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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주 "성창호, 행정처 심의관들에 양승태 의중 전달하며 답장 독촉"[임종헌의 사법농단 의혹 재판 ⑤-1] 정다주 "후임 심의관에 '뉴스에 주의 기울이고, 정무 감각 중요하다' 조언"
박형준 | 승인 2019.04.02 22:00

임종헌의 재판 절차 대응, 마냥 비난하기 어려운 이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윤종섭)는 2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사법농단' 관련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날 공판기일에는 정다주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現 의정부지법 부장판사)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로써, 정다주는 사법농단 관련 형사재판에 처음 출석한 현직 법관이 됐다.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 ⓒ연합뉴스TV

이날 증인신문은 매우 천천히 진행됐다. 검찰도 증거를 갑작스럽게 신청해 피고인 측이 검토할 시간을 주지 않는 상투적인 수법을 썼고, 임종헌 측도 검찰 측 신문 중 불만사항을 하나 하나 지적하면서 검찰과 언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임종헌 측이 증거 의견을 번복하거나 증인을 대거 신청한 것을 두고 '시간끌기 전략'이라는 비난을 한다. 물론, 그렇게 보일 소지가 꽤 농후한 데다가, 임종헌의 지적 제기는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다소 힘겨워 보이는 측면은 있다.

하지만 검찰은 언제나 기소 이전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시작할 뿐만 아니라, 정권에 친화적인 특정 언론에 피의사실을 슬쩍 흘려서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시쳇말로 피의자를 '걸레짝'으로 만들어놓는 등 능수능란한 언론 플레이까지 진행한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무기평등의 원칙'이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형사소송법 책에만 존재하는 원칙에 불과하다. 그런 상황에서 법률 지식이 풍부한 피고인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범위에서 대응에 나서는 것만 비난하는 것은 균형을 잃은 비난이라고 판단한다. 

이 기사에서는 검찰과 임종헌 측이 그때그때 제기한 절차상 문제는 서술하지 않으려고 한다. 너무 세부적인 내용이기 때문이고, 내용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또한, 독자 여러분께 "정다주의 증언은 '현직 부장판사의 증언 기법'이라는 측면에서 주목하실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위증죄 처벌의 핵심은 '기억에 반하는 증언'이다. 

정다주가 '기억'이라는 표현을 어떻게 활용해서 ▲위증죄 성립 회피 ▲사법농단 연루 의혹 회피라는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지, 유심히 지켜보실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사람이 살다 보면 별별 일이 다 일어난다. 따라서 "어느날 정신을 차려보니 검사가 '영장을 치겠다'면서 윽박지르는 일이 평생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장담을 하기 어렵다. 

정다주의 증언은 그런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임종헌의 증인신문 전 발언도 같은 측면에서 유심히 지켜보실 필요가 있다.

 "형사소송규칙 제74조 제1항은 '2개 이상의 사항을 하나의 질문으로 묻는 복합질문이나 포괄적이고 막연한 질문'을 허용하지 않는다. 또한, 위협적이거나 모욕적인 질문은 물론이고, 변호인의 질문과 중복되는 신문, 법적 평가를 묻는 신문,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실에 대한 신문을 허용하지 않는다.

 제75조 제1항은 공소사실과 관련된 질문으로 한정하고 있고, 제2항과 제3항은 원칙상 검사가 신청하는 증인에 대해 유도신문을 금지하고 있고, 재판장은 제지해야 한다는 '필요적 소송지휘권'을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형사소송규칙은 공판중심주의에 따라 법관의 실질적 판단은 물론, 증거조사 결과 형성된 정확한 심증을 근거로 판단해야 하고, 위와 같은 신문방식을 금지한 입법 취지는 법관의 심증 형성을 오도하거나 방해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듯 허가할 수 없는 신문이 이루어지면 피고인은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생각이고, 법관도 소송지휘권을 행사해주시길 바란다."

정다주 "성창호, 심의관들에 '대법원장 생각은 이렇다'면서 양승태 의중 전달"

정다주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 시절 기획조정실장·차장을 역임한 임종헌의 지시 하에 다수의 사법농단 관련 문건을 작성했던 바 있다. 

정다주는 이날 ▲법원행정처 심의관 재직 당시 임종헌 기획조정실장·박병대 당시 처장·구너순일 당시 차장의 업무 지시에 따라 근무했고 ▲통상임금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각계 동향을 분석한 문건을 법무비서관실에 보낸 기억은 없으며 ▲문건에 적시된 "민정수석실을 통해 판결취지가 잘 전달됐다"는 취지의 문장은 어떤 경위로 작성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이어 ▲후임 박상언 심의관에게 업무인수인계 관련 이메일을 보내면서 "뉴스에 주의 기울이고, 정무적 감각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했던 것은 사실이고 ▲성창호 당시 대법원장 비서실 판사는"대법원장 생각을 이렇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에 대해 "양승태 당시 대법원장의 의중을 전달하는 업무의 일환"이라고 생각했으며 ▲성창호가 비서실 판사로 재직할 당시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답장을 하라"는 등 독촉을 한 것에 대해서는 "성창호는 실국을 수시로 방문해 심의관과 접촉했다"고 볼 수도 있다고 증언했다.

