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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준 치매설' 제기한 MB, 자신의 주민번호 '깜빡'[이명박의 다스 횡령 및 탈세·뇌물수수 등 공판 32-1] 檢, 제1심 무죄 부분 관련 전 방위적 항소이유 발표했지만…
박형준 | 승인 2019.01.02 20:45

자신의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말 못한 이명박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김인겸)는 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등 혐의 항소심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명박은 2018년 10월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에서 징역 15년 형·벌금 130억 원·82억 7,070만 3,643원 추징을 선고 받았다.

검찰로서는 "이명박은 다스 실소유주"라고 인정된 선고를 받아내는 성과를 올렸지만, 개인 뇌물수수 중 상당 부분이 인정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영포빌딩 내 대통령기록물 유출 및 은닉과 관련해서는 압수수색 절차상 위법을 지적 받으면서 공소기각 선고를 받는 수모를 겪었고,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와 관련해서는 뇌물수수 주장이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조영철)에서는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 국고손실 혐의 무죄를 선고함에 따라, 이에 대해서도 주장을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발생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KBS

이명박 측은 "이명박은 다스 실소유주"라고 인정된 제1심 선고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다스에 제공한 미국 민사소송 비용과 관련해 약 59억 원의 뇌물수수가 인정되는 치명상을 입었다. 

검찰이 인정받지 못한 부분이 '자존심' 문제라면, 이명박은 다스 비자금 240억 원 조성·삼성전자로부터의 뇌물수수 59억 원 등 형량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과 관련해 직격탄을 입었다. 위에 언급했듯이, 이명박은 징역 15년 형이라는 중형을 선고 받았다.

그래서였을까? 이명박 측은 제1심에서 전혀 부르지 않았던 증인을 항소심에서 대거 신청하는 모순적 행동을 했다. 현실적으로, 항소심에 와서 이런 행동을 하면 항소심 재판부에게 안 좋은 인상을 줄 가능성이 발생한다. 

"제1심에서 증인 신청을 하지 않은 것은 네가 아니었느냐"는 지적이 작정하고 들어오면, 할 말이 없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 이명박 측의 항소심 증인 대거 신청을 접한 뒤, 기자는 "역시 이명박답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명박은 정치 활동을 하던 시절 내내 거시적 안목에서 낙제에 가까운 면모를 보였다. 대통령 재임 중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여론의 감정적 부분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과 즐겁게 웃어가면서 골프 카트를 탑승했던 모습은 그 대표적 사례다.

이학수 전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장·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 항소심에서 선정된 증인들은 상당수 70대 노령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술이 오락가락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명박 측은 이를 구체적으로 파고들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역으로 이명박 측에 대해"그렇다면 이명박의 기억력은 멀쩡한 것이냐"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는 우려를 남긴다. 이명박도 만 77세의 고령이기 때문이고, 실제로 이명박은 이날 인정신문에서 자신의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기억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기자는 제1심에서 김백준에 대해 치매 가능성을 거론하는 이명박 측에 대해 "당신들의 의뢰인의 정신건강부터 챙기라"는 냉소를 내뱉었던 것이다. 김백준은 이명박보다 불과 1세 많을 뿐이기 때문이다. 

"김백준은 치매이기 때문에 김백준의 주장을 신뢰할 수 없지만, 자신의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기억 못하는 이명박의 주장을 믿으라"고 하는 것은 해도 너무한 주장이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길 바란다. 

김백준의 치매 가능성 이전에 이명박의 정신건강, 나아가 심지어 딸과 사위까지 아버지에게 불리한 진술을 실토하는 이명박의 인간관계부터 걱정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딸조차도 감싸주지 않는 이명박을 제3자들이 감싸주길 바라는 것은 과도한 바람이 아닐까.

檢 "이명박, 다스 실소유주로서 비자금 조성·법인세 탈세 주도"

이날 공판기일에서는 양측의 항소이유 발표가 진행됐다. 다음은 검찰의 항소이유 핵심 요지다.

