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재판 방청
"김기춘, '안보실은 재난 컨트롤타워 不' 지침 수정 늦어지자 질책"[김기춘·김장수·김관진의 세월호 참사 보고서·훈령 조작 재판 ⑦-1] "김관진 보고·지시 후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 불법 수정·일선 기관 하달"
박형준 | 승인 2018.10.30 16:55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는 30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윤전추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실 행정관의 '세월호 7시간' 관련 대통령 보고서 조작 및 대통령훈령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 불법 변개 사건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날 공판에는 김관진 측만이 출석했다.

김관진은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의 내용을 불법적으로 바꾸는 등 직권남용·공용서류손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대통령훈령을 개정하려면, 대통령령 '법제업무운영규정' 및 대통령훈령 '대통령훈령의 발령 및 관리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대통령비서실장·관계기관장에게 10일 이상의 기간을 정해 의견조회 → 법제처장에게 훈령안 심사요청 → 법제처장, 법령저촉 여부 등 심사 후 통보 → 법제처 심의필증 첨부해 대통령 재가 → 법제처장, 훈령안에 누년 일련번호 부여 후 행정자치부 장관(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관보 게재 의뢰 → 법제처장, 훈령 발령 후 인터넷 등 통해 내용 공개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은 2014년 4월 23일 "국가안보실은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라고 주장했고, 청와대는 국회에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장수의 해당 발언은 지속적으로 문제가 됐고, 후임 국가안보실장이었던 김관진은 2014년 7월 하순 김규현 당시 국가안보실 1차장·신인호 국가위기관리기본센터장에게 임의 수정을 지시했다. 이로써,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의 해당 내용은 다음과 같이 어처구니없이 수정됐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불법 변개한 국가위기관리지침 일부

그렇다. 볼펜으로 찍찍 두 줄이 그어진 채 원래 내용이 삭제된 가운데, 국가안보실의 '위기관리를 위한 전략커뮤니케이션의 컨트롤 타워 역할'이 사라진 것이다.

김관진 측은 공판준비절차에서 저런 형태로 수정된 사실관계 자체는 부인하지 못한 채 "수정된 문건은 각 부처에서 보관하는 단순 사본일 뿐, 원본은 법제처에 있다"는 취지로 무죄를 주장했다.

또한 현역 육군 소장이기 때문에 군사재판을 받고 있는 신인호는 자신의 재판에서 "훈령을 개정할 때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신인호의 주장을 언급하면서 "'술을 마시고 운전했지만, 음주운전인지는 몰랐다'는 말과 똑같다"고 비판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관진에게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 개정 검토가 보고된 날은 2014년 7월 25일이었다. 당시 보고 내용에는 "7월 말까지 개정 절차가 아닌 수정 작업으로 지침을 변경할 것"이라고 표기돼 있었다.

이에 따르면, "김관진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대통령훈령을 개정할 때에는 법률상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볼 소지가 다분하다. 

김관진도 검찰에서 조사를 받을 때에는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개정하면 아무런 효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해당 보고서도 보고 받았다"는 등 사실관계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KBS

이날 공판 첫 증인으로 출석한 사람은 박 모 군사안보지원사령부 대령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 모는 세월호 참사 전후 국가안보실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박 모는 이날 ▲김장수가 "국가안보실은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라고 발언했던 것이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을 불법적으로 수정한 이유였을 것이고 ▲김장수의 당시 발언은 김장수에게 사퇴를 건의하는 사람이 있었을 정도로 청와대에서도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던 발언이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신인호에게 정상적·법적 절차에 따른 개정을 건의했지만 ▲신인호는 "국가안전처가 신설되면 어차피 지침 내용이 바뀌니 개정하라"고 지시했고 ▲신인호는 "김관진에게 보고를 했다"면서 "일선 기관에 삭선 2줄을 긋고 내용을 바꾼 지침 내용을 하달하라"고 지시했고 증언했다.

