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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제1심 선고 ③] 法 "죄질 매우 안 좋고, 측근에 책임 전가"[이명박의 다스 횡령 및 탈세·뇌물수수 등 공판 31-3] 法 "MB의 대통령기록물, 공소장에 너무 많이 인용…공소기각"
박형준 | 승인 2018.10.05 17:00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5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등 혐의 제1심 공판 선고를 진행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재판부는 이명박에게 징역 15년 형·벌금 130억 원·추징금 82억 7,070만 3,642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9월 6일 결심에서 이명박에게 징역 20년 형·벌금 150억 원·추징금 111억 4,131만 7,383만 원을 구형했던 바 있다.

[쟁점 ④] 개인적 뇌물수수: 일부 유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2007년 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12회에 걸쳐 현금 22억 5천만 원과 1,230만 원 상당 양복을 받은 뒤, 우리금융지주 회장 임명 및 연임하게 함.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2007년 가을부터 2008년 3월까지,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비례대표 국회의원 공청 청탁을 명목으로 5회에 걸쳐 4억 원 수수한 뒤, 김소남에게 2008년 4월 총선 당시 한나라당 비례대표 7번을 주게 함.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 2007년 8월부터 11월까지,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으로부터 5회에 걸쳐 5억 원을 받고, 4대강 정비 사업 참여 등 200억 원대 공사 4건 수주하게 함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 2007년 12월, 손병문 ABC상사 회장으로부터 2억 원 받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 2007년 12월, 지광스님으로부터 불교대학원 설립 적극 지원을 대가로 3억 원 받음. 

이명박 전 대통령 ⓒKBS

재판부는 사안별로 판시했다. 비중 있는 혐의들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무죄가 선고됐다. 다음은 재판부의 관련 판단이다.

▲ 최등규·지광스님은 이명박에게 직접 자금을 전달하지 않았고,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면 현안을 해결해줄 수 있다"는 공모를 인정할 증거도 부족하다.

▲ 손병문이 준 돈에 대해, 김백준은 "손병문으로부터 돈을 받아도 별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판단을 했다"고 진술했다. 따라서 최등규·지광스님·손병문으로부터 받은 자금에 대한 사전수뢰 혐의는 모두 무죄로 판단한다.

▲ 이팔성은 국회의원 공천이나 주요 금융기관장 임명을 대가로 뇌물을 준 사실이 인정된다.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임과 관련해서도 뇌물을 준 사실이 인정된다.

▲ 하지만 이팔성이 준 자금 중 2007년 1월 전달한 5천만 원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다. 2007년 1월은 "당선 가능성을 유력하다"는 진단을 하기에는 2007년 12월 진행된 대선과 시간적으로 거리가 너무 멀다.

(※ 기자 주: 이명박의 대통령 당선이 가시권에 잡힌 시기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경선에서 이긴 2007년 8월 경이라고 봐야 옳다.)

▲ 또한, 이팔성이 2008년 4월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측에 전달한 3억 원에 대해서도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모두 무죄를 선고한다. 

▲ 이팔성이 이명박과 사위들에게 제공한 양복에 대해서는 뇌물수수 유죄로 인정하지만, 정치자금과 무관한 물건이기 때문에 정치자금법 위반 무죄를 선고한다. 다른 정치자금법 위반도 공소시효를 넘겼기 때문에 면소로 판단한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KBS

▲ 당시 이명박은 이미 대통령이었고, 이상득 자체도 상당한 세력을 가진 정치인이었기 때문이다. 이 돈은 이상득에 전달된 돈으로 봐야 옳다.

▲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비례대표 공천을 명목으로 받은 2억 원에 대해서는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모두 유죄로 인정한다.

[쟁점 ⑤] 대통령기록물 유출: 공소기각 판결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2013년 2월, 대통령기록물 3,402건을 무단으로 영포빌딩에 유출한 뒤, 5년 간 은닉해 보관.

