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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헌 "檢, 선배 예우하는 척 진술 유도해 '검사 단톡방' 공유"[임종헌의 사법농단 의혹 재판 ③-1] 임종헌, 형법상 점유 개념 인용해 '압수수색 위법' 주장
박형준 | 승인 2019.03.26 15:10

증인 채택된 시진국·박상언 "근무지 너무 멀고, 재판 일정 있어 출석 연기 요청"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윤종섭)는 26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사법농단' 관련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날 검찰은 증인 출석과 관련한 의견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시진국 창원지법 통영지원 부장판사(전 법원행정처 기획심의관)를 28일 출석시키기로 결정했고, 정다주 울산지법 부장판사(전 기획조정심의관)을 4월 2일,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전 기획조정심의관)을 4월 4일 출석시키기로 결정했던 바 있다.

검찰이 선정된 증인들과 사전에 연락한 바에 따르면, 시진국은 "매주 화요일·목요일에 재판을 진행하고 있고, 경남 통영에서 근무하고 있다"면서 '28일 출석 불가' 입장을 밝혔고, 박상언도 "4월 5일 재판이 있어 4일에는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각각 "5월 초·4월 하순에 출석할 수 있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SBS

이에 따라, 검찰은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 100여 명 이상의 현직 법관이 증인으로 출석해야 하지만, "재판 일정을 이유로 기일 연기를 요구하는 증인들이 반복해 나타날 것"이라는 염려가 든다. 

▲ 따라서 행정부를 상대로 이익을 도모하려고 했던 공소사실과 관련한 증인들은 한꺼번에 채택해 일괄 지정해야 한다.

▲ 검찰이 공판준비절차에서 "현직 법관들의 출석 조율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던 것이 현실화됐다. 그렇기 때문에 기일을 미리 집중적으로 정해서 증인 불출석에 따른 재판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다.

▲ 아울러 현직 법관이라고 하더라도, 일반인과 같은 기준에서 불출석 사유의 적정성을 판단해 출석을 독려해주시길 바란다. 반드시 "과태료를 부과해 달라"는 요청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통상의 증인은 불출석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 받는다.

▲ 이 사건은 '적시 처리'가 필요한 중요 사건이고, 법관들도 중요한 재판임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주재하는 재판 일정을 이유로 한 달 이상 연기를 요청하는 등 합리적이지 못한 요구를 하고 있다. 전부 수용하면, 재판이 한 없이 지연될 것이다.

(※ 기자 주: '적시 처리 중요사건'은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거나 빨리 처리해야 하는 중요한 사건을 일컫는다.)

재판부는 "한 번 더 확인하고 말씀드리겠다"고 짧게 답변했다. 재판부가 당장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에 뚜렷한 입장을 밝히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어 보인다.

임종헌 "檢, 선배 예우하는 척 진술 유도해 '검사 단톡방' 공유"

임종헌은 이날도 "검찰이 위법한 압수수색을 했다"는 취지로 직접 변론에 나섰다. 압수수색 절차의 위법이 인정되면, 그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는 증거능력을 잃어 재판에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임종헌은 검찰이 압수한 자신의 외장하드·USB와 관련해 "검찰이 무분별하게 압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종헌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 저(임종헌)는 자택 서재 책상에 설치된 USB에 접속한 적이 없고, 검찰도 디지털포렌식 결과를 통해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USB가 압수수색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또한, 제 사무실과 컴퓨터는 첫 압수수색 영장에 표기된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 기자 주: 검찰은 2018년 7월 21일 임종헌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문제의 USB를 확보했고, 7월 25일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던 바 있다. 당시 검찰의 압수수색에는 언론사도 대거 동행했다.)

▲ 검찰은 "임종헌에게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한 후 편안한 분위기에서 읽을 수 있도록 했고, 임종헌은 자발적으로 검찰과 동행해 사무실에 갔다"고 주장한다.

2018년 7월 21일 진행된 임종헌 자택 압수수색 상황 중 박주성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부장(좌)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우) ⓒYTN

▲ 하지만 박주성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부장은 압수수색 실시를 구두로 통보했을 뿐만 아니라, 구두 통보 직후 압수수색을 시작했다. 저는 검찰로부터 영장의 내용을 충분히 제시 받은 사실이 없다.

▲ 저는 검사의 동의를 얻어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을 열람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검찰로부터 메모를 거절당했고, 내용이 너무 많은 데다가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아울러 검사가 계속 말을 걸어서 암기도 할 수 없었다.

▲ 제가 검찰의 사무실 내 컴퓨터 압수수색을 적극적으로 제지하거나 항의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양해하거나 동의한 적은 없다. 뿐만 아니라, 그 컴퓨터는 영장에 적시된 수색·검증 장소라고 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검찰은 제 물건이 아닌 금고의 봉인 해제를 요구했다.

