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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제1심 판결 분석 25] "이팔성 돈 받은 적 없다"…'이팔성 비망록'에 무너진 MB[이명박의 다스 횡령 및 탈세·뇌물수수 등 공판 31-28] MB 측 "양복은 공짜 선물…이팔성 뇌물 아냐" 부인했지만…
박형준 | 승인 2018.12.03 14:05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10월 5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도곡동 땅·다스의 실소유주"라고 판단하면서 총 16개의 공소사실 중 유죄 3개·일부 유죄 4개를 인정했다. 이어 징역 15년 형·벌금 130억 원·추징금 82억 7,070만 3,642원을 선고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명박의 제1심 판결문은 총 470쪽에 달한다. 이명박 측은 절차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이의 제기를 했기 때문에, 판결문 초반부에는 이명박 측의 절차 관련 이의 제기에 대한 판단이 주로 적혀 있다.

'이명박 제1심 판결 분석'은 절차 관련 판단을 뒤로 미루고, 일단 유·무죄 판단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 ⓒKBS

검찰은 이명박에 대해 다수의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구체적 내역은 다음과 같다.

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2007년 1월부터 2011년 2월까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11회에 걸쳐 22억 6,230만 원을 받은 뒤 우리금융지주 회장 임명 및 연임 등 부정한 처사를 함.

② 특가법상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2007년 가을부터 2008년 3~4월 경까지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2회에 걸쳐 총 4억 원을 받은 뒤 제18대 총선 비례대표 7번을 보장하는 등 부정한 처사를 함.

③ 특가법상 뇌물수수: 2007년 9월부터 11월까지,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으로부터 사업상 청탁과 관련해 5회에 걸쳐 총 5억 원을 받음

④ 특가법상 뇌물수수: 2007년 12월, 손병문 ABC상사 회장으로부터 사업상 청탁과 관련해 2회에 걸쳐 2억 원을 받음

⑤ 특가법상 뇌물수수: 2007년 12월, 지광스님(속명 '이정섭')으로부터 불교대학원 설립과 관련해 3억 원을 받음

재판부는 ①에 대해서는 일부 유죄를, ②에 대해서는 전부 유죄를, ③·④·⑤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 기사에서부터는 이팔성과의 뇌물수수 거래 의혹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을 서술하고자 한다. 이팔성과의 뇌물거래 의혹 관련 이야기는 횟수도 가장 많고 기간도 길기 때문에 수 회에 걸쳐 서술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이팔성과의 뇌물수수 거래 의혹에 대해 19억 6,230만 원에 대한 뇌물수수 혐의 유죄를 선고했고, 정치자금법 위반과 관련해서는 18억 원에 대해서만 유죄를 선고했다. 2008년 4월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진 3억 원에 대해서는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MB 측 "양복은 공짜 선물…이팔성 뇌물 아냐" 부인했지만…

제1심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이팔성은 "국회의원 공천·금융위원장·산업은행 총재·우리금융지주 회장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이명박이 대선후보·대통령 당선인이었던 2007년 7월부터 2008년 1월까지 8회에 걸쳐 16억 1,230만 원을 전달했다. 이중 1,230만 원은 고급 수제 양복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이팔성이 이명박에게 전달한 현금의 대부분은 이팔성 자신의 돈이 아닌 성동조선해양의 비자금이었다"는 사실이다. 다른 사람의 돈을 이용해 자신의 관직 진출을 시도한 흥미로운 사례라고 할 만 했다.

이팔성은 이명박의 큰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 등을 통해 관직 진출의 포부를 전달했고, 2008년 1월에는 직접 이명박을 만나 긍정적인 반응을 들을 수 있었다.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 ⓒYTN

이팔성 스스로의 주장에 따르면, 이팔성은 이명박에게 "지원한 자금 중 상당 부분은 성동조선해양에서 조달한 자금"이라고 설명한 뒤, 성동조선해양의 민원도 전달했다고 한다. 제1심 법원과 검찰은 이를 사실로 인정했다.

이명박의 대통령 취임 이후, 이팔성이 제안 받은 관직은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이었다. 하지만 이팔성은 산업은행 총재를 요구했고, 이명박 측은 여러 조율을 거쳐 금융위 관계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밀어붙였다.

이 과정에 이르기까지, 이팔성은 ▲2007년 7월부터 2008년 1월까지 김윤옥 씨를 통해 3억 1,230만 원 ▲2007년 8월부터 12월까지 이상주를 통해 8억 원 ▲2007년 12월 이상득을 통해 5억 원 등 총 16억 1,230만 원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명박 측은 제1심 재판 중 이팔성으로부터 자금을 받은 사실 일체를 부인했다. 이명박 측의 반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이명박은 이팔성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고, 이상득·이상주 등과 "이팔성으로부터 돈을 받자"는 취지의 공모를 한 사실도 없다. 

▲ 이팔성으로부터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 및 연임 청탁을 받은 적도 없고, 선임 및 연임에 관여한 적도 없다.

▲ 설령 돈이 전달됐다고 하더라도, 이팔성은 전달자에 불과할 뿐, 돈을 준 곳은 성동조선해양이다. 성동조선해양은 청탁 없이 돈만 전달했기 때문에 정치자금이 아니다.

▲ 1,230만 원 상당 양복은 양복점이 광고를 목적으로 이명박에게 무료 제공한 것이고, 의례적 선물에 불과하다.

▲ 검찰은 이명박에 대해 사전수뢰죄를 적용해 기소했지만, 이명박이 이팔성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특정된 시기는 대선 경선 후보·대선 후보·대통령 당선인이었다.

▲ 국회의원 공천은 정당의 업무고, 금융기관장 임명 및 선임은 선출 기관의 의무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직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뇌물수수의 직무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다.

▲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은 함께 성립할 수 없다. 설령 이팔성이 돈을 줬다고 하더라도, 이는 정치자금 명목으로 제공된 것이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KBS

한편, 이팔성은 평소 일정과 자신의 소회를 짧게 기록하는 등 '비망록'을 작성해 보관해 두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검찰은 이팔성으로부터 비망록을 압수해 주요 증거로 제시했고, 재판부도 이를 증거로 인정했다. 이명박에 대한 이팔성 관련 혐의 중 상당 부분에 대한 유죄 인정은 이 비망록으로부터 비롯됐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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