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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제1심 판결 분석 31] MB '이팔성 뇌물' 결정적 폭탄: 인사 보좌진의 '줄줄이' 진술[이명박의 다스 횡령 및 탈세·뇌물수수 등 공판 31-33] 이명박 청와대, '이팔성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 선임' 실패 뒤 금융위에 "책임지라" 요구
박형준 | 승인 2018.12.11 14:50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10월 5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도곡동 땅·다스의 실소유주"라고 판단하면서 총 16개의 공소사실 중 유죄 3개·일부 유죄 4개를 인정했다. 이어 징역 15년 형·벌금 130억 원·추징금 82억 7,070만 3,642원을 선고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명박의 제1심 판결문은 총 470쪽에 달한다. 이명박 측은 절차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이의 제기를 했기 때문에, 판결문 초반부에는 이명박 측의 절차 관련 이의 제기에 대한 판단이 주로 적혀 있다.

'이명박 제1심 판결 분석'은 절차 관련 판단을 뒤로 미루고, 일단 유·무죄 판단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검찰은 이명박에 대해 다수의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구체적 내역은 다음과 같다.

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2007년 1월부터 2011년 2월까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11회에 걸쳐 22억 6,230만 원을 받은 뒤 우리금융지주 회장 임명 및 연임 등 부정한 처사를 함.

② 특가법상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2007년 가을부터 2008년 3~4월 경까지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2회에 걸쳐 총 4억 원을 받은 뒤 제18대 총선 비례대표 7번을 보장하는 등 부정한 처사를 함.

③ 특가법상 뇌물수수: 2007년 9월부터 11월까지,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으로부터 사업상 청탁과 관련해 5회에 걸쳐 총 5억 원을 받음

④ 특가법상 뇌물수수: 2007년 12월, 손병문 ABC상사 회장으로부터 사업상 청탁과 관련해 2회에 걸쳐 2억 원을 받음

⑤ 특가법상 뇌물수수: 2007년 12월, 지광스님(속명 '이정섭')으로부터 불교대학원 설립과 관련해 3억 원을 받음

이명박 전 대통령 ⓒKBS

재판부는 ①에 대해서는 일부 유죄를, ②에 대해서는 전부 유죄를, ③·④·⑤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팔성과의 뇌물 거래 의혹에 대해 19억 6,230만 원에 대한 뇌물수수 혐의 유죄를 선고했고, 정치자금법 위반과 관련해서는 18억 5천만 원에 대해서만 유죄를 선고했다. 

2008년 4월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진 3억 원에 대해서는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인사비서관실·금융위 前 관계자들 이구동성 "이팔성, '깜 안 된다' 소문 多"

이명박과 이팔성의 뇌물거래 의혹이 사실로 인정되려면, 청탁 관계가 입증돼야 했다. 이팔성이 이명박 측에 돈을 건넨 시기는 이명박이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즉, 사전수뢰죄와 수뢰후 부정처사죄가 인정되려면, "대가를 토대로 자금을 주고받았고, 실제로 나중에 청탁을 들어줬다"는 사실관계가 인정돼야 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팔성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되는 과정에 대통령 재임 중이었던 이명박이 개입한 사실이 입증돼야 한다. 제1심 공판 중 다뤄진 이팔성의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 관련 정황은 적나라한 '나눠먹기'의 결정판이었다.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사내 회장추천위원회의 추천 → 금융위원회의 단수 결정 → 주주총회 및 이사회 의결 등 임명 단계를 거친다. 대통령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고리는 바로 '금융위원회의 단수 결정'이었다. 회장 후보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검증도 거쳐야 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금융위 산하 공기업인 예금보험공사였다.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금융위의 정무직 인사권은 당연히 대통령에게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은 자연스레 "대통령의 권한 내 행위"로 해석된다.

재판부는 "이명박이 이팔성의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가 근거로 든 사실 관계는 제1심 공판에서 다뤄졌던 그 적나라한 나눠먹기의 요약본이나 다름없었다.

▲ 김명식 전 청와대 인사기획관은 검찰에서 "많은 관계자들이 '이팔성은 대선 당시 기여를 많이 한 공신이니 챙겨줘야 한다'고 말했다"며, "제가 받은 '대선 공신 리스트'에는 이팔성에 대해 '고대 출신·금융권 출신 기여자'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진술했다.

▲ 김명식은 "김희중 당시 청와대 제1부속실장으로부터 '이팔성 관련 사안은 대통령의 관심사안'이라고 들었다"며, "이팔성이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 선임 과정에서 낙마한 뒤로는 '큰일 났다, 이팔성에게 빨리 적당한 자리를 줘야 하는데, 첫 판부터 안 돼서 스타일도 구기도 상황이 굉장히 안 좋게 됐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진술했다.

▲ 김명식은 "이팔성이 원하는 자리는 산업은행 총재였지만, 최대한 빨리 줄 수 있는 자리가 우리금융지주 회장이었기 때문에, 이명박에게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 관련 보고를 했다"며, "인사 추천 대상이 아닌 직위에 대해 대통령에게 보고를 한 유일한 건이었다"고 진술했다.

▲ 김명식은 "이팔성이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에서 낙마한 뒤, 이명박은 '그런 것 하나 제대로 못 하느냐'는 눈치를 주는 느낌이었다"며, "이명박에게 '이팔성의 평이 좋지 않다'는 보고를 했지만, 이명박은 '응'이라고 대답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고 진술했다.