다음은 정다주의 관련 증언이다.

▲ 법원행정처 기획조정1심의관으로 근무했던 시기는 2013~4년이었고, 2심의관은 시진국 현 창원지법 통영지원 부장판사였다.

▲ 기획조정심의관 재직 당시 업무는 국회에 대한 자료 제출·국회 국정감사 대응·사법부 관련 법안에 대한 대응·상고법원 등 입법 추진·청와대와 외교부 등 행정부처 관련 업무로 알고 있다.

▲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사건 등 주요 현안의 판결을 앞두고 상황별 시나리오 및 대응방안에 대한 문건을 작성한 것은 맞는다. 하지만 당연한 업무로 여기고 수행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KBS

▲ 심의관 재직 당시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임종헌이 업무를 지시했고, 박병대 당시 처장과 권순일 당시 차장도 전화 등으로 업무 지시를 했던 적이 있다.

▲ 제가 작성한 보고서에는 결재란이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었다. 결재란이 없는 보고서는 임종헌에 대한 보고 절차를 거쳐 차장·처장에 대한 보고 여부가 결정됐다.

▲ 당시 청와대에서는 대통령이 대법원 주최 행사에 참석할 때 말씀자료 작성을 위한 기초자료를 작성해 보냈던 적이 있다.

▲ "박근혜 전 대통령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법무비서관을 통해 명절 마다 서로 선물을 전달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 청와대 비서관이나 행정관이 대통령 말씀자료를 작성하기 위해 기초되는 자료 요구할 때 그런 자료를 작성해 보낸 것이다.

▲ 당시 법무부·외교부·법제처에서는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법률 인프라' 구축 사업을 추진했고, '한류'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명칭을 사용하는 방안 등 명칭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논의되는 명칭 중에는 '법률 한류' 'K-law'라는 명칭도 있었다.

▲ 대법원이 2013년 12월 18일 통상임금에 대한 판결을 한 직후 각계 동향 문건을 작성한 적이 있었다. 대체로 공보관실이 작성한 문건을 토대로 작성한 후 청와대의 반응을 추가했다.

▲ 다만, 해당 문건을 법무비서관실에 보낸 기억은 없다. "민정수석실을 통해 판결취지가 잘 전달됐다"는 취지의 문장은 어떤 경위로 작성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 또한, 청와대 근무자로부터 (판결에 대한 반응을) 직접 전달 받은 기억도 전혀 없다. 재계의 반응도 누구에게 듣고 반영했는지 정확한 기억은 없다.

▲ 상고법원 설치 추진·원세훈 사건 등 민감한 내용의 문건에 대해서는, (검찰에) "임종헌 등에게만 보고했고, 다른 심의관과 공유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 제 재직 중 법원행정처의 분위기와 내용에 대해서는 한두 문장으로 말하기 어렵다. 다만, 업무 자체가 과중했고 어려움이 있었다. 임종헌 개인에 의한 부담이나 어려움에 대한 것은 정확히 아는 바 없다.

▲ 임종헌은 기획조정실장 재직 당시 국회 및 언론 대응에 대해 다른 실국 소속 심의관에게 업무 지시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때로는 실국장을 통해 협조를 구했다. 다른 실국 소속 심의관들이 임종헌의 지시를 거부할 수 있었는지 여부는 알지 못한다.

▲ "임종헌의 지시에 부합하지 못한 심의관이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임종헌이 다른 심의관을 혼내거나 좋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거나 들은 기억은 없다.

▲ 후임 박상언 심의관(현 창원지법 부장판사)에게 업무인수인계 관련 이메일을 보내면서 "뉴스에 주의 기울이고, 정무적 감각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했던 것은 사실이다.

성창호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 "대법원장 비서실 판사는 대법원장의 정책을 점검해 재판연구관실로 동향을 보고해하고, 대법원장의 의중을 전달한다"고 적은 것도 사실이다. 

▲ 당시 성창호 현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는 "대법원장 생각을 이렇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고, 저는 "양승태 당시 대법원장의 의중을 전달하는 업무의 일환"이라고 생각했다.

▲ 성창호가 비서실 판사로 재직할 당시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답장을 하라"는 등 독촉을 한 것은 사실이다. "성창호는 실국을 수시로 방문해 심의관과 접촉했다"고 볼 수도 있다.

(곧이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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