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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제1심 판결 분석 29] 'MB에 양복 선물' 이팔성, "MB 족속, 모두 파렴치"[이명박의 다스 횡령 및 탈세·뇌물수수 등 공판 31-31] 이명박 측 "양복점이 광고 위해 무료 제공" 法 "8벌이나 전달…무료 제공 납득 불가"
박형준 | 승인 2018.12.07 13:35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10월 5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도곡동 땅·다스의 실소유주"라고 판단하면서 총 16개의 공소사실 중 유죄 3개·일부 유죄 4개를 인정했다. 이어 징역 15년 형·벌금 130억 원·추징금 82억 7,070만 3,642원을 선고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명박의 제1심 판결문은 총 470쪽에 달한다. 이명박 측은 절차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이의 제기를 했기 때문에, 판결문 초반부에는 이명박 측의 절차 관련 이의 제기에 대한 판단이 주로 적혀 있다.

'이명박 제1심 판결 분석'은 절차 관련 판단을 뒤로 미루고, 일단 유·무죄 판단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검찰은 이명박에 대해 다수의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구체적 내역은 다음과 같다.

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2007년 1월부터 2011년 2월까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11회에 걸쳐 22억 6,230만 원을 받은 뒤 우리금융지주 회장 임명 및 연임 등 부정한 처사를 함.

② 특가법상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2007년 가을부터 2008년 3~4월 경까지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2회에 걸쳐 총 4억 원을 받은 뒤 제18대 총선 비례대표 7번을 보장하는 등 부정한 처사를 함.

③ 특가법상 뇌물수수: 2007년 9월부터 11월까지,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으로부터 사업상 청탁과 관련해 5회에 걸쳐 총 5억 원을 받음

④ 특가법상 뇌물수수: 2007년 12월, 손병문 ABC상사 회장으로부터 사업상 청탁과 관련해 2회에 걸쳐 2억 원을 받음

⑤ 특가법상 뇌물수수: 2007년 12월, 지광스님(속명 '이정섭')으로부터 불교대학원 설립과 관련해 3억 원을 받음

이명박 전 대통령 ⓒKBS

재판부는 ①에 대해서는 일부 유죄를, ②에 대해서는 전부 유죄를, ③·④·⑤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팔성과의 뇌물 거래 의혹에 대해 19억 6,230만 원에 대한 뇌물수수 혐의 유죄를 선고했고, 정치자금법 위반과 관련해서는 18억 5천만 원에 대해서만 유죄를 선고했다. 

2008년 4월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진 3억 원에 대해서는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고급 양복도 뇌물"… 이팔성 "옷값만 얼마냐. 족속들이 모두 파렴치"

"이팔성이 이명박 측에 전달했다"고 판단된 금액 중 1,230만 원은 돈이 아니라 고급 수제 양복이었다. 즉, 이팔성이 이명박에게 준 옷도 뇌물로 인정된 것이다. 옷을 맞춘 곳은 이명박이 단골인 곳이었다.

이명박 뿐만 아니라 이명박의 사위 2명에게도 전달된 것이었고, 전달된 옷은 모두 합치면 양복 7벌과 코트 1벌이었다. 사위들에게는 각각 양복 1벌씩 전달됐으니, 이명박에게 전달된 것은 양복 4벌과 코트 1벌이었다. 

이명박 측은 "이팔성과 무관하게, 양복점에서 '대통령 취임식 양복을 제작했다'는 홍보를 하기 위해 무료로 전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제시한 것은 양복점의 고객관리장부였고, "장부 중 이명박 관련 칸에는 금액이 적혀 있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명박이 그 양복점의 단골이었던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고, '대통령 취임식 양복'이라는 타이틀은 업자로서도 욕심낼 소지도 상당했기 때문에, 비교적 납득이 가능한 주장이었다. 무엇보다 이명박의 성격과 '공짜'는 상당히 잘 어울리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명박 측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서도 '뇌물수수 인정'으로 나아가는 길을 연 것은 이팔성의 비망록이었다. 이팔성은 비망록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PM 8:40분경 삼청동 안가로 향함. 김○○ Designer 등 3명 1777번 김회장 차로 사위옷 2벌. y. shirt 당선인 court, 양복 3벌(?) 등 전달 대금은 내가 내는 걸로 사모님께 말씀" - 2008. 1. 23.

"옷값만 얼마냐. 그 족속들이 모두 파렴치 인간들이다." - 2008. 3. 28.

이팔성은 비망록 내용에 대해 "'내가 돈을 내겠다'고 말하지 않았다면, 비망록에 그런 내용을 썼을 리는 없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이팔성의 비망록 내용과 진술을 모두 사실로 인정하면서, 다음과 같은 구체적 판단 근거를 제시했다.

▲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은 검찰에서 "이팔성은 이명박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때에도 그 양복점에서 양복을 맞춰준 적이 있다"며, "이명박이 대통령으로 재직했을 때에도 관저에서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이명박의 사위)를 통해 이명박의 양복을 다시 맞춰줬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 양복 디자이너 김○○도 검찰에서 "이명박이 서울시장 재직 중이었던 2003년 경, 이팔성이 이명박의 양복을 맞춰 준 것으로 알고 있다"며, "2008년 1월에는 이팔성이 '이명박의 사위들 양복을 포함한 양복 7벌과 코트 1벌을 만들어 달라'고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이어 "양복 비용은 이팔성이 계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 ⓒYTN

▲ 이팔성은 검찰에서 "양복은 1벌당 200만 원 상당이었다"고 진술했고, 실제로 2010년 8월 기준으로 그 양복점의 양복은 주로 210~350만 원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 이명박이 양복대금을 지불했다면, 이명박 측에 영수증이나 카드 전표 등이 남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명박 측은 아무런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

▲ 이명박 스스로 양복대금을 지불했다면, 이팔성이 양복 제작 과정 중 이명박의 집을 지속적으로 방문한 사실을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또한, 스스로 비망록에 "옷값만 얼마냐"라는 말을 적지도 않았을 것이다.

▲ 이명박은 2003년부터 그 양복점에서 양복을 맞춰 입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양복점이 굳이 무료로 양복을 제작해준 뒤 홍보에 이용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 설령 "'대통령 취임식 양복'임을 광고하기 위해 새로 제작해줬다"고 하더라도, 굳이 8벌이나 되는 양복과 코트를 모두 무료로 제작해주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 양복점 관계자들은 검찰의 전화 조사에서 "이팔성이 돈을 내준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가, 재판 중 "누가 비용을 냈는지 알지 못하고, (이팔성의) 메모가 있다면 그 내용이 맞을 것"이라는 취지의 확인서를 제출했다. 즉, "무료로 제작해줬다"는 진술은 전혀 하지 않았다.

▲ 고객장부에는 이명박의 이름이 'L.M.B'로 적혀 있지만, 해당 양복의 대금 지급 내역은 전혀 적혀 있지 않는다. 보안상 이유로 적지 않은 것 같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KBS

그렇다면 이팔성은 왜 "옷값만 얼마냐. 족속들이 모두 파렴치하다"고 혼자 비망록에서 원망할 지언정, 옷값까지 대신 내주는 신세를 기꺼이 감수했을까?

그리고 왜 이팔성은 이명박을 원망하는 내용의 비망록을 적었을까? 이팔성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하기까지의 과정은 꽤나 다사다난했기 때문이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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