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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윤필용 사건 당시 고문 받고 강제전역…무효"
정도균 | 승인 2018.11.05 11:35
'윤필용 사건' 관련 군사재판

법원이 1970년대 '윤필용 사건'에 연루돼 보안사에서 고문과 협박을 받아 강제로 전역 지원서에 서명했던 일을 놓고 "무효"라고 판단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조미연)는 최근 박정기 전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전역 처분 무효확인 소송에서 "보안사 소속 조사관들의 강요·폭행·협박으로 전역지원서를 작성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박 전 사장은 육군 중령으로서 제722포병대대장으로 근무하던 1973년 당시 '윤필용 사건'에 연루돼 강제로 전역을 당한 바 있다.

윤필용 사건은 윤필용 당시 수도경비사령관(소장)이 술자리에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에게 "박정희 대통령은 노쇠하셨으니 형님께서 후계자가 돼야 한다"는 말을 했다가 '쿠데타 음모'러 번진 사건을 말한다.

박 전 사장은 1월 "당시 보안사 서빙고분실로 압송돼 조사관들로부터 구타와 협박을 당한 끝에 강제로 전역 지원서에 서명했다"는 취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원고가 자진해 전역을 지원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박 전 사장과 같은 취지에서 조사를 받았던 바 있는 증인도 보안사 대공처장으로부터 '박 전 중령도 잡혀 왔는데, 견디기 힘들 것이고, 군 생활이 여기서 끝나지 않나 모르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윤필용 사건으로 전역 처분을 받은 장교들이 가혹 행위로 전역 지원서를 작성했고, 그에 기초한 처분은 무효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 받았다"며, "피해자들이 보안사 조사관들로부터 고문 등의 가혹 행위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전 사장에 대한 전역 처분을 무효로 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박 전 사장은 국방부로부터 정상적인 군 복무를 했을 경우를 상정해 계산한 밀린 급여 등을 보상받을 수 있다.

아울러 국가의 가혹행위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 문제가 남아 확정 여부는 가늠하기 어렵다.

민법상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손해가 발생한 날로부터 10년·손해를 안 날로부터 3년이다.

실제로 '윤필용 사건'으로 강제전역을 당한 황진기 전 육군 대령은 최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던 바 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판사 유석동)는 '소멸시효'를 이유로 원고 패소 판결을 한 바 있다.

재판부는 "당시 수사관들이 적법 절차를 지키지 않았고 고문·폭행·협박을 자행하는 등 고의로 불법행위를 했다"면서도, "수사관들의 불법행위는 1973년에 있었지만 소송은 올해 3월에야 제기했다"는 취지로 '청구권 소멸'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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