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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제1심 판결 분석 20] 法 "MB, '국정원 지원 관례' 언급하며 특활비 수수"[이명박의 다스 횡령 및 탈세·뇌물수수 등 공판 31-23] 法 "국정원장 특별사업비, 원장 지시·허가 없이 불출 불가"
박형준 | 승인 2018.11.16 14:35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10월 5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도곡동 땅·다스의 실소유주"라고 판단하면서 총 16개의 공소사실 중 유죄 3개·일부 유죄 4개를 인정했다. 이어 징역 15년 형·벌금 130억 원·추징금 82억 7,070만 3,642원을 선고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명박의 제1심 판결문은 총 470쪽에 달한다. 이명박 측은 절차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이의 제기를 했기 때문에, 판결문 초반부에는 이명박 측의 절차 관련 이의 제기에 대한 판단이 주로 적혀 있다.

'이명박 제1심 판결 분석'은 절차 관련 판단을 뒤로 미루고, 일단 유·무죄 판단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 ⓒKBS

검찰은 이명박에 대해 "2008년 3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김성호·원세훈 당시 국가정보원장에게 특수활동비 지원을 요구해 4회에 걸쳐 총액 6억 원과 10만 달러를 받았다"는 취지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국고손실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이 기소한 사안을 구체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① 2008. 3.하순~5. 김성호 당시 국가정보원장에게 특수활동비 제공을 요구해서 2억 원 수수

② 2008. 4~5. 김성호 당시 국가정보원장에게 특수활동비 제공을 요구해서 2억 원 수수

③ 2010. 7~8. 원세훈 당시 국가정보원장에게 특수활동비 제공을 요구해서 2억 원 수수

④ 2011. 9~10. 원세훈 당시 국가정보원장에게 특수활동비 제공을 요구해서 10만 달러 수수

결과적으로 말해, 재판부는 ①에 대해서는 뇌물수수·국고손실 모두 무죄 ②와 ③에 대해서는 뇌물수수 무죄·국고손실 유죄 ④에 대해서는 뇌물수수 유죄를 인정했다. 참고로 검찰은 ④에 대해서는 국고손실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法 "이명박, '국정원 자금 받는 관례 있다'면서 특활비 수수"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명박은 2008년 4~5월 경, "청와대의 특수활동비가 부족하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는다. 이어 박재완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김백준 당시 총무비서관과의 논의를 거쳐 "국가정보원에 자금 지원을 요구하자"는 결론을 내린다. 

검찰에 따르면, "이명박은 '국가정보원의 예산에 대한 감시·감독은 엄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저런 결정을 했다"고 한다.

결국 이명박은 김성호 당시 국가정보원장에게 '예산 교부'를 요구했다. 김성호는 ▲재산형성 과정·아들들에 대한 편법 증여·삼성그룹의 떡값 수수 등 의혹 때문에 인사청문회도 못했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이 임명을 강행해준 것에 대한 보답 ▲국가정보원장 직 유지와 각종 인사·예산·현안 관련 편의 기대 때문에 이명박의 요구에 응하기로 결정했다.

김성호는 김주성 당시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게 "청와대에서 도와달라고 하니 2억 원을 현금으로 만들어서 김백준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했고, 김주성은 예산관을 거쳐 2억 원을 준비해 여행용 캐리어에 담은 뒤, 청와대 근처 주차장에서 김백준에게 그 여행용 캐리어를 전달했다.

이명박 측은 "김성호에게 '국가정보원 자금을 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없고, 그런 지시를 하거나 승인을 한 적도 없으며, 보고를 받은 적도 없다"는 등 모든 정황과 의혹을 부인했다. 

김성호 전 국가정보원장 ⓒSBS

하지만 재판부는 이명박 측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고,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지만, 국고손실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했다.

김백준·박재완·김주성 등 주요 등장인물들은 "2억 원을 주고받았다"는 취지가 일치되는 진술을 했고, 이명박에게 '자금 부족' 문제를 보고한 김백준·박재완도 "이명박에게 보고한 뒤 '국가정보원 지원 요청'이라는 결론이 났다"는 등 같은 진술을 했다. 

이에 따르면, '국가정보원 지원 요청'을 직접 결정한 사람은 이명박이었고, "예전에 국가정보원에서 그런 관례가 있다는 말은 들었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잠정 확정됐다.

다음은 재판부의 관련 판단이다.

▲ 김백준·김주성·최 모 당시 국가정보원 직원·이 모 당시 국가정보원 예산관 등 관련 인물들은 모두 일치해서 "국가정보원장의 특별사업비 2억 원이 김백준에 전달됐다"고 인정하고 있다.

▲ 특히 최 모·이 모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허위로 진술해야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또한, 일관적이고 구체적인 진술을 했다.

▲ 최 모는 "이 모의 지시를 받아 여행용 캐리어에 1만 원권을 가득 넣었고, 국가정보원장 특별사업비 2억 원을 넣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 이 모는 "김주성이 저에게 '청와대가 도와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되느냐'고 물어서, '특별사업비가 있으니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김주성은 저에게 '돈을 준비해서 김백준에게 갖다 주라'고 지시했고, 저는 최 모에게 이를 그대로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 또한, 이 모는 "최 모로부터 캐리어를 전달받은 뒤 바로 김백준에게 연락해서 청와대 근처 공원 주차장에서 김백준을 만나 캐리어를 줬다"고 진술했다.

▲ 김주성은 최초 검찰 조사에서는 "김백준의 요구를 전달 받은 뒤 고민하다가 이명박을 독대해서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는 등 관련 정황을 부인했다. 하지만 이 모와 대질 조사를 받은 뒤에는 이전 진술을 번복해 관련 정황을 인정하는 진술을 남겼다.

