더해줄테니 MB를 돕는 데에 그 돈을 쓰라'고 말했다"고 직접 보고했다. 

(※ 기자 주: 검찰과 김백준은 "당시 김석한은 이명박에게 'cash back'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 그러자 이명박은 미소를 지으며 밝은 모습을 보였다. 

김석한 미국 변호사 ⓒKBS

▲ 이학수도 청와대 본관에 들어와 이명박을 만난 적이 있다.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이학수를 기다려 데리고 간 기억이 있고, 당시 이학수는 청와대 공용차량을 타고 청와대에 들어왔다.

▲ 2009년 2월, 김석한은 3회에 걸쳐 청와대에 들어와 저를 만났다. 김석한은 당시 "에이킨 검프를 BBK 관련 소송의 '리딩 카운셀(Leading Counsel)'로 선임하는 것"에 대해 이명박의 최종 확답을 듣기 위해서 방문했던 것이었다. 이명박은 이를 승인했고, 그 지시사항은 다스에 전달됐다.

▲ 2009년 3월, 김석한은 한미 FTA 비준·북핵 6자회담 등을 제안하는 편지를 저에게 보냈고, 10월에는 직접 만나 소송비용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 김석한으로부터 전달 받은, "삼성그룹이 매달 12만 5천 달러의 수임료를 지불하기로 했다"는 사실도 이명박에게 보고했다. 이명박은 이를 승인했다. 

이명박 측 "소송비 대납 아닌 무료소송"

이명박 측은 ▲김석한이 먼저 '무료소송'을 제안했다가 "삼성그룹으로부터 돈을 받아야겠다"고 입장을 바꾼 것이고 ▲이명박으로서는 삼성그룹에 금산분리 완화 혹은 폐지·X파일 수사완화 등 대가를 지불해야 할 일이었기 때문에 '밝은 미소'를 지을 일이 아니었으며 ▲"이학수가 청와대 본관 대통령집무실에 방문했다"는 것은 김희중의 일방적 주장일 뿐, 물적 증거는 없다고 반박했다.

다음은 이명박 측의 반박이다.

▲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에 제시되지 않았던 혐의사실을 토대로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의 외장하드를 압수해 증거로 제시했다.

▲ 검찰은 '무료소송'과 '제3자 대납'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김석한은 무료소송을 제안했을 뿐이고, 이후 삼성그룹·현대자동차 등의 소송을 맡도록 밀어주기로 했다면 뇌물수수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

(※ 기자 주: "대가성이 없다"는 취지의 변론이다. 하지만 공익적 목적의 소송·가난한 소송당사자를 돕는 차원의 소송이 아닌 다음에야 '무료소송'은 상식적이지 않아서, 이명박 측의 주장을 믿더라도 "대가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삼성그룹이 소송비용을 납부한 이상 대가성은 삼성그룹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검찰은 그 판단 기준을 김석한으로 삼았다. 

▲ 김석한은 스스로 무료소송을 제안했다가 추후 "삼성그룹으로부터 소송비를 받아야겠다"고 번복한 것이다. 김백준도 '무료소송'에서 '소송비 대납'으로 말을 바꿨다.

▲ 이명박이 '밝은 미소'를 지을 이유도 없다. 이명박은 삼성에게 금산분리 완화 혹은 폐지·X파일 수사완화 등 대가를 지불해야 했기 때문이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KBS

▲ 이재오 전 늘푸른한국당 대표는 한 방송에서 "소송비용은 2008년부터 지급됐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를 '2007년'으로 바꿔 참고인들을 다시 수사했고, 참고인들도 진술을 바꿨다.

▲ 김백준은 김석한과 '캐시백 합의'를 했는지, '페이백 합의'를 했는지 일관성 있게 진술하지 않았고, 이학수는 합의 자체를 부인했다.

▲ 이학수는 "2008년 4월 청와대에 간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이학수가 청와대 본관에 갔다"는 진술을 한 사람은 김희중이다. 

▲ 김백준은 이학수가 어떻게 청와대에 들어왔는지 정확하게 진술하지 못했다. 또한 "이학수가 방문했다"는 청와대 본관 2층 소접견실은 2010년부터 사용했다.

'무료소송'이라는 표현이 과연 재판부를 설득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무료소송'이든 '소송비 대납'이든, "이명박이나 다스가 실질적으로 이득을 봤다"는 사실이나 "이건희 홀로 2009년 12월 31일 특별사면됐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이명박 측 주장대로라면, 김석한은 법률지식을 토대로 사회사업을 하는 사람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명박 측의 반박은 한편으로 "김석한과 소송비용 면제 상당의 뇌물 거래를 했다"는 취지로 해석될 위험이 있지만, 개의치 않고 강행하기로 결정한 듯하다. "김석한과 뇌물 거래를 했다"는 것은 공소사실이 아니기 때문이었을까? 

오늘도 이명박 측은 '20년 이상 측근' 김백준의 정신 건강을 줄기차게 공격하는 가운데, '무료소송설'이라는 신선한 주장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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