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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불법수사 피해, 소멸시효 끝났어도 국가배상 청구 가능"
서명원 | 승인 2019.02.0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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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수사과정에서 불법구금·고문을 당해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는 5년의 소멸시효와 무관하게 국가를 상대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 근거로는 "피해자가 재심을 통해 무죄를 확정받기 전까지는 배상을 청구하는 데 장애사유가 있었고, 그 원인을 국가가 제공한 만큼 국가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상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을 제시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7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정 모 씨와 그 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고 승소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불법구금이나 고문을 당하고 유죄 확정판결까지 받은 경우에는 재심절차에서 무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국가배상 책임을 청구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재심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장애 사유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국가의 소멸시효 완성 항변은 신의성실 원칙에 반한 권리남용이라서 허용될 수 없다"며, "'정 씨가 권리행사를 할 수 없는 장애가 없었다는 취지로 국가의 주장을 받아들인 원심 판단에는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 씨는 1981년 버스에서 "이북은 하나라도 공평히 나눠 먹기 때문에 빵 걱정은 없다"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구속 기소돼 징역 1년 형·집행유예 2년을 확정 받았다.

정 씨는 1982년 자신을 수사한 경찰관들을 불법감금과 고문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증거가 없다"면서 '혐의없음' 결론을 내리고 기소하지 않았다.

그러자 정 씨는 20여 년이 지나 자신의 유죄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2014년 5월 "경찰이 불법감금·고문한 사실이 인정되고, 정 씨의 발언만으로는 국가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정 씨 등은 "경찰의 불법수사와 법원의 위법한 재판으로 정신적 피해를 봤다"면서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제1심과 항소심은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불법행위일로부터 5년 동안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며, "경찰이 정씨를 불법체포한 날로부터 5년이 지난 후에 소송을 제기해 청구권이 소멸했다"는 취지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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