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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제1심 판결 분석 32] 이명박 발목 잡은 한 마디 "옷값만 얼마냐. 족속들이 파렴치"[이명박의 다스 횡령 및 탈세·뇌물수수 등 공판 31-34] 法 "뇌물·정치자금법 위반 동시 성립 가능"…"정치자금 불과" 이명박 측 주장 반박
박형준 | 승인 2018.12.12 13:05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10월 5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도곡동 땅·다스의 실소유주"라고 판단하면서 총 16개의 공소사실 중 유죄 3개·일부 유죄 4개를 인정했다. 이어 징역 15년 형·벌금 130억 원·추징금 82억 7,070만 3,642원을 선고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명박의 제1심 판결문은 총 470쪽에 달한다. 이명박 측은 절차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이의 제기를 했기 때문에, 판결문 초반부에는 이명박 측의 절차 관련 이의 제기에 대한 판단이 주로 적혀 있다.

'이명박 제1심 판결 분석'은 절차 관련 판단을 뒤로 미루고, 일단 유·무죄 판단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검찰은 이명박에 대해 다수의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구체적 내역은 다음과 같다.

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2007년 1월부터 2011년 2월까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11회에 걸쳐 22억 6,230만 원을 받은 뒤 우리금융지주 회장 임명 및 연임 등 부정한 처사를 함.

② 특가법상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2007년 가을부터 2008년 3~4월 경까지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2회에 걸쳐 총 4억 원을 받은 뒤 제18대 총선 비례대표 7번을 보장하는 등 부정한 처사를 함.

③ 특가법상 뇌물수수: 2007년 9월부터 11월까지,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으로부터 사업상 청탁과 관련해 5회에 걸쳐 총 5억 원을 받음

④ 특가법상 뇌물수수: 2007년 12월, 손병문 ABC상사 회장으로부터 사업상 청탁과 관련해 2회에 걸쳐 2억 원을 받음

⑤ 특가법상 뇌물수수: 2007년 12월, 지광스님(속명 '이정섭')으로부터 불교대학원 설립과 관련해 3억 원을 받음

이명박 전 대통령 ⓒKBS

재판부는 ①에 대해서는 일부 유죄를, ②에 대해서는 전부 유죄를, ③·④·⑤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팔성과의 뇌물 거래 의혹에 대해 19억 6,230만 원에 대한 뇌물수수 혐의 유죄를 선고했고, 정치자금법 위반과 관련해서는 18억 5천만 원에 대해서만 유죄를 선고했다. 

2008년 4월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진 3억 원에 대해서는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명박 발목 잡은 한 마디 "옷값만 얼마냐. 족속들이 파렴치"

이팔성이 대통령 취임을 앞둔 이명박에게 고급 수제 양복 5벌과 코트 1벌을 사 줬고, 이명박의 사위 2명에도 각각 양복 1벌씩을 선물했다. 액수의 총합은 1,230만 원에 달했다.

이명박 측은 옷들에 대해 "양복점에서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우리 양복을 입었다'는 홍보를 하기 위해 무료로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뇌물로 판단했다. 

이팔성이 자신의 관직 진출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자, 2008년 3월 28일자 비망록에 "옷값만 얼마냐. 그 족속들이 모두 파렴치 인간들이다"고 적은 것도 증거 중 하나가 됐다.

재판부가 1,230만 원 상당 옷을 뇌물로 판단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 이명박은 이팔성보다 나이가 많고, 이팔성이 이명박으로부터 받은 것이 있어서 그를 갚기 위해 옷을 선물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후 이명박이 이팔성에게 선물 등을 준 정황도 없다.

▲ 이팔성은 2007년부터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상주 삼성전자 전무에게 인사 관련 청탁을 했고, 옷을 선물한 시기는 이팔성에 대한 인사가 논의되던 중이었다.

▲ 대통령 취임식을 위한 선물이었다면, 1~2벌만 사 줬다면 충분하다. 하지만 이팔성은 이명박에게 6벌을 선물했고, 사위들에게도 각각 1벌씩 사줬다. 특히 이명박의 둘째 사위 최의근 서울대 의대 교수는 이팔성과 아무런 친분이 없다.

▲ 1,230만 원은 선물이라고 보기에는 액수가 너무 크다. 또한, 이팔성은 자신의 인사 관련 조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비망록에 "옷값만 얼마냐"라는 말을 적었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KBS

기자가 이명박의 재판 전반에 걸쳐 가장 강렬하게 기억하는 한 마디는 바로 "옷값만 얼마냐. 그 족속들이 모두 파렴치 인간들이다"였다. 진솔한 감정 표현이기에 더욱 와 닿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한편, 이명박 측은 이팔성이 전달한 자금들에 대해 "정치자금에 불과할 뿐, 뇌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런 정황과 관련해, 대법원은 "정치인에 건네진 자금이 '정치활동 지원' 의도와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 의도를 모두 가지고 있다면 뇌물로도 인정된다"는 취지의 판시[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21536, 판결]와 "정치자금이 뇌물로 공여되면 정치자금법 위반죄와 뇌물수수죄가 모두 성립될 수 있다"는 취지의 판시[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1도12642, 판결]를 한 적이 있다.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이명박은 인사 청탁 대가로 이팔성으로부터 돈을 받았기 때문에 뇌물임이 명백하다"면서, "정치자금에 불과하다"는 이명박 측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명박 측은 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듯한 취지의 주장을 했을까? 정치자금법 위반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라서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기 때문이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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