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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그렇게 할 바엔 朴처럼 '재판 전면 보이콧'해야[이명박의 다스 횡령 및 탈세·뇌물수수 등 공판 21-4] 잦은 재판 불출석·증인 신청은 안 하면서 위치추적 신청…이명박, 왜 이러나
박형준 | 승인 2018.08.09 14:30

주 1일씩 재판 취소하는 MB, 구속 기한은 10월 8일까지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8일 기일변경을 신청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명박의 다스 실소유주 의혹 및 각종 뇌물수수 의혹 관련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이를 받아들여 9일 예정됐던 기일을 취소했다. 재판은 10일 진행될 예정이다.

재판부는 이명박의 방대한 혐의를 감안해, 공판준비절차에서 "6월까지는 주 2회 재판을 진행할 것이고, 그 이후에는 '주 3일 진행'을 하겠다"고 예고했던 바 있다. 만 76세의 고령인 이명박의 건강을 감안한 조치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 ⓒSBS

하지만 이명박은 끊임없이 자신의 건강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재판에 매번 나가지 않고, 재판부가 필요할 때 나가겠다"는 등 재판 불출석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던 바 있다. 

이명박을 변론하는 강훈 변호사는 그 과정에서 "재판 출석은 피고인의 권리이지, 의무로 볼 수 없다"는 등 자신 만의 독자적인 이론을 마치 공인된 이론인 것 마냥 기자들을 향해 주장하는 일도 있었다. 

'피고인의 재판 출석'이 권리인 측면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이명박이나 강훈의 주장처럼 "재판에 나가는 것도 내 마음대로, 안 나가는 것도 내 마음대로"라는 취지가 아니다. 

'피고인의 법정 출석 권리'는 법정에서 모든 재판 과정을 확인하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주장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 받는 등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관련된 것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의 법률저널 기고 칼럼 링크)

이명박 측은 주기적으로 기일변경을 신청해 재판부의 '주 3일 일정 진행' 의사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5월 23일부터 8월 초까지 공판기일이 취소된 경우는 총 9회에 달한다. 6월 28일부터는 평균 주당 1회씩 공판기일이 취소돼 실질적으로 주 2회 일정이 진행됐다.

재판지연 전략으로 의심되는 이명박 측의 잦은 기일변경 신청에 대해서는 이명박의 구속기한과 연결 지어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4월 9일 이명박을 구속 기소했다. 따라서 이명박의 제1심 구속 기한은 최장 10월 8일 자정까지다. 

재판부가 이명박의 구속 기한 내에 선고를 마치려면, 적어도 8월 안에는 결심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재판부는 8월 31일까지의 재판 일정을 잡아 놨다.

하지만 평균 주 1일씩 재판 일정을 취소하고 있는 이명박 측의 대응으로 감안할 때, 8월 안에 결심까지 마무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증인 신청 거절: 김유찬부터 김백준까지, 되돌아보는 이명박의 역사

김유찬의 저서 '이명박 리포트'

이명박 측은 검찰이 제출한 모든 증거에 동의하면서 단 1명의 증인도 신청하지 않았다. 

이명박 측은 "증인으로 나올 사람들 대부분은 전대미문의 세계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저와 밤낮없이 일한 사람들"이라며, "그들에게 재판 출석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하지만 그것을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될 지에 대해서는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이명박은 부하들에게 어떻게 대했는지, 수감시설 안에서 스스로 반성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절로 들 정도로, 너무 많은 이명박의 측근들이 검찰 조사에서 이명박에게 불리한 진술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김성우 전 다스 대표·권승호 전 다스 전무·박 모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조카 이동형 씨·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 등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명박을 몰아붙이는 진술을 쏟아냈던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도 최소한 최순실 씨·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윤전추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실 행정관 등 우호적인 진술 및 증언을 남긴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명박은 심지어 조카까지 "다스는 작은아버지·이시형의 것"이라는 진술을 하는 등 "검찰을 무조건 믿으면 안 된다"는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측근들이 너무 많은 '실토'를 했다.

기자는 이 대목에서 이명박의 전 비서였던 김유찬 씨의 저서 '이명박 리포트' 내용을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이명박 리포트'에는, 이명박과 관련해 ▲"수재의연금을 많이 내는 게 좋겠다"고 제안하는 참모에게 "그게 네 돈이냐"면서 재떨이를 던졌고 ▲자신의 전세자금을 허물어 선거비용에 보탠 참모가 비용 반환을 요청하자 일방적으로 해고했으며 ▲김유찬이 이명박 관련 폭로를 하자 "김유찬의 목에 돌을 매달아서 인천앞바다에 던져버려야 한다"는 말을 했다는 등의 내용이 있었다.