▲ 이후 김주성은 "2억 원을 전달해 준 뒤에도 김백준 등이 계속 자금을 요청해서 이명박에게 '이렇게 하면 큰일 날 수도 있다'고 보고했고, 이명박은 '예전에 국가정보원에서 그런 관례가 있다는 말은 들었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 김백준은 "국가정보원 직원에게 '청와대 근처 공원 주차장으로 오라'고 말한 사람은 저였고, 캐리어를 전달 받은 뒤 이명박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원래 김백준은 관련 정황을 부인하다가 "증거가 많이 나와서 마음을 바꿨다"면서 관련 정황을 인정했다.

▲ 김백준은 "이명박에게 자금 문제를 보고했더니, 이명박은 '국가정보원에 요청하겠다. 얼마가 필요하느냐'고 물었다"며, "그로부터 얼마 뒤 김성호는 저에게 전화해서 '요청한 2억 원을 보내주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 김백준은 "받아온 2억 원은 수석비서관들에게 나누어줬고, 이동관 당시 청와대 대변인에게 준 사실은 명확히 기억난다"고 진술했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KBS

▲ 박재완도 "집권 초였던 데다가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던 시기라서 정무수석실·대변인실의 자금이 부족해서 지원을 요청했다"며, "김백준의 진술은 사실이고, 김백준과 함께 이명박에게 '총선 관련 여론조사 비용이 부족하다'는 보고를 해서 '국가정보원 지원 요청'이라는 결정이 났다"고 진술했다.

▲ 이 모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재무팀 행정관도 "제가 대변인실의 특수활동비 증액 요청을 거절한 뒤, 이동관은 직접 김백준에게 '기자들의 밥값이 부족하다'는 취지의 요청을 하는 것 같았다"며, "장다사로 당시 정무1비서관도 김백준에게 직접 특수활동비 증액을 요청했다"고 진술했다.

▲ 이명박은 "2008년 5월 기준으로 청와대 예산은 불과 19.3%만 집행됐고, 이동관도 '예산이 부족한 적은 없었다'는 취지의 사실 확인서를 제출했다"

▲ 하지만 이명박 측이 주장하는'19.3%'은 일반 예산을 일컫는 것으로 보이고, 당시 부족했던 예산은 특수활동비로 보인다. 

▲ 이동관도 "청와대에서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사용하는 일은 들은 적도 없고, 수석들 간 논의된 바는 더더욱 없을 뿐만 아니라, 저도 그런 돈을 받은 적이 없다"는 취지로 사실 확인서를 제출했다.

▲ 하지만 이동관은 "김백준에게 대변인실 자금을 요청해서 자금을 지원받았다"는 정황을 부인하는 진술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KBS

참고로,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중 청와대도 이병호 당시 원장 재임 당시 국가정보원에 '총선 공천 여론조사' 명목으로 10억 원을 요구해 5억 원을 받아온 적이 있다. 

당시 이를 제안한 여론조사 업체 대표는 이명박 재임 당시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한 적이 있고, "과거 정부(이명박 정부)에서도 그런 사례가 있었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法 "국정원장 특별사업비, 원장 지시·허가 없이 불출 불가"

재판부가 뇌물수수를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국고손실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이유는 청와대·국가정보원에 각각 근무했던 관계자들 간 진술이 비교적 일치했기 때문이었다.

김성호도 현재 이 때문에 국고손실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지만, 검찰 조사에서나 재판에서나 일관적으로 완강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국가정보원 관계자들은 검찰에서 "김성호의 '자금 지원' 지시가 있었다"고 일치된 진술을 했다.

▲ 김주성은 "김성호가 취임 직후 청와대를 다녀온 뒤 '청와대에서 대금 지불을 할 것이 있어 도와달라고 한다'고 말해서 2억 원을 김백준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 2억 원의 출처는 국가정보원장 특별사업비였고, 그 돈은 국가정보원장의 지시나 허가가 있어야만 사용될 수 있다. 국가정보원 관계자 대부분도 그런 진술을 했다. 

▲ 2억 원을 일컬어 "김성호의 승인 없이 불출됐다"고 볼 수도 있지만, 김성호가 나중에라도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적은 돈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 김성호는 "특별사업비가 아닌 다른 예산을 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진술했지만, 이 모는 "김주성에게 '특별사업비를 청와대에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제안한 사람은 저였다"고 진술했다.

▲ 이명박은 김주성과 독대를 한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지만,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도 검찰에 "김주성이 이명박과 독대하러 청와대에 온 사실을 기억하는 이유는 이례적이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사실 확인서를 제출했다.

▲ 이 모는 "김주성이 '오늘 대통령을 만나 상납 요구는 적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자랑삼아 이야기했다"고 진술했다.

김주성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KBS

김주성이 자신을 높이면서 이명박을 낮추는 취지의 진술을 대놓고 검찰에 남겼고, 류우익도 이명박을 불리하게 하는 취지의 사실 확인서를 제출했다. 지금 시점에서 봐도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김주성은 국가정보원과 별다른 연관이 없어 보이는 코오롱그룹 부회장 출신 구조조정 전문가였던 데다가,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은 코오롱그룹 출신이었다. 따라서 반대 여론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이 기획조정실장 임명을 강행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이어 류우익은 대통령실장(현 대통령비서실장)이었기 때문이다. 이명박의 주변 사람들 중에는 왜 이렇게 '이탈자'가 많은 것인지 의문이다. 

다음 순서로는 재판부가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이유를 살펴보려고 한다. 유죄로 인정되면 중형 선고가 불가피한 뇌물수수의 특성을 감안했는지, 재판부는 뇌물수수 관련 판단에서는 국고손실 관련 판단보다 더욱 엄격하게 사실관계를 검증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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