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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이팔성 불러서 거짓말탐지기 조사하고 싶어"[이명박의 다스 횡령 및 탈세·뇌물수수 등 공판 24-1] "가까웠던 사람들 수십 명이 무고한 나를 모함·음해"…이명박 항변 통할 수 있을까
박형준 | 승인 2018.08.17 13:45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17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등 혐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명박 측은 이날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총 22억 5천만 원의 현금과 1,230만 원 상당 양복을 받고 우리금융지주 회장 임명·연임을 하게 해 줬다"는 등 사전 뇌물수수·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에 대한 반박 의견 제시를 마무리했다.

간단히 말해 ▲이팔성을 거쳐 성동조선해양의 자금을 받은 일은 정치자금법 위반일지는 몰라도 뇌물수수가 될 수는 없고 ▲이팔성에게 돈을 받고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맡게 한 적이 없으며 ▲이명박은 일면식도 없는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을 당시 임명하는 등 분야별 전문가를 임명했다는 반박이었다.

그러면서 "이팔성이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에 추천된 데에 이어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된 이유는, 이팔성이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김명식 전 청와대 인사비서관·이승균 전 인사비서관실 행정관 등을 관리한 덕분"이라는 등 옛 부하들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이명박 전 대통령 ⓒSBS

즉, 이명박 측의 현재까지의 주장에 따르면, "족히 수십 명이 넘는 옛 부하들이 주군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적 의리조차 버린 채 이명박에게 있지도 않은 누명을 씌웠다"는 것이었다.

이명박도 직접 마이크를 잡고 반박 의견을 제시했다. 이명박의 주장을 가급적 그대로 나열하고자 한다. 문맥에 맞게끔 최소한의 교정만 봤음을 미리 말씀드린다.

다음은 이명박의 직접 항변이다.

"재판장님, 잠깐 말씀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제가 이번 재판을 받으면서 검찰의 진술이나 여러 가지를 접하면서 이팔성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팔성 씨의 성격은 개인적으로 잘 모르겠지만….

서울시장에 있을 때, 누가 (이팔성을) 추천해서 서울시립교향악단에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여러 상황을 보면 '본인(이팔성)이 자발적으로 접근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실무자들의 죄책에 부끄러움을 느끼지만….

이팔성은 서울시향에 들어오기 전에는 저와 교류가 없었습니다. 서울시향에 대해서도, 저에게는 '(이팔성의) 성격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대면하면 자꾸 고개를 돌리고 눈길을 피한다'는 인식이 있었고요.

선거(2007년 대선)을 할 때, 금융인들이 금융정책을 건의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여기 상황(재판)을 놓고 보니까, 저는 "나를 둘러싼 선거기간에 (이팔성이) 실무자들에게 전략적으로 접촉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팔성은 한 번도 제 선거운동을 하면서 얼굴을 비춘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별로 관심이 없던 사람이었고, 서울시장을 했을 때, 뭐랄까, "오픈된 사람이 아니라 눈을 맞추지 않는다"는 인상이 있었습니다. 

대통령에 당선된 뒤, (이팔성은) 보좌관들을 매수하는 등 나를 만나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은 사실 같습니다. 그 사람들도 나를 만나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김희중은 진술을 이렇게(이명박 자신에게 불리하게) 했지만, 같이 있는 동안 '누구를 어디에 했으면 좋겠다'는 등 인사 문제를 말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 자리(대통령을 보좌하는 자리)는 그런 자리가 아닙니다. 그랬다면 있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팔성은 아마 그렇게 생각하고 접근했겠지만….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KBS

결과적으로 말씀드리면, 이분(이팔성)은 내가 퇴임한 다음 4년 한 번도 나타난 일이 없습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면 금융위원장을 2번 했다면, 인사라도 했을 텐데 한 번도 온 적이 없습니다.

저와 개인적으로 그런 것은 없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지금 마임이 가장 그런 이유는, "선거운동 때에도 얼굴을 안 비치던 사람이 당선되니까 만났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명박이 말을 잘못했다. 이팔성은 4년 넘게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지냈다.)

특히 "(이팔성과 제가) 2008년 1~2월, 특히 2월 23일에 만났다"는 말이 나옵니다. 10~15년 전 일이지만, 5년 동안 대통령을 하면서 겪은 몇 가지 상황은 기억합니다. 대통령 취임식에 세계 정상 7명이 참석했고, 각 대표들도 30명 가깝게 왔습니다. 

그런 큰 행사를 앞두고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합니까?' '무슨 내용을 말해야 합니까?' 등 각국 정상들에게 깊은 인상을 줄 내용을 생각했다가, 2월 중순부터는 류우익 대통령실장 등 교수를 중심으로 원고를 쓰는 팀원들과 거의 시간을 다 보냈습니다.