한편, 검찰은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에 대한 불법적 수정이 늦어지자, 김기춘은 관련 회의를 진행하던 중 질책을 했다"는 주장도 제시했다.

다음은 박 모의 관련 증언이다.

▲ 세월호 참사 당시 저(박 모)는 YTN의 속보를 통해 사고를 파악했고, 신인호에게 관련 보고를 했다. 신인호는 센터 내에서 김장수에 대한 보고를 진두지휘했다.

▲ 대통령에 대한 상황보고서 1보를 작성할 당시, 김장수는 위기관리센터에 없었다. 상황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사람은 신인호였고, 김장수는 그 이후에야 위기관리센터에 들어왔다.

▲ 김장수는 신인호로부터 간략한 상황 보고를 받은 뒤, 박근혜에게 전화를 했다. 하지만 박근혜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김장수는 안봉근 당시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에게 전화해 "대통령에게 보고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 부탁했다.

▲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은 원래 대외비였고, 원본은 청와대 국가위기관리비서관실 캐비닛에 있는 단 1개였다. 각 부처 비상계획실에는 사본이 보관되는 것이었다.

▲ 지침 1쪽에는 국가위기관리센터장 → 국가안보실장 → 대통령 순서로 지정된 결재 라인이 명시돼 있었고, 대통령비서실장·민정수석·정무수석은 협조자로 지정돼 있었다. 

▲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을 개정한 뒤에는 대통령으로부터 서명을 받은 새 원본을 보관해야 했고, 개정을 위해서는 법적 절차를 밟아야 했다.

▲ 지침 제8조에 따르면, 법령상 국가안보실은 재난 관련 업무를 맡아야 했고, 재난 관련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컨트롤타워를 맡아야 한다.

▲ 하지만 민경욱 당시 청와대 대변인(現 자유한국당 의원)은 2014년 4월 23일 김장수의 입장을 정리해서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청와대의 재난 컨트롤 타워'라는 일부 신문의 보도는 잘못됐다"고 언론에 브리핑했던 바 있다. 이후 청와대에 대해 "세월호 참사 책임을 회피한다"는 취지의 비난 여론이 확산됐다.

▲ 저는 민경욱의 브리핑을 의아하게 여겼고, 위기관리센터 근무자 대부분 "말이 안 되는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청와대가 상황의 대부분을 조정·통제하고 있었고, 국가위기관리지침에도 분명히 '컨트롤 타워'라고 명시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 김장수의 관련 발언 이후 위기관리센터에서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 국가안보실의 역할을 검토한 보고서가 작성됐다. 

▲ 김장수의 당시 발언에 대해서는 청와대 내 많은 사람들이 문제의식을 가졌다. 심지어 김장수에게 국가안보실장 직 사퇴를 건의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정도였다. 이것이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을 서둘러 수정한 이유가 됐을 것이다.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KBS

▲ 국회는 2014년 6월부터 청와대에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을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제공을 하게 되면, 2014년 7월 진행됐던 국회 운영위와 국정조사 특위에서 강도높은 추궁을 할 것이 예상됐기 때문에 '재난 컨트롤타워' 부분을 무리하게 수정한 것이었다. 이 역시 지침을 무리하게 수정한 이유 중 하나였을 것이다.

▲ 2014년 6월 28일에는 유민봉 당시 국정기획수석(現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재한 회의가 있었다. 당시 회의에는 김규현·신인호·저·최 모 대령이 참석했다.

▲ 당시 회의는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 수정'이 이미 결정된 상황에서, 어떤 방향으로 수정을 해야 할지 논의하는 자리였다. 수정의 필요성과 법적 절차와 관련된 논의는 없었고, 어떤 부분을 어떻게 수정할지에 대해서만 논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 당시 회의에서는 "안전행정부가 재난 컨트롤타워"라는 방향으로 수정하는 방안이 결정됐다. 이후에도 개정 절차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

▲ 다만 곧바로 수정된 것은 아니었고, 김기춘·김규현이 2014년 7월 10일 국회 국정조사 특위에서 "청와대는 재난 관리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는 취지로 증언한 뒤 수정된 것이었다.