▲ 다스는 3개의 가공업체를 통해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비자금 77억 원을 조성했지만,  제1심 재판부는 일부 당사자들의 진술 신빙성을 문제 삼아 무죄를 선고했다.

▲ 또한, 김성우 전 다스 대표·권승호 전 다스 전무·이영배 전 금강 대표는 "이명박에게 비자금 총액을 대면 보고했고, 이명박은 허위세금계산서 금액과 김성우가 보고한 금액을 크로스체크했다"고 진술했다. 제1심은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

(※ 기자 주: 검찰은 약 339억 원을 비자금 조성액수라고 주장했지만, 제1심 재판부는 약 241억 원만을 인정했다. 97억 원에 대해서는 "이명박과 무관한, 김성우·권승호의 횡령액"이라고 판단했다.)

▲ 횡령금 115억 원을 돌려받은 뒤 해외미수채권 회수로 허위 처리한 부분에 대해 공소시효 도과를 이유로 면소 판결한 부분도 부당하다. 

▲ 손해배상채권은 실질적인 자산가치평가가 곤란하고 인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인식한 2008년도에 귀속시켜야 한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KBS

▲ 김백준 등 청와대 관계자들이 다스의 미국 내 민사소송에 개입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명박의 정치적 입지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다스의 승소가 필요했다"는 당시 상황을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주요 국정현안에 대한 검토를 지시할 수 있는 대통령의 직무권한과 관련이 있다.

▲ 김백준 등은 이명박과의 사적 인연 때문에 다스의 미국 내 민사소송에 개입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개입한 것이다. 

▲ 또한, 김백준은 김재수 당시 LA총영사·양흥수 당시 법무비서관실 행정관에게 관련 검토를 지시하는 등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 이명박 → 김백준 등 순차 지시에 따른 직권남용 유죄가 인정돼야 한다.

▲ 김백준은 故 김재정 씨의 상속재산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실 공무원을 조직적으로 동원해 검토를 총괄했다. 이명박은 대통령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가탁해 이를 지시했거나, 최소한 용인했다.

▲ 다스가 이명박의 대통령 취임 전인 2007년 11월부터 2008년 3월까지 받은 약 62만 5천만 원과 관련해, 이명박은 삼성그룹의 현안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무죄 선고는 부당하다.

▲ 삼성그룹과 다스는 2007년 10월부터 소송비용 관련 논의를 했고, 이명박은 미국 민사소송 제1심 패소 이후 김성우를 질책한 적도 있었다. 

▲ 김백준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와 관련해 가족의 설득에 응해 사실을 진술했고, 이는 모두 사실로 확인됐던 바 있다.

▲ 대통령은 헌법과 국가정보원법에 따라 국가정보원에 대해 막강한 권한을 갖기 때문에 "직무관련성이 없어 뇌물수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제1심 판결은 인정할 수 없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KBS

▲ 이 밖에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과 관련한 각종 뇌물수수도 "이명박이 뇌물공여자들의 원하는 바를 알고 있었다"고 볼 정황이 많기 때문에 유죄를 인정해야 한다.

▲ 대통령기록물 유출과 관련해, 제1심은 "공소장에 문건의 내용을 나열하면서 인용하는 등 공소장 일본주의에 위배된다"는 취지로 공소기각 판결을 했다. 

▲ 하지만 검찰로서는 공소사실을 특정하기 위해 유출된 문건을 반드시 적어야 했다. 그래서 문건의 제목을 적었을 뿐이다. 이를 두고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라고 할 수는 없다.

▲ 이명박에게 선고할 수 있는 형의 범위는 징역 10~45년이다. 그렇기 때문에 15년 형 선고는 그 중간에도 못 미쳐서 부당한 형량이다.

검찰이 과연 제1심 재판부의 판결을 뒤집을 만한 항소이유를 제시한 것인지는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검찰로서는 향후 제1심 유죄를 '수성'하면서 무죄 선고 부분을 뒤집으려면 증인신문 등 과정에서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곧이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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