그게 제일 중요합니다. 원고 하나 하나 한 줄 한 줄, 이것은 국민에게 주는 것도 있지만, 국격을 높이는 것에도 관심을 두고 했기 때문입니다.

2월 25일 취임을 앞두고, 2월 20일부터는 외부 사람과는 거의 단절했습니다. 22일과 23일에는 원고를 쓰는 사람들·방송실 사람들을 불러 리허설을 하는 것으로 시간을 거의 보냈습니다. 해단식도 23~24일로 앞당겼습니다. 그럴 시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23일 오후부터는 본격적으로 방송 리허설에 들어갔습니다. 밤늦게까지 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겨우 밤 늦게 23일 아침에 '한 번만 더 하면 될 것 같다'고 해서 진행해 끝낸 뒤, 낮에 집으로 돌아가 쉴 수 있었습니다. 그 시간에 30분 간을 앉아서 자리다툼하는 사람들과 앉았습니다. 

대통령이 처음 출발하면, "나중에 가서 어떻게 되더라도 깨끗한 정권·공정한 인사를 하겠다"는 말 등이 다 나옵니다. 취임사에도 그 얘기가 나옵니다. 취임사를 쓰고 있는 입장에서, 이팔성이라는 사람이 왔다는 것인데, 저는 '이팔성은 30분 간 말할 위인도 못 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팔성이 자리 3~4개와 국회의원을 말했다면, 5년 동안 뭐…. 나를 아는 사람은 믿어주지 않을 것입니다.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KBS

25일에 정권이 출발하는데, 23일에 와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면, 나를 궁지에 몰기 위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팔성이 어떻게 검찰에) 그런 거짓말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보니, 나에게 불리한 이야기를 진술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정말 너무 얼토당토않고, 대통령이 무슨 ○○○도 아니고, 전화를 해서…. 중요한 것은 한 자리도 되지 않았느냐(는 것입니다).

(○○○는 이명박 특유의 목소리 특성상 듣지 못한 부분이다.)

저는 '전문직은 전문가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위원장을 맡았던 전광우 씨는 저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입니다.

정말 '전문가가 들어와서 제대로 해야 한다'고 해서 전광우를 추천 받아 적격이라고 생각했고, '일도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전광우 씨가 추천한 사람 중 하나가 (민유성) KDB산업은행장입니다. 아무튼 전부 선거와 관련 없는 전문가들이었습니다.

변호인은 (비망록과 관련된 이팔성의) 전화기를 찾고 있지만, 찾고 말고 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 일이 없는데 뭘 찾느냐? 찾으면 검찰이 찾는 거지 왜 당신이 찾느냐'고 말했습니다. 전화하고 말 것도 없고, 저는 지금 심정이….

차라리 '이팔성 씨를 불러서 거짓말탐지기를 해서 확인을 했으면 좋겠다'는 심정을 갖고 있습니다. 변호사와 충분히 말했지만, 나와 직접 관련이 있어 직접 말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KBS

이명박이 의도적으로 곡해를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증인을 아무도 신청하지 않은 쪽은 이명박 측이었다. 그래놓고 이제 와서 "이팔성을 불러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해서 확인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면, 세간은 그저 이명박을 비난할 뿐이다. 

"이명박 측의 납득 안가는 변론 방향의 원인은 본질적으로 이명박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는 진술이었다. 이명박 측은 이명박의 무죄를 주장하면서 수십 명의 사람들을 놓고 "무고한 이명박을 모함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강변했다. 이명박은 이날 진술을 통해 그 입장의 근원이 본인임을 드러냈다.

이명박은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비서 김유찬 씨의 폭로로부터 시작해 수많은 사람들과의 갈등을 벌인 바가 있다. 김유찬·김경준·김백준·김희중·정두언 등 하나 같이 이명박과 매우 가깝게 지내던 사람들이었다. 

20년 동안 수십 명의 사람들이 하나 같이 나쁜 사람들이라, 무고한 이명박을 모함·음해하는 것일까? 확실한 것은, 사실 여하를 떠나 이명박 자신은 분명히 그렇게 믿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명박의 발언을 끝으로 이팔성과의 뇌물 거래 혐의 공방은 마무리됐다. 이제부터는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으로부터 2007년 8월부터 11월까지 5회에 걸쳐 5억 원을 받고 4대강 정비 사업 참여 등 200억 원대 공사 4건을 수주하게 했다"는 등 사전 뇌물수수·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에 대한 공방이 시작된다.

(곧이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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