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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측 "이팔성, 비망록 하루에 다 몰아 썼는지 의심"[이명박의 다스 횡령 및 탈세·뇌물수수 등 공판 22-5] 성동조선 前 회장 "부회장이 '음악단장'이라면서 이팔성 소개"
박형준 | 승인 2018.08.10 19:15

성동조선 前 회장 "부회장이 '음악단장'이라면서 이팔성 소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10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등 혐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날 공판기일에서는 이명박의 뇌물수수 혐의 중 일부인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의 뇌물수수' 심리가 진행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팔성은 2007년 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총 12회에 걸쳐 이명박에게 현금 22억 5천만 원·1,230만 원 상당을 준 뒤,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임명·연임됐다. 이명박의 대통령 취임 전 금전관계에 대해서는 사전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됐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KBS

검찰은 이팔성이 이명박에게 준 자금을 상당 부분 직접 지원한 정홍준 전 성동조선해양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이팔성은 "2008년 3월, 이상득 측에 10억 원을 줄 때, 그중 3억 원을 지원한 김대석 당시 성동조선해양 부회장이 그 상황을 지켜보게 했다"며, "김대석에게는 '유력 정치인에게 줄 것이니 봐 두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던 바 있다. 김대석은 이팔성의 금융권 후배였다. 

정홍준은 검찰에서 ▲김대석이 이팔성을 '음악단장'이라면서 "(이팔성을 통해) 이명박에게 돈을 줬다"고 보고했고 ▲이팔성에게 성동조선해양 자금이 10억 원 넘게 전달된 사실은 2016년 8월에야 알았으며 ▲"이명박이 자금의 최종 종착지였다"는 사실은 이명박에 대한 검찰 수사 관련 언론 보도를 보고 나서야 알았다고 진술했다.

다음은 정홍준의 관련 검찰 진술이다.

▲ 김대석이 이팔성에게 돈을 준 사실은 이미 전달된 뒤에 알았다. 이팔성을 직접 만났던 시기는 2008년 이팔성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재직했을 때였다.

▲ 김대석은 "이팔성에게 돈을 줬다"는 사실을 보고하면서, 이팔성을 '음악단장'이라고 지칭했다.

(※ 기자 주: 이팔성은 이명박의 서울시장 재임 당시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를 지냈다. 서울시향 대표를 '음악단장'으로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 김대석은 당시 저에게 "이팔성은 음악단장인데, 인사를 해 두면 우리 성동조선해양에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니, 인사를 할 것이면 하시라"고 말했다.

▲ 다만 김대석은 '좋은 일'이 뭔지는 말하지 않았다. 이팔성에게 10억 원 넘게 자금이 전달된 사실은 2016년 8월이 돼서야 알았다. 

▲ 이팔성에게 전달된 돈이 이명박에게 전달된 사실은 이명박에 대한 검찰 수사 관련 언론 보도를 보고 나서야 알았다.

MB 측 "이팔성, 비망록 하루에 다 몰아 썼는지 의심돼"

기자는 여러 번 이명박 측의 변론 태도를 비난한 바 있다. 증인으로 부르면 될 사람을 부르지는 않은 채 휴대전화 위치추적·진료기록 조회 등 지나친 요구를 하는 데다가, 횡설수설이 지나치기 때문이다. 이명박 측은 이날도 '압권'에 가까운 반박을 했다.

바로 "이팔성이 비망록을 하루 동안 몰아쓴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명박 측의 반박은 다음과 같다.

"이팔성이 비망록을 하루 동안 몰아서 쓴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 국과수 감정을 통해 종이의 변색 정도와 잉크의 상태 등을 감정해서 '꾸준히 매일 쓴 것인지, 몰아서 쓴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그러자 재판장 정계선 부장판사는 "사본만 봐서는 변호인도 판단하기 어려울 것 같으니, 원본을 한 번 봐야 할 것 같다"고 반응했다.

하지만 검찰은 "원본을 보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이제 와서 절차를 지연시키려는 의도로 감정을 하려고 하면 강하게 반대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원본을 준비해 오겠다"고 반응했다.

물론, 이명박 측은 "재판 지연 의도는 없다"고 했지만, 이명박 측은 이미 9회에 걸쳐 상습적으로 기일을 취소시킨 전력이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SBS

이명박 측의 '걸작 반박'은 이미 이팔성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상황을 촬영한 사진으로 충분히 반박하다. 이팔성이 의도적으로 하루 동안 비망록을 몰아썼다면, 이팔성이 비망록을 보고 놀라서 씹어 삼키려고 할 이유는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팔성은 이명박 측에게 차라리 고마워해야 하는 상황으로 보인다. 치매노인으로 몰지 않은 것만 해도 이팔성의 인격을 최소한은 존중해 준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측은 이날 "이명박의 경호 담당자 중 1명을 증인으로 신청하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대통령에 대한 경호 절차 상 아무리 청와대 비서관이라고 하더라도 대통령의 집무실까지 자유롭게 돈을 들고 올 수는 없다"거나 "이학수 전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장은 대통령집무실에 올 수 없다"는 등 주장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도 1명의 증인을 신청할 의사를 드러냈다. 

다음 기일에서는 이명박 측의 반박 의견이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명박 측은 이미 강렬한 프롤로그를 공개했다.

"이팔성이 비망록을 하루 동안 몰아서 쓴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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