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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원, '靑 손발' 자처…전교조 전리품 삼아 상고법원 추진[임종헌의 사법농단 혐의 분석 ⑬] 고영한 대법관, 재판연구관 전원이 전교조 손들자, 헌재 관련 결정 나올 때까지 '침대재판' 시전
박형준 | 승인 2019.02.14 15:45

'청와대 손발' 없어서 정부 변호인 노릇한 임종헌

고용노동부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에 "해직된 교사가 조합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 법외노조 통지를 한 뒤 각종 소송이 진행됐던 2013~2014년 당시, 임종헌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KBS

서울행정법원은 2013년 11월 법외노조 통보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는 인용 결정을 했고, 12월에는 서울고등법원이 고용노동부의 항고를 기각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법원행정처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던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후 임종헌의 행적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2014. 1. 처분취소 소송이 진행되던 서울행정법원 선임부장판사에게 "제1심 재판부로부터 소송의 진행 경과·쟁점·선고 예상기일 등 향후 심리계획을 확인해 달라"고 요구.

2014. 1. 24. 서울행정법원 선임부장판사, 임종헌이 요구한 자료를 정리해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사건 진행 상황' 문건 전달.

2014. 9. 19. 서울고법, '법외노조 통보처분'의 법률적 근거인 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하면서 통보처분 효력정지 신청 인용. 박근혜 당시 대통령·김기춘 당시 대통령비서실장, '비정상의 정상화' 대상이라면서 강한 불만.

2014. 9. 하순. 김종필 당시 청와대 법무비서관, 임종헌에 청와대의 분위기 전달하면서 "법원행정처에서 고용노동부가 대법원에 제출할 재항고이유서 작성을 도와 달라"고 부탁.

2014. 9. 24. 박성준 당시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 심의관, 임종헌의 지시에 따라 '전교조 항소심 효력정지 인용결정 분석' 문건 작성해 임종헌에 보고. 

2014. 9. 25. 임종헌, 조원경 당시 기획조정실 심의관에게 문건을 전달하면서 "서울고법 결정의 문제점을 검토해보라"고 지시.

2014. 9. 29. 조원경, '전교조 항소심 효력정지 결정 문제점 검토' 문건 작성해 임종헌에 보고.

2014. 10. 7. 임종헌, 조원경의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고용노동부의 재항고이유서를 작성한 뒤, 조원경에게 전달하면서 "잘 작성됐는지 빨리 검토해 보라"고 지시.

조원경은 검토 과정에서 자신이 작성한 문건을 토대로 작성된 서류임을 파악하면서 대법원에 제출되지 않은 문건임을 확인했지만, 결국 임종헌의 지시대로 ‘전교조 항소심 효력정지 결정 재항고이유서 검토’ 문건 작성

2014. 10. 8. 임종헌, 조원경의 9. 29.자 보고서 내용이 그대로 반영된 재항고이유서를 작성한 뒤,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실 거쳐 고용노동부 공무원노사관계과에 전달. 고용노동부는 같은 날 오후 22시 33분 경 전자소송으로 대법원 재판부에 제출

2014. 11. 6. 임종헌, 조원경이 작성한 10. 7.자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작성한 '보충서면'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실을 거쳐 고용노동부 공무원노사관계과에 전달. 고용노동부는 같은 날 오후 9시 경 대법원에 전자소송으로 보충서면 제출.

박근혜 전 대통령 ⓒKBS

이것이 사실이라면, "법원행정처가 청와대와 행정부의 변호인 노릇을 하려고 작정을 했던 것"이라는 해석을 할 수 밖에 없다. 재항고이유서와 보충서면은 모두 고용노동부가 선임한 변호인이 작성해야 한다.

이를 두고 임종헌은 "청와대는 손발이 없어서 도와준 것"이라는 반박을 했다. 무슨 생각으로 이런 반박을 했는지 알 수 없다.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에게는 독립된 재판부의 재판 업무에 개입할 법률상 권한이 없어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어서 "도와줬다"는 강렬한 반박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법부의 '전리품'으로 기록된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사건'

임종헌의 '청와대 케어'는 대법원의 재항고 심리 과정에서도 계속됐다. 세상 모든 일에는 "가는 것이 있으면 오는 것이 있고, 오는 것이 있으면 가는 것이 있다"는 진리가 적용된다. 임종헌은 2014년 12월 초 정다주 당시 기획조정실 심의관에게 다음과 같이 지시했다.

"대법원에서 고용노동부의 재항고를 인용할 경우, 대법원이 얻는 이익이 뭔지, 이익을 극대화할 시점이 뭔지, 인용 결정을 한 대가로 청와대에 요구할 반대급부는 뭐가 있는지 검토해 보라."

정다주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관련 검토' 문건을 작성해 임종헌에게 전달했고, 임종헌은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순차로 보고했다.

정다주는 보고서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작성했다.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정지 사건은 청와대로서는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하지만 대법원의 입장에서는 많은 사건 중 하나에 불과하다. 따라서 양측에 '윈윈'이 될 수 있도록 재항고를 인용함이 상당하다.

이로써, 그 반대급부로는 상고법원 입법 추진·대법관 임명 제청·법관의 재외공관 파견·법관 증원·헌법재판소와의 위상 및 의견 대립 과정에서의 이익과 관련해 적극적 협조를 얻을 수 있다."

임종헌은 그 추진력을 얻기 위해 정국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었던 것 같다. 임종헌은 2015년 3~4월 정다주가 서울중앙지법으로 발령 났음에도 불구하고, 정다주에게 ▲국무총리 대국민담화의 영향 분석과 대응방향 검토 ▲성완종 리스트 영향 분석 및 대응방향 검토 등 문건을 작성하게 하면서 '청와대와의 거래' 사전준비를 시도했다.

그렇듯 임종헌이 '거래'를 준비하는 사이,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정지 재항고 주심 대법관이었던 고영한은 '헌법·행정법' 공동조 재판연구관에게 "파기환송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관련 재판연구관들인 '형사·근로' 공동조와 '헌행' 공동조는 모두 '재항고 기각' 의견을 제시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막무가내로 파기환송을 추진할 수 없었던 고영한은 시간을 끌면서 헌법재판소가 '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한 합헌 결정 예상을 이용하기로 마음먹는다.

헌법재판소는 2015년 5월 28일 실제로 합헌 결정을 했고, 고영한·이인복·김용덕·김소영 등 관련 대법관들은 이를 근거로 불과 5일이 지난 6월 2일 재항고를 인용한 뒤 파기환송했다.

고영한 전 대법관 ⓒKBS

임종헌은 그 직후인 6월 4일 박근혜의 '복심'으로 유명한 이정현 당시 새누리당 의원을 만나 상고법원 필요성을 도입했다. 그 결과 임종헌은 박근혜와 임종현의 면담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이후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사건은 법원행정처 내부에서 '정부 운영에 대한 사법부의 협력 사례'로 거론됐다. 전교조에 대한 인상이나 의견은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대법원이 이런 식으로 '필드의 선수'로 자처하는 것은 누구를 상대로 한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한편, 박근혜 정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법원행정처에 다음 '오더'를 내렸다. 그 '오더'는 바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댓글 조작 의혹 형사재판이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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