(※ 기자 주: 검찰은 "김기춘이 주재한 회의에서는 '국정조사 특위 전까지 수정하자'고 결정됐지만, 국정기획수석실에서 '나중에 고치자'고 의견을 제시해 보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김기춘은 2014년 7월 하순 후속 대책회의를 진행했지만, 당시까지도 지침은 개정되지 않았다"며, "김기춘은 이를 보고받은 뒤 '아직도 수정되지 않은 것이냐'고 지적해서 갑자기 회의 분위기가 싸해졌고, 지침 수정은 그 이후부터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MBC

▲ 저는 신인호의 지시에 따라 '지침 개정 검토' 문건을 작성했다. 신인호는 작성 2~3일 전에는 수정 내용을 일일이 지적했고, "지적을 토대로, 더 이상 컨트롤타워가 문제가 되지 않도록 지침을 수정하라"고 지시했다. 

▲ 이에 따라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 내 조항 14개가 수정됐다. 신인호가 명시한 작성 시한은 2014년 7월 31일이었다. 

▲ 당시 저는 훈령 개정 절차와 관련해 "정상적으로 개정하려면 7월 31일까지 수정할 수 없으니, 시행을 늦춰야 한다"고 건의했고,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수정하면 적법한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고했다. 

▲ 하지만 신인호는 "2015년에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면 어차피 지침이 신설 혹은 전면 개정되니, 무조건 7월 31일까지 수정하라"고 명시적으로 지시했다.

▲ 신인호가 김관진·김규현에게 관련 보고를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당연히 신인호 자신이 지시해 작성된 관련 보고서의 내용대로 보고했을 것으로 보인다. 

▲ 또한, 신인호는 김관진·김규현에게 보고를 하고 온 뒤 "실장께 보고했으니, 그대로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위기관리센터에 보관하고 있던 원본을 2줄을 긋고 가필하는 방식으로 내용을 수정했다. 

▲ 제 지시에 따라 원본에 2줄을 긋고 가필하는 것을 본 사람은 인턴 직원이었다. 그 방식은 군대에서 일반적으로 비문을 수정하는 방식이었다. 신인호도 수정 방식을 알고 있었다.

(※ 기자 주: 신인호는 "'삭선 처리보다 오려 붙여 처리하는 것이 깔끔하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지만, 박 모는 "신인호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고, 신인호도 현역 군인이기 때문에 삭선 수정을 생각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 수정 이후에는 각 정부부처와 기관에 "7월 31일까지 지침 수정을 시행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 신인호의 지시에 따른 조치였다. 일선 기관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지침 내용을 수정했다. 

▲ 다만, 신인호가 김관진·김규현에게 일선 기관에 내용을 하달했는지 여부를 보고했는지는 알지 못한다.

김관진 측은 ▲유민봉이 주재한 회의에서는 "국가안보실이 재난 분야를 관리할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해 안전행정부가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낸 것이었고 ▲회의 당시 법적 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없었으며 ▲김기춘 주재 회의는 국정조사 특위 이후 청와대가 처리해야 할 여러 과제의 추진 기간을 선별했기 때문에 "지침 수정은 7월 말까지 처리해야 되는 사안"이라고 정리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저녁에 계속)

- 로디프 트위터(링크 클릭) - http://twitter.com/law__deep

- 로디프 페이스북(링크 클릭) - https://www.facebook.com/로디프-217664052308935

박형준  ctzxpp@gmail.com

<저작권자 © 로디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형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로디프 소개취재방향로디프 기자윤리강령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로디프  |  서울 강북구 인수봉로73길 23 101호  |  대표전화 : 010-5310-6228  |  등록번호 : 서울 아03821
등록일 : 2015년7월14일  |  발행일 : 2015년8월3일  |  발행인/편집인 : 박형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서명원
Copyright © 2019 로디프.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