재판부는 영포빌딩에서 대거 발견된 대통령기록물과 관련된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기각 판결을 했다. 그 이유는 "검찰이 공소장에 대통령기록물 내용을 너무 많이 적었다"는 것을 들었다. 

공소장에는 법원이 피고인에 대해 섣부른 추측을 할 수 없도록 공소사실을 중심으로 건조한 내용만 담겨야 한다. 

하지만 재판부는 "검찰이 공소장에 대통령기록물 내용을 별지로 특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소사실과 관련해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한 내용이 담겼기 때문에, 추후 판결문이 공개될 경우 자세한 분석을 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재판부의 관련 판단이다.

▲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과 관련된 대통령기록물의 내용은 공소사실과 무관하다. 별지에 기록물 내용이 자세히 기록돼 있어 공소장에 기재할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소사실 중 기록물의 내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이른다.

▲ 또한, 법원이 예민하게 느낄 수 있는 사법부 관련 내용부터 나열돼 있고, 법관이 여죄에 대한 막연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이기도 하다.

(※ 기자 주: 검찰이 공개한 대통령기록물 중 일부에는 법원의 재판과 관련된 내용이 있었다. "검찰도 어느 정도는 법원을 겨냥하고 비중 있게 공소사실에 담은 것으로 보이고, 법원도 현 상황을 의식해 방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어 보인다.)

영포빌딩 ⓒKBS

[양형의 이유] "BBK 관련 의혹 불구, 대통령 당선됐던 이유 알아야"

재판부는 양형의 이유로 ▲국회의원·서울시장 재직 중 다스를 실소유하면서 246억 원을 횡령했고 ▲"측근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나를 모한한다"고 주장하는 등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고 있지만 ▲다스는 1인 회사나 가족회사에 해당하는데다가 국가정보원 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들었다.

▲ 이명박은 BBK 실소유주 의혹 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다수의 국민이 이명박에 대해 "전문경영인으로서의 역량을 대통령으로서도 잘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 하지만 이명박은 다스를 실소유하면서 장기간에 걸쳐 246억 원을 횡령했다. 범행 당시 국회의원·서울시장이었기 때문에 죄질이 매우 좋지 않는다.

▲ 또한, 국민의 기대와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리고 국회의원 공천과 기관장 임명 청탁을 받아 뇌물을 받는 등 다수의 뇌물을 수수했다.

▲ 이명박은 객관적 물증과 신빙성 있는 관련자 진술에도 불구하고, 범행 대부분이 오래 전 발생한 사건임을 토대로 "측근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나를 모함한다"는 주장을 하는 등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 다만 다스는 1인 회사나 가족회사에 해당하고, 국가정보원 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 또한, 이명박은 그동안 재판에도 성실히 임했고, 나이와 건강 상태 등을 고려했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KBS

이명박 측은 당연히 항소할 것으로 보이고, 검찰도 공소사실 중 비중 있게 여론에 알린 사안 상당수가 무죄 선고를 받았기 때문에 항소가 불가피하다. 검찰과 이명박의 대결 2라운드는 서울고등법원에서 강도 높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인상적인 것은 "법원이 이명박 측의 '남 탓'을 직접 거론했다"는 사실이었다. 이명박은 40년 측근에게도 치매를 언급하고, 조카를 탈세범으로 직접 거론하는 등 전직 대통령은커녕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체면마저 버린 변론 전략을 줄곧 유지했다. 이에 대한 재판부의 질타를 직접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객관적 물증과 신빙성 있는 관련자 진술에도 이 사건 범행 대부분이 상당히 오래전에 발생하였다는 점에 기대어 이를 모두 부인하면서 오히려 피고인을 위해 일했던 측근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이고 자신은 개입되지 않았는데 모함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책임을 모두 전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모두 종합하면 피고인에 대하여 그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은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제1심 선고 생중계를 반대한 이유로 '국격'을 거론했다"는 측면에서, "이명박은 징역 15년 형을 선고받으면서 인상적인 아이러니를 남겼다"고 볼 여지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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