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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태연한 태도로 피고인신문 50분 내내 진술 거부[이명박의 다스 횡령 및 탈세·뇌물수수 등 공판 29] MB 측 "김백준의 치매, 상당히 심각한 것 아닌지 의심"
박형준 | 승인 2018.09.04 21:15

MB 측 "김백준의 치매, 상당히 심각한 것 아닌지 의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등 혐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날 공판기일에서는 양측의 쟁점 정리가 마무리된 뒤, 이명박에 대한 피고인신문이 진행됐다. 검찰은 약 50분 동안 이명박에게 82개의 질문을 했지만, 이명박은 일체의 답변을 하지 않는 등 진술거부권을 철저하게 행사했다. 

익히 예상됐던 바였고, 이명박 측으로서는, 노령에다가 약 5개월 넘게 진행 중인 수감생활로 인해 체력이 저하됐을 이명박이 말실수를 하는 것보다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었을 것이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KBS

검찰은 이날 이명박 소유의 영포빌딩에서 압수한 대통령기록물을 모두 가져와 제시했다. 상자 6~7개에 가득 담긴 문건을 본, 재판을 방청하러 온 이명박의 교회 신도들이 잠시 놀랐을 정도였다.

검찰은 문건의 일부를 직접 제시하면서 ▲압수과정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는 문건과 아닌 문건을 분류한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고, 이를 토대로 "이명박 측이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측은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정신건강에 대한 주장을 재차 이어갔다. 이명박 측은 ▲김백준은 검찰에서 인권침해에 가까울 정도로 가혹한 수사를 계속 받았고 ▲김백준은 최근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를 건 다음 바로 끊어서 상대방이 다시 전화를 하면 아예 전화기의 전원을 끄는 등 이상행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김백준의 치매가 상당히 심각한 상태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이명박 측이 지속적으로 강력하게 제기하는 '김백준 치매설'에 대해,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매우 궁금해진다. 김백준의 정신건강을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검증할 방법은 김백준을 증인으로 소환하는 것이지만, 이명박 측은 김백준에 대한 증인신문은 한사코 거부했다.

이명박, 태연한 태도로 50분 간 피고인신문 진술 거부

이명박 측은 이미 진술거부 입장을 명백하게 제시했던 바 있고, 이날도 "오늘도 그 의사는 변함이 없다"고 선언했다.

이명박은 증인석에 앉았지만, 검찰이 50분 넘게 혐의 전반에 걸쳐 쏟아낸 82개의 질문에 대해서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이어 아주 태연한 표정으로 물을 마시거나 휴지에 이물질을 뱉어내는 등 자연스러운 행동들을 이어갔다. 마치 검사에게 "너는 실컷 떠들어라. 나는 가래를 뱉은 뒤 물이나 마시련다"라는 말을 하는 것 같은 태도였다. 

보다 못한 정계선 부장판사는 피고인신문 시작 뒤 15분이 지나 검찰에 "그만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의했지만, 검찰은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는 상황에서 답변을 안하는 자체에도 의미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명박이 피고인신문을 받는 태도는 피고인신문조서에 기록돼 상급심에서도 조서 형태로 남을 것"이라는 등 쉽게 말해 "이명박의 무례한 이 태도를 항소심에서도 주요 정황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취지의 설명도 남겼다.

검찰은 "이명박이 다스 경영에 개입하고 법인세 탈세 정황을 주도했다"는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자서전 '신화는 없다'에 따르면, 대학 재학 시절 회계학을 공부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도 했다. 그러자 재판을 방청하고 있던 이명박의 교회 신도들은 야유까지 보냈다.

검찰은 이날 피고인신문을 이런 식으로라도 진행한 이유로 "이명박은 재판 중 직접 발언권을 얻어 적극적으로 말했기 때문에, 현재의 진술거부권은 상식적으로 수긍이 안 간다"는 것을 들었다. 

"이런 식으로라도 진행한 이유"는 결국 "이명박이 피고인신문을 받는 태도는 피고인신문조서에 기록돼 상급심에서도 조서 형태로 남을 것"이라는 주장과 맞물린다.

이명박 전 대통령 ⓒKBS

검찰의 이날 질문이 모두 의미 없던 것은 아니었다. 한편으로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던 검찰의 주장 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이명박은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고, 특히 대통령까지 한 사람이다. 또한, 이명박의 변호인은 '이명박의 진술과 대치되는 수백 명의 진술을 모두 다 허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기자도 그동안 이명박에 대해 "여전히 '세상이 나를 죽이려고 미쳐 날뛰고 있다'는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6일 오후에는 검찰이 약 1시간 동안 최종의견 제시 및 구형을 진행하고, 이명박 측이 1시간 정도 최후변론을 할 예정이다.

이명박 측은 이명박의 최후진술도 예정해 두고 있다. 이로써 약 3개월 동안 진행된 이명박의 제1심 재판은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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