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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영역으로 구분된 임종헌의 공소사실 30여 개[임종헌의 사법농단 혐의 분석 ④] 임종헌 공소장: 양승태 코트 6년에 대한 전 방위적인 고찰
박형준 | 승인 2019.01.11 14:10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총 30여 개가 넘는 공소사실이 적용돼 구속 기소됐다. 공소사실의 수로 따지면, 박근혜 전 대통령·최순실 씨의 공소사실 수보다 더 많다. 게다가 '재판을 재판해야 하는' 상당수 공소사실의 특성상 복잡함과 난이도도 박근혜·최순실 재판 못지않다.

검찰은 임종헌의 공소사실을 '사법행정권의 남용'이라고 이름 지은 뒤 ▲상고법원 추진 등 법원의 위상 강화 및 이익 도모 ▲ 대내외적 비판세력 탄압 ▲부당한 조직 보호 및 불법 예산 편성 집행 등 3개의 영역으로 범주화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KBS

임종헌의 공소사실은 11일 오후 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롯해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의 피의사실과 대부분 겹친다. 그렇기 때문에 그 범주의 정의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1. 상고법원 추진 등 법원의 위상 강화 및 이익 도모

검찰은 양승태 재임 당시 법원행정처의 거시적 목표를 ▲정책법원으로서의 대법원의 역할 강화 ▲법원 위상 강화 ▲법원 조직 이익 도모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추진된 각론은 ▲최우선 정책 '상고법원' 입법화 ▲법관 해외파견 확대 ▲이익 도모를 위한 각종 정책 추진이었다.

검찰이 규정한,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입법화를 추진하기 위해 사법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추진한 과정"은 다음과 같다.

▲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와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한 로비 활동 차원에서, 각종 재판에 개입해 재판부의 심증 및 결론 등을 확인했고, 재판의 절차·내용·결과 등에 관여했다.

▲ 헌법재판소에 파견 간 법관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동향 및 주요 결정 내용 등 내부 정보를 사전에 얻었다.

▲ 박한철 당시 헌법재판소장을 비판하는 취지의 기사 초안을 직접 작성해 법률신문에 전달해 보도되게 했다.

[※ 기자 주: 해당 보도(링크 클릭)는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법률신문은 대필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 헌법재판소의 한정위헌 결정 및 통합진보당 위헌정당해산심판 결정과 관련 있는 일선 법원의 재판 절차·내용·결과 등에 관여해 헌법재판소를 견제하려고 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경쟁 관계에 있기는 하지만, "판사를 제임스 본드로 만들어가면서까지 헌법재판소를 견제하려고 했다"는 검찰의 수사 결과는 세간에 큰 충격을 줬다.

이 외에도 재판 개입·헌재 견제 정황은 대단히 광범위하다. 이는 추후 각론별로 자세히 서술할 예정이다.

2. 대내외적 비판세력 탄압

'대내적 비판세력 탄압'은 양승태 체제에 대해 비판적인 법관들에 대한 탄압 시도를 말하고, '대외적 비판세력 탄압'은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 대한 탄압 시도를 말한다.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 ⓒKBS

검찰이 짚은 '대내적 비판세력 탄압'의 양상은 다음과 같다.

▲ 법원행정처는 일선 법관이 대법원장의 인사권을 비롯한 사법행정권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 방침·정책을 비판·반대하거나, 대법원의 입장에 반하는 '튀는 판결'을 하는 법관들의 성향이나 활동을 사찰했으며, 징계도 검토했다.

▲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 선거에 개입해 특정 성향의 법관이 회장이 되지 못하도록 했다.

(※ 기자 주: 법원조직법 제9조의2·판사회의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판사회의는 '사법행정에 대한 자문기관'이다.)

▲ 사법행정위원회에 참여하는 법관 위원의 추천에 관여해 특정 법관이 위원이 될 수 있도록 했다.

(※ 기자 주: 사법행정위원회는, 사법행정에 관한 주요 정책결정 과정에서 법관들의 사법행정 참여를 제도화할 목적에서, 사법행정의 주요 영역에 관하여 각급 법원 소속 법관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말한다. 설치 주체는 법원행정처다.)

▲ 국제인권법연구회 내 소모임 '인권보장을 위한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이 2015년 7월부터 상고법원 등 사법행정 정책을 비판하자, 법원행정처는 인사모의 동향·구성원의 성향을 파악하면서 와해를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구상했다.

▲ 2017년 2월에는 그 로드맵에 따라 인사모를 와해하고 국제인권법연구회를 위축시키기 위해 '판사의 연구모임 중복가입 해소' 조치를 전격 시행했다.

▲ 대한변협 및 회장들이 상고법원에 반대하자, 대한변협 주관 법률구조 예산지원 중단·대법원 외부행사에 대한변협 초청 중단·대한변협 초청행사 불참·변호사평가제 도입·대한변협신문 광고게재 중단·형사사건 성공보수 규제 등 대한변협 압박 방안을 검토해 시행했다.

3. 부당한 조직 보호 및 불법 예산 편성 집행

사법농단 사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거론된 법원 구성원들의 비리는 ▲문상배 전 부산고법 판사의 '스폰서 판사' 의혹 ▲김수천 인천지법 부장판사 등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된 판사들의 비리 ▲서울서부지법 집행관 관련 비리 등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양승태 코트(court)'의 법원행정처는 대응 방안으로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했다.

▲ 비리 의혹 축소·은폐를 시도하면서 각급 법원의 영장전담판사들을 통해 검찰의 영장 정보 등을 미리 수집해 수사상황을 파악했다.

▲ 검찰 수사의 약점을 찾아 수사를 방해하려고 했고, 언론 보도의 관심을 검찰에 돌리려고 했다.

▲ 비리 판사와 관련 있는 재판의 절차·결과 등에 관여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KBS

한편, 우리가 이 대목에서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은 "모든 로비에는 자금이 필요하다"는 절대명제였다.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전 방위적인 로비를 하려면 결국 자금이 필요했다.

검찰이 파악한 법원행정처의 비자금 조성 의혹은 다음과 같다.

▲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공보관실 운영비 명목으로 국가예산을 허위 배정 받아 현금화했다.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이를 전국 각급 30개 법원의 법원장과 법원행정처 고위간부들에게 격려금으로 지급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현재 검찰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임종헌의 공소장은 전반적으로 '양승태 코트' 6년에 대한 평가의 집대성으로 볼 여지가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분명히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을 것인데, 자신의 6년 재임 기간에 대한 검찰의 평가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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