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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큰딸 부부를 항소심 증인으로 불러야 하는 이유[이명박의 다스 횡령 및 탈세·뇌물수수 등 공판 31-36] 측근 탓 앞서 자기 딸부터 불러야 하는 이유: '이팔성 뇌물' 결정적 진술 남긴 MB 큰딸 부부
박형준 | 승인 2018.12.17 13:25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김인겸)는 1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주 의혹·각종 뇌물수수 의혹 등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이명박 측이 총 22명의 증인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고, 검찰은 이명박 측의 증인 신청을 반대했다. 

또한, 재판부도 "이 증인들을 다 채택하면 이명박의 구속 기한 내 재판을 종결하기 어렵다"면서 "여러 사정을 종합 고려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증인신문 계획서를 다시 제출해 달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 ⓒKBS

재판부로서는 표현은 안 해도 황당해 할 가능성이 있다. 제1심 재판에서는 자신들이 참고인들의 진술조서를 모두 동의해 놓고, 이제 와서 22명이나 되는 증인을 신청하면 '놀리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남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제 와서 옛 측근들의 진술상 허점을 찾겠다는 등 반응을 보이는 것도 회의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아울러 옛 측근들이 법정에 와서도 전혀 굴하지 않고 진술을 유지할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이팔성 뇌물' 꼼꼼하게 입증한 MB 맏사위, 남편 도운 MB 큰딸

이명박의 큰딸 주연 씨와 맏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는 이명박의 혐의 일부 입증과 관련해 결정적인 진술을 남긴 사람들이었다.

이상주는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건넨 돈을 3회에 걸쳐 각각 이명박의 아내 김윤옥 씨와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에게 '배달'한 전력이 있다. 이중 이상득에게 전달한 '뇌물 배달'에는 이주연도 참여했다. 

엄밀히 말해, 뇌물수수 방조 혐의로 부부가 나란히 기소될 사안이었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도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와 각종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해 '배달'을 맡았다가 뇌물수수 방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적이 있다.

이상주와 이주연은 각각 장인어른이자 아버지인 이명박의 혐의에 대해 어떤 진술을 남겼을까? 그들의 진술은 다음과 같다.

이상주 ①: 2007년 7월 29일, 처갓집에 있었을 때, 이팔성의 전화가 와서 나갔더니, 이팔성은 '돈이 든 쇼핑백'을 전달하면서 "장모님께 전달해 달라"고 말했다. 당시 장모님이 안 계셨기 때문에, 장모님의 수행비서에게 "이팔성이 가지고 온 것이니 어머님께 전해 달라"고 말하면서 전달했다.

이상주 ②: 2007년 상반기, 장인어른께 "선거 관련해 여러 사람들이 접근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여쭤봤더니, 장인어른은 "나는 선거 때문에 바쁘니 그런 사람은 나 대신 부의장에게 소개시켜 줘주거나 상의하라"고 하셨다. 당시 저는 자금 관련 문제에 대해서도 상의 드린 것이었기 때문에, 장인어른도 '자금 문제'를 포함한 취지에서 이상득을 언급한 것이라고 이해한다.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 ⓒKBS

이상주 ③: 장인어른은 이상득을 많이 의지하면서 도움을 받았다. 명절 등 가족 모임에서, 장인어른과 이상득은 서로 낮은 목소리로 긴밀히 협의하거나 따로 방에 들어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상주 ④: 장인어른의 대통령 당선 이후, 이팔성은 금융감독원장이나 은행장 자리를 구체적으로 부탁했다. 그래서 장인어른께 이팔성을 돕는 취지의 말씀을 에둘러 드렸으니, 그 정도면 장인어른도 무슨 말인지 아셨을 것이다.

이상주 ⑤ 2010년 12월 16일, 이팔성으로부터 (현금 1억 원이 든) 루이비통 가방을 받았다. 저는 가방 채로 아내를 통해 장모님께 전달했고, 아내에게는 "이팔성이 준 선물이니 어머님께 잘 전달해 드리라"고 말했다.

이상주 ⑥: 2011년 1월 25일, 이팔성으로부터 1억 원을 받은 뒤 아내와 함께 이상득의 집으로 갔다. 저는 차량에서 내리지 않았고, 아내가 내려서 전달했다.

이상주 ⑦: 이팔성으로부터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임 관련 부탁을 들은 뒤, 장인어른·이상득에게 관련 이야기를 전달했던 적이 있다.

이주연: 2011년 1월 25일, 정확한 상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남편이 "부의장께 전할 것이 있으니 같이 가자"고 해서, 큰아버지의 집으로 갔다. 저는 남편이 시키는 대로 현관 앞에 '선물'을 두면서 큰아버지께 "남편이 '이 회장이 전해 달라고 한 것'이라고 했습니다"라는 말씀을 드린 뒤 나왔다.

확인할 수 있듯이, 이명박의 큰딸 부부는 이명박의 뇌물수수 혐의 입증에 결정적인 진술을 남겼다. ▲돈을 받아 전달한 사실 ▲이명박과 공모한 사실 ▲이팔성의 청탁을 전달한 사실 등 뇌물수수 입증에 필요한 모든 부분에 걸쳐 진술을 남긴 것이다.

그렇다면, 이상주·이주연은 왜 이런 진술을 남겼을까? 검찰은 올해 2~3월에 걸쳐 이상주를 조사하면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했다. 비슷한 행위를 한 김백준이 뇌물수수 방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상주를 같은 혐의로 구속 기소한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상주는 구속되기는커녕 기소 자체가 진행되지 않았다. 특히 의미심장한 부분은 이주연이 남편을 돕기 위해 아버지를 낭떠러지로 밀었던 것이다. "아버지는 어쩔 수 없지만, 남편은 살려야겠다"는 취지의 개연성이 느껴진다면, 지나친 것일까.

큰딸 부부 제외한 증인 신청: "자식 간수부터 잘 하라" 비난 들을 가능성

그렇기 때문에 "22명을 증인으로 부른다"는 이명박 측 발상은 상당히 속이 보이는 좋지 않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기자가 그 22명 중 1명이었다면, 이명박 측에 "웃기지 말고 네 큰딸과 사위부터 증인으로 불러보라"거나 "나를 비난하기에 앞서 자식 간수부터 잘 하라"는 반응을 보일 것 같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KBS

이상주·이주연 부부가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 진술을 '사실'로 인정한다면, 그야말로 '가관'인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반면, 부인할 경우에는 검찰이 이상주·이주연 부부에 대해 강경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같은 혐의를 받았던 김백준은 구속 기소된 적이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제1심에서 스스로 선택해 진행하지 않은 증인신문을 항소심에서 무더기로 진행할 정당성을 입증하려면, 딸과 사위부터 증인으로 부르는 것이 옳아 보인다. 보는 사람이야 돈 주고도 못 볼 구경을 하게 되는 셈이고, 전직 대통령으로서 그만한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쉽지 않으니, 이 역시 좋은 일은 아닐까.

자기 자식에게 시키고 싶지 않은 일은, 남에게도 요구하지 않아야 옳다. 김백준을 치매 환자로 몰아가면서 재판부에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요구하는 등 전직 대통령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체통은 이미 제1심에서 충분히 다 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도 버릴 체통이 남아있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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