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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제1심 판결 분석 34] 法, "옷값은 정치자금 아냐…'이팔성 양복' 정치자금법 위반 무죄"[이명박의 다스 횡령 및 탈세·뇌물수수 등 공판 31-36] "이명박에 사전수뢰죄 적용 가능한 시점,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3주 전"
박형준 | 승인 2018.12.18 15:05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10월 5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도곡동 땅·다스의 실소유주"라고 판단하면서 총 16개의 공소사실 중 유죄 3개·일부 유죄 4개를 인정했다. 이어 징역 15년 형·벌금 130억 원·추징금 82억 7,070만 3,642원을 선고했다. (이하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명박의 제1심 판결문은 총 470쪽에 달한다. 이명박 측은 절차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이의 제기를 했기 때문에, 판결문 초반부에는 이명박 측의 절차 관련 이의 제기에 대한 판단이 주로 적혀 있다.

'이명박 제1심 판결 분석'은 절차 관련 판단을 뒤로 미루고, 일단 유·무죄 판단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검찰은 이명박에 대해 다수의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구체적 내역은 다음과 같다.

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2007년 1월부터 2011년 2월까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11회에 걸쳐 22억 6,230만 원을 받은 뒤 우리금융지주 회장 임명 및 연임 등 부정한 처사를 함.

② 특가법상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2007년 가을부터 2008년 3~4월 경까지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2회에 걸쳐 총 4억 원을 받은 뒤 제18대 총선 비례대표 7번을 보장하는 등 부정한 처사를 함.

③ 특가법상 뇌물수수: 2007년 9월부터 11월까지,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으로부터 사업상 청탁과 관련해 5회에 걸쳐 총 5억 원을 받음

④ 특가법상 뇌물수수: 2007년 12월, 손병문 ABC상사 회장으로부터 사업상 청탁과 관련해 2회에 걸쳐 2억 원을 받음

⑤ 특가법상 뇌물수수: 2007년 12월, 지광스님(속명 '이정섭')으로부터 불교대학원 설립과 관련해 3억 원을 받음

이명박 전 대통령 ⓒKBS

재판부는 ①에 대해서는 일부 유죄를, ②에 대해서는 전부 유죄를, ③·④·⑤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팔성과의 뇌물 거래 의혹 중 3억 5천만 원에 대해서는 뇌물수수 혐의 무죄를 선고했고, 3억 1,230만 원에 대해서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무죄를 선고했다. 이중 3억 원은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모두 무죄였다. 

사안별로 살펴본다면, ▲2007년 1월 24일 전달된 5천만 원은 뇌물수수 혐의 무죄 ▲2008년 1월 23일 전달된 옷들의 가격 1,230만 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무죄 ▲2008년 4월 4일 전달된 3억 원은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모두 무죄였다.

法, "옷값은 정치자금 아냐…'이팔성 양복' 정치자금법 위반 무죄" 

검찰에 따르면, 이팔성은 2007년 1월 24일 이명박의 집을 방문해서 이명박의 아내 김윤옥 씨를 거쳐 '국회의원 공천·주요 금융 관련 기관장 임명'을 청탁하면서 5천만 원을 전달했다.

검찰이 이에 적용한 혐의는 사전수뢰죄였다. 재판부가 이 정황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이유는 어렵지 않다. 

이명박의 대권이 본격적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기 시작한 시점은 아무리 빨리 잡아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승리'라고 봐야 옳을 것이다. 이명박이 박근혜를 상대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날은 2007년 8월 20일이었다.

이명박이 여론으로부터 주목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반드시 당내 경선을 통과해야 했고, 당내 유력주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야말로 이명박의 당시 숙적이었기 때문이다.

사전수뢰죄가 성립되려면 '공무원이 될 자'여야 한다.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 정도로는 '공무원이 될 자'라고 보기 어렵다. 적어도 '당선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대선후보' 정도는 돼야 할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2007년 7월 29일 전달된 5천만 원부터 뇌물수수 유죄를 인정했다. '대선후보 경선 3주 전'도 '공무원이 될 자'로 판단할 수 있는 기간으로 잡은 것이다. 

재판부로서는 '경선 승리에 근접한 시점에 전달된 자금'이라는 측면에서 유죄를 인정한 것 같다. 하지만 기준이 불명확하기 때문에 이명박 측은 항소심에서 강경하게 항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항소심에서 결과가 바뀔 소지도 있어 보인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KBS

아울러 옷값 1,230만 원은 상식적으로 '정치자금'이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많았다. 검찰은 옷과 관련해 "전업 정치인으로서 상시 정치활동을 할 대통령당선인 혹은 대통령이 외부 일정에서 입고 다닐 물건"이라는 취지에서 '정치활동'과의 관련성을 주장했다. 이팔성이 선물한 옷은 '대통령취임식 양복'이었다는 사실을 토대로 한 주장이었다.

재판부는 "옷도 정치자금이냐"는 명제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근거들을 토대로, "정치자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 대통령 취임식이나 각종 외부 활동에서 입는 옷이 "권력의 획득·유지를 둘러싼 투쟁과 권력을 행사하는 활동"을 위해 제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 "양복이 '정치인으로서 이미지 향상'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를 정치자금으로 해석하면 정치인의 모든 의식주 관련 물건이나 지출경비까지 정치자금의 영역에 들어가게 된다.

▲ 정형화·객관화할 수 없는 사실상의 효과를 기준으로 해서 정치자금의 의미를 파악해서는 안 된다. 

▲ 아울러 '정치활동' '정치자금'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해석하면서 정치인의 개인적 용도를 위해 받은 물건들까지 '정치활동을 위한 금품'으로 볼 경우, 정치자금으로 개인적인 물건들을 구입하는 것도 적법한 정치활동 소요 경비 지출에 해당되는 위험이 초래된다.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 ⓒKBS

이상득·이명박 형제는 훤칠한 체구 덕분에 '슈트핏'이 잘 받쳐주는 정치인 형제로 유명하기는 했다. 하지만 '슈트핏'이 잘 받쳐준다는 것은 부수적인 영역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옷값도 정치자금 영역에 넣으면, 의식주 관련 모든 지출이 정치자금인 것이냐" "옷값도 정치자금의 영역에 넣으면, 정치자금을 정치활동이 아닌 의식주에 사용해도 적법한 지출이라고 우길 수 있다" 등 재판부의 지적은 매우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 

기자는 이명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검찰의 이런 논리까지 동조할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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