실제로 이명박은 20년 넘는 세월 동안 김유찬부터 김백준에 이르기까지 많은 측근들의 이탈과 폭로가 있었다. 과연 누구로부터 비롯된 문제일까?

이명박이 증인을 아무도 신청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실제로는 옛 측근들이 법정에서 기자들이 있는 가운데 이명박의 치부를 폭로할 것을 우려한 결과로 해석할 여지가 크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KBS

이명박의 9일 공판기일 취소도 7일 공판에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이명박 등이 돈만 먹고 입을 씻었다"는 취지로 험담을 하는 비망록이 공개됨에 따른 결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즉, 재판과 처벌 이전에 옛 측근들과 자신과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해 설전을 하는 상황 자체를 피하고자 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옛 부하들이 법정에서 고생할 것을 우려해 증인으로 부르지 않겠다? 그 주장은 이명박과 가까운 사람들만이 온전히 믿을 수 있는 '미담'일 듯하다.

이명박, 그렇게 할 바에는 박근혜처럼 '전면 보이콧' 해야 하는 이유

재판을 '골라서' 출석하는 이명박의 대처는, 박근혜의 대처와 비교할 때 더더욱 궁색해 보인다.

박근혜의 '재판 보이콧'은 "법치주의를 무시한다"는 지극히 옳은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자신에게 중형이 선고될 위험을 온전히 감수한 대응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도 있었다. 

실제로 박근혜는 자신의 선언을 완고하게 실천하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일관성은 유지하고 있다"는 측면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항소도 전혀 하지 않기 때문에 그 일관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하지만 이명박은 '골라서' 출석하고 있기 때문에 일관성마저 없고, 더욱 궁색해 보인다. 그 자신도 이렇다 할 근거를 제기하지 못하는 인신공격성 변론으로 방어에 나서는 이명박과 변호인들의 행태까지 맞물려 그 궁색함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명박 측은 특히 김백준에 대해 얼마든지 증인으로 부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인으로 부르지는 않은 채 근거 제시는 누락된 치매설·뇌물수수 은폐설을 제기하고 있다. 30년 가까이 자신을 보좌한 옛 측근에 대한 대응이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대응이다.

심지어 김백준의 위치추적까지 신청했다가 재판장으로부터 "그럴 바에는 증인으로 부르라"는 말을 들었지만, 이명박 측은 끝내 아무도 증인으로 부르지 못했다.

측근들은 등을 돌렸고, 변호인들은 관계자들에 대한 비난 외에는 제대로 된 반박 논리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기자가 이명박의 재판을 분석할 때, 가장 힘든 시간은 이명박 측의 주장을 분석할 때다. 

도저히 기사에 담기 힘들 정도로 난잡한 횡설수설이 많기 때문이다. 변호인의 능력 문제로만 볼 일은 아니다. 그만큼 이명박은 정상적인 변론 자체가 어려운 의뢰인인 것이다. 그러니 이명박 측도 관계자들에 대한 인신공격에 치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횡설수설이 될 수 밖에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 ⓒKBS

그래서 이명박에게 권하고자 한다. 그런 식으로 '이명박스럽게' 재판을 받을 것이라면, 박근혜처럼 그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모든 것을 감수하고 '재판 보이콧'을 할 필요가 있다. 이도 저도 아닌 대응을 할 바에는, 차라리 박근혜처럼 '화끈한 일관성'이라도 가질 필요가 있다. 

▲내 마음대로 재판 출석 ▲증인으로 부르지는 않겠지만 위치추적을 하게 해 달라 ▲변론을 가장한 인신공격 등의 대응으로 과연 무죄 선고를 받을 수 있을까? 이명박은 과연 박근혜처럼 극소수나마 끈기 있는 열성 지지자들을 가진 사람인 것일까? 

설득력 있는 변론으로 무죄를 받고자 노력할 것이 아니라면, 최소한의 자존심과 전직 대통령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인간적 체면이라도 지키길 바란다. 이명박에 반대했던 많은 사람들이 왜 이명박을 특정 동물에 빗대어 비난했는지, 이명박 스스로 "그들의 대응이 일리 있었음"을 입증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이명박은 그렇게 할 바에는 박근혜처럼 '재판 전면 보이콧'을 하는 일관성과 강단이라도 보이길 바란다. 이명박의 현재 대응을 볼 때마다, 이명박과 그 부하들이 이명박의 대통령 재임 당시에 했던 아래와 같은 일이 떠오른다.

이명박 재임 당시의 대통령실이 '쥐박이' 도메인을 모두 선점했던 적이 있다.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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