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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수·김관진, '안보실은 재난 컨트롤타워 不' 반박 묵살"[김기춘·김장수·김관진의 세월호 참사 보고서·훈령 조작 재판 ⑦-2] "재난 상황에서의 중대본 역할 검토, '국가안보실은 재난 관련 컨트롤 타워 不'에 악용"
박형준 | 승인 2018.10.30 18:10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는 30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윤전추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실 행정관의 '세월호 7시간' 관련 대통령 보고서 조작 및 대통령훈령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 불법 변개 사건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날 공판에는 김관진 측만이 출석했다.

김관진은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의 내용을 불법적으로 바꾸는 등 직권남용·공용서류손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 ⓒKBS

이날 두 번째로 출석한 증인은 이승우 행정안전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이었다. 이승우는 세월호 참사 당시 국가위기관리센터 위기관리대응팀원으로 근무했던 바 있다.

이승우는 이날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상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역할이 규정된 내용을 검토해 신인호에게 보고했더니 ▲박근혜 재임 당시 청와대는 제 보고서 취지를 악용해 "국가안보실은 재난 관련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고 발표하는 데에 사용했으며 ▲저는 지속적으로 "국가안보실이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라는 취지로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이어 ▲신인호는 저와 박 모 대령을 불러 개정을 해야 하는 조항을 일일이 지목하면서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는 취지로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 개정 검토'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고 ▲지침을 수정하거나 개정하는 일은 신인호가 독단적으로 진행할 수 없는 일이라서 김관진의 승인이 있어야 했으며 ▲신인호는 저에게 "'중대본이 재난 컨트롤 타워'라는 취지의 내용을 기자들에게 배포하라"는 지시를 했지만 제가 이행하지 않자 신인호가 안전행정부에 관련 자료를 넘겼다고 증언했다.

다음은 이승우의 관련 증언이다.

▲ 민경욱 당시 청와대 대변인(現 자유한국당 의원)이 2014년 4월 23일 김장수의 입장을 정리해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청와대의 재난 컨트롤 타워'라는 일부 신문의 보도는 잘못됐다"고 언론에 브리핑했던 사실은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했다.

▲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에는 "국가안보실이 재난 관리 업무를 수행한다"고 돼 있었기 때문에 "국가안보실은 재난 분야에 대해서도 컨트롤 타워를 맡는다"고 생각했다.

▲ 김장수의 발언이 언론에 알려진 뒤, 정치권과 언론 등 거센 비난 여론이 발생했다. 이후 신인호 당시 국가위기관리센터장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상 규정을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

▲ 저(이승우)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내용 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의 역할이 규정된 내용을 신인호에게 보고했고, 신인호는 김장수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 

(※ 기자 주: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제14조 제1항에는 "대규모 재난의 대응·복구 등에 관한 사항을 총괄·조정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기 위하여 행정안전부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둔다"고 규정돼 있다. 박근혜 재임 당시에는 "안전행정부 혹은 국민안전처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둔다"고 규정돼 있었다.)

▲ 저는 "국가안보실이 재난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다"고 알고 있었지만, 청와대는 제가 작성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국가안보실은 재난 관련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고 발표했다. 제가 작성한 보고서를 악용한 것 같다.

▲ 저는 그 발표를 접한 뒤 신인호에게 "실장님(김장수)께 '제 보고서가 그런 식으로 사용돼선 안 된다'고 건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인호는 제 건의를 김장수에게 전달했지만, 김장수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 김장수는 2014년 7월 국회 국정조사 특위에서도 "국가안보실은 재난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난이 발생하면 대통령을 중심으로 중대본에 대책본부가 설치되기 때문에, 결국 대통령과 국가안보실이 컨트롤 타워를 맡게 된다.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 ⓒKBS

▲ 당시 청와대는 국회에서 지속적으로 '컨트롤 타워' 문제를 지적하자 박 모 대령과 저에게 관련 검토를 지시했고,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 변경을 결정했다. 당시 저는 "외부적 사정과 현실이 맞지 않기 때문에 지침을 개정해야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바 있다.

▲ 신인호는 저와 박 모를 불러 개정을 해야 하는 조항을 일일이 지목하면서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는 취지로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 개정 검토'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 

▲ 이 보고서가 김관진에게도 보고된 사실은 검찰에서 조사를 받던 중 알게 됐다. 또한, 신인호는 "실장님께 수정 및 개정할 부분을 보고 드렸다"는 등 말을 했던 적도 있다.

▲ 지침을 수정하거나 개정하는 일은 신인호가 독단적으로 진행할 수 없는 일이다. 김관진의 승인이 있어야 했다. 또한 훈령 개정은 법제처 심사 등 통상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

▲ 하지만 위기관리센터에서는 훈령 개정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 저는 박 모가 보고서를 작성할 당시만 해도 법적 절차대로 지침 개정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았다. 

▲ 또한, 공무원들은 법령 개정과 관련해 '일부개정안' '전부개정안' 등 용어를 사용하고, '일부수정' '지침수정' '부분수정' 등 표현은 사용하지 않는다.

(※ 기자 주: 검찰은 "일부수정·지침수정·부분수정은 군(軍) 용어"라고 설명했다.)

▲ 2014년 7월 말까지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을 개정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따라서 위기관리센터는 처음부터 개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임의로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을 구체적으로 개정하는 절차는 신인호와 박 모가 진행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구체적으로 내용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알지 못했다.

▲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훈령 개정은 당연히 효력이 없다. 하지만 신인호는 박 모에게 "일선 정부부처에 '개정 시행'을 알리는 공문을 보내라"고 지시했다. 박 모가 공문을 실행하는 과정을 보고 들었던 적이 있다.

▲ 저는 지속적으로 "국가안보실이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라는 취지로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고, 김관진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기 위해 버텼다. 

▲ 하지만 "'중대본이 재난 컨트롤 타워'라는 취지의 내용을 기자들에게 배포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제가 끝내 하지 않자 신인호는 자료를 안전행정부로 넘겼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불법 변개된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

반면, 김관진 측은 ▲신인호·박 모는 군인이었기 때문에 훈령 개정 절차를 잘 몰랐을 수도 있고 ▲김관진은 세월호 참사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서 사고 수습 관련 직위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김관진이 위법한 지침 수정을 지시할 이유가 없었으며 ▲국가안보실에는 해양경찰청에 세월호 참사 관련 지시를 할 능력과 경험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날 공판은 김관진의 혐의에 대한 심리가 진행됐다. 하지만 대통령비서실장으로서 국회 관련 대응을 지휘한 것으로 보이는 김기춘과 관련된 중요한 언급도 있었기 때문에 의미심장했다.

이날 공판에서의 증언들과 검찰의 주장을 토대로 정리해 본다면, '두 줄을 찍찍 그어 훈령을 개정하는' 방법은, 김관진·신인호가 군인 출신이기 때문에 군에서 비문을 수정하는 방식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통령훈령은 대통령령 '법제업무운영규정' 및 대통령훈령 '대통령훈령의 발령 및 관리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반드시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쳐 개정된다"는 사실은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비서실장·관계기관장에게 10일 이상의 기간을 정해 의견조회 → 법제처장에게 훈령안 심사요청 → 법제처장, 법령저촉 여부 등 심사 후 통보 → 법제처 심의필증 첨부해 대통령 재가 → 법제처장, 훈령안에 누년 일련번호 부여 후 행정자치부 장관(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관보 게재 의뢰 → 법제처장, 훈령 발령 후 인터넷 등 통해 내용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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