▲ 김명식은 "이명박의 반응은 '추진하라'는 뜻이었고, 이후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추진했다"며, "이명박이 '추진'을 지시한 것은 분명하다"고 진술했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KBS

▲ 이상휘 전 청와대 인사비서관실 행정관은 "이팔성이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 직에서 떨어진 뒤, 청와대에서는 '이팔성은 공신이니 어떤 식으로든 자리를 마련해야 되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진술했다.

▲ 이상휘는 "대통령 부속실(제1부속실)에서는 인사에 관심을 안 가지는 편이지만, 부속실에서 인사에 관심을 가진 유일한 사례는 이팔성이었다"며, "그만큼 이명박이 이팔성을 챙긴 것"이라고 진술했다.

▲ 임승태 전 금융위 사무처장은 "이팔성이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이 되는 데에 실패하는 등 '청와대의 오더'가 연이어 실패해서 이창용 당시 부위원장은 청와대에서 엄청 깨지고 돌아왔다"고 진술했다.

▲ 임승태는  "당시 금융위는 청와대로부터 완전히 찍혔고, 인사비서관실로부터 '이창용·저·김영모 당시 총무과장 중 1명은 물러나라'는 요구를 받은 뒤, 변호사 자격이 있는 김영모가 사퇴했다"고 진술했다.

▲ 임승태는 "청와대 인사비서관실에서는 금융위원회에 '이팔성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하라'는 오더를 분명히 내렸다"며, "당시 청와대가 금융위원회를 신뢰하지 않았기 때문에 예금보험공사에 직접 오더를 내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술했다.

▲ 이승균 전 청와대 인사비서관실 행정관은 "금융위에 '이창용·임승태·김영모 중 1명은 나가라'는 지시를 전달한 사람은 제가 맞는다"며, "청와대의 첫 인사가 어긋나 분위기 안 좋았고, 눈치가 보여 말한 것일 뿐, 누가 지시를 한 것은 아니"라고 진술했다.

▲ 이승균은 "청와대 인사추천위원회에서는 우리금융지주 회장 1순위 후보로 이팔성을 결정했고, 김명식은 이명박에게 보고해서 낙점을 받아 저에게 알려줬다"고 진술했다.

▲ 이상휘·이승균은 "이팔성에 대해서는 '깜이 안 된다' '왜 이런 사람을 챙겨야 하느냐'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진술했고, 임승태는 "이팔성은 청와대에서 밀지 않았더라면, 업계에서 인사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운 사람이었다"고 진술했다.

▲ 김영모는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은 관례적으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가 관여했다"며, "금융위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이 모태였기 때문에 금융위에서 증권선물거래소에 '이팔성 이사장 선임'이라는 청와대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 김영모는 "이팔성이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이 되는 데에 실패한 뒤 '책임을 지라'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에, 청와대가 '이팔성 선임'을 지시한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라고 진술했다.

▲ 김영모는 "당시 금융위에서조차도 이팔성을 몰랐을 정도로 이팔성은 경력이 부족했고, 증권선물거래소에서도 '이팔성 선임'에 반발해 사외이사들이 이팔성이 아닌 다른 사람을 이사장으로 선임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

김명식의 검찰 진술이 공개됐을 당시, 기자는 "이명박 측이 적어도 이팔성이 보낸 자금과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의 상관관계를 반박하기에는 어려워졌다"고 판단했다. 이명박의 인사정책을 직접 보좌하는 사람이 저런 진술을 했는데, 누가 이를 반박할 수 있겠는가. 

진술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어쨌거나 '증거 사용'에 모두 동의한 사람은 다름 아닌 이명박 자신인 이상 부질없는 의문이 된 측면도 있다.

재판부는 관계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 이승균은 당시 4급 행정관에 불과했기 때문에 차관급이었던 이창용·2급이었던 임승태·3급이었던 김영모에게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는 것은 경험칙에 현저히 반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금융지주 회장 관련 사안은 김명식이나 휘하 행정관에 의해 결정될 수 있는 직위가 아니다.

▲ 이팔성은 증권사 대표이사를 재직한 경력이 있을 뿐이라서 "우리금융지주 회장 직에 걸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대다수였던 것으로 보인다. 

▲ 김명식도 "이팔성의 경력으로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되는 것은 파격적이었다"며, "이명박에게 '이팔성에 대한 평이 좋지 않으니, 말은 좀 있을 것 같다'고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 위와 같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김명식과 휘하 행정관들이 자의적으로 이팔성을 추천한 것이라면, 이명박은 승인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KBS

▲ 김희중은 "이명박에게 이팔성의 인사 관련 사항을 2회 정도 건의했고, 이명박은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였다"고 진술했다. 즉, 이명박에게는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팔성에게 원하는 자리를 줘야 하는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수뢰 후 부정처사죄에서 말하는 '부정한 행위'에는 직무행위의 절차가 부정한 경우도 포함된다.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회장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비롯한 민주적 절차를 거쳐 공정하게 선임돼야 한다. 하지만 이명박은 시작 단계에서부터 이팔성을 회장으로 내정해 영향력을 행사했다.

너무 많은 흔적을 남긴 것으로 보건대, 이명박으로서는 제1심 유죄 선고 이후 "내게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어 보인다. 이중 김명식은 이명박의 지금거리에서 직접 인사정책을 보좌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검찰에 모조리 '실토'한 것도 매우 의미심장하다. 

이명박 측이 한두 명도 아닌 족히 50명은 넘는 '등 돌린 사람들'과 관련해 항소심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해진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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