▲ 7월 25일 제2차 압수수색 당시, 저는 박주성 검사 등에게 "불과 며칠 만에 다시 압수수색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검찰은 "(자택이 아닌 사무실에서 발견된 다른) USB는 (변호사 사무실 내) 당신의 전용 업무공간이 아닌 공용업무공간에서 발견됐고, 제2차 압수수색 영장 범위에는 공용업무공간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 하지만 그 USB가 보관됐던 캐비닛은 사무실 내 공용 공간에 설치돼 있었지만, 다른 변호사가 자신의 이름까지 붙여놓는 등 배타적으로 점유하는 공간이었다. 형법상 '점유' 개념대로라면, 저에 대한 수색 범위라고 볼 수 없었다.

(※ 기자 주: 형법상 점유는 절도죄 등 재물 관련 범죄의 구성요건과 관련한 개념으로써,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즉, 상황을 설명하고자 하는 개념이다.

반면, 민법상 점유는 그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는 상태'에 권리를 부여한 개념이다. 그렇기 때문에 민법에서는 다른 사람을 통해 점유할 수 있는 '간접점유'가 인정되지만, 형법에서는 인정되지 않는다.

임종헌은 "그 USB가 보관된 서재는 내 서재가 아니라서, 형법상 점유 개념대로라면 나와 관련된 압수수색을 진행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 하지만 검찰은 "캐비닛이 복도에 설치됐다"는 이유로 압수수색을 강행했다. 또한, 저는 "전용업무공간이 제1차 압수수색 장소에 해당한다"는 착오에 의해 위법한 압수수색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을 뿐이다.

▲ 아울러 저는 검찰의 주장처럼 "편안한 분위기에서 1시간 이상 압수수색 영장을 읽은" 사실이 없다. 검찰이 2018년 7월 21일 제 집에 도착한 시각은 12시 30분이었고, 함께 사무실에 간 시각은 오후 1시 30분이었다. 실제로 읽은 시각은 10분에 불과하다.

2018년 7월 25일 진행된 임종헌이 근무하는 법무법인 압수수색 현장 ⓒYTN

▲ 당시 박주성 검사는 온화하고 예의바른 태도로 자신의 법무부 검찰국 근무 당시 국회에서 저를 만난 인연 등을 언급하면서 제 경계 심리를 무장해제했고, 이를 토대로 제 방어권 행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료의 제출을 요구하면서 지속적으로 회유했다.

▲ 저는 박주성 검사를 법조계 후배로 생각해 신분을 일시적으로 망각한 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박주성 검사는 그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 같았고, 나중에 알고 보니 저와 대화를 하면서 의미 있는 진술이 나오면 검사들의 단톡방에 공유하면서 수사 상황을 보고했다. 그 외에도 적나라한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고자 한다.

▲ 뿐만 아니라, 검찰은 위법하게 확보한 컴퓨터를 디지털 분석한 후 다른 저장장치를 사용한 흔적이 발견되자, 저에게 "대선배가 이렇게 거짓말하시면 곤란합니다"라고 심리적 압박·모욕적 언사를 했다.

▲ 아울러 전용업무공간 및 컴퓨터에 대한 압수수색 및 디지털 분석 과정에는 변호인이 참여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의 제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 7월 25일 압수수색 당시 박주성 검사에게 임의제출 동의서를 작성해 전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박주성 검사는 서명 날인을 요구하면서 임의제출의 법률적 의미를 설명하지 않았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의서를 작성해 준 이유는 "위법수집증거는 임의 제출하더라도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고, 그 동의서의 증거능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를 감안한 것이었다. [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3도11233, 판결](링크 클릭)

(※ 기자 주: 즉, "'재판에서 위법수집증거임을 입증하면, 동의서 따위는 있으나 마나 한 것'이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에 동의서를 제출했다"는 말을 한 것이다.)

▲ 검찰 수사관은 압수대상 전자파일 교부 목록에 대해 정확하고 상세하게 이야기하지 않았고 "컴퓨터 바탕화면에 심어놨으니 열어보세요" 정도의 언급만 했다. 그마저도 상세한 목록도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포렌식 작업 이후 컴퓨터 기능 장애까지 발생했다.

▲ 위와 같은 상황을 토대로 진행된 압수수색은 적법한 영장 제시에 따른 압수수색이라고 볼 수 없다. 검찰이 위법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는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하고,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기자도 임종헌 측의 주장을 모두 게재한 것은 아니다. 임종헌에 이어 이병세 변호사가 추가적으로 자세한 설명을 했지만, 임종헌의 주장을 세부적으로 뒷받침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서술은 생략하고자 한다.

검찰과 임종헌 중 누가 사실을 말하는 것인지, 제3자 입장에서는 알 길이 없다. 어쨌거나, 검찰은 다수의 언론을 통해 재판 전에 미리 광범위하고도 자세하게 주장을 설파한다. 하지만 피고인은 그럴 기회를 갖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자는 임종헌의 주장을 위주로 설명하고자 한다. 

참고로, 박주성 검사는 '최순실 특검' 파견 이후 대전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인사 이동해 특수1부 부부장을 맡고 있다.

(곧이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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