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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헌 "사전 위험 예방 위해 재판 및 정세분석…대부분 정상적 업무"[임종헌의 사법농단 의혹 재판 ⑤-3] 박상언 부장판사, 4일 공판 증인 불출석…5월 2일 재지정
박형준 | 승인 2019.04.04 13:50

정다주 "문건 내 일부 과격한 표현, '외부 전달' 생각 못하고 작성"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윤종섭)는 4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사법농단' 관련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날 공판기일에는 박상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現 창원지법 부장판사)가 증인으로 출석해야 했지만, 박상언은 이미 3월 27일 자신의 재판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던 바 있다.

재판부는 박상언에 대한 증인신문 기일을 5월 2일로 다시 지정했다. 이날 공판은 서류증거 및 증인 선정 관련 논의를 하면서 일찍 마무리했다.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 ⓒ연합뉴스TV

따라서 이 기사에는 이전에 미처 서술하지 못한 2일 정다주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1심의관(現 의정부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임종헌 측의 반대신문을 서술하고자 한다. 당시 공판은 검찰과 임종헌 측이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오후 11시 47분 경 마무리됐던 바 있다.

정다주는 검찰 측 주신문에 이어 반대신문에서도 "임종헌의 지시와 의도에 따라 문건을 작성했을 뿐"이라는 관점을 유지했다.

다음은 정다주의 2일자 반대신문 증언이다.

▲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은 기획조정총괄심의관을 보좌하면서 기획조정실장·기획조정총괄심의관이 지정한 업무를 수행한다. 

▲ 또한, 주요 재판의 판결문·보도자료를 청와대 행정관에게 이메일로 보내는 업무를 수행했지만, 개별사건 분석·사건의 구체적 진행상황을 보낸 적은 없다. 다른 사람이 알려주는 것을 본 적도 없다.

▲ "임종헌의 지시에 따라 김종필 당시 청와대 법무비서관에게 이메일을 보낸 적이 있기도 한 것 같다"는 것이 제 기억이다.

▲ 임종헌의 지시에 따라 작성한 보고서는 "외부에 유출되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될 경우에는 습관적으로 '대외비' 처리를 했다. 그렇기 때문에 다소 정제되지 않은 과한 표현이나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

▲ 문건 내에 특정 현안에 대한 대응방안은 "'반드시 실행될 것'이라는 전제를 하면서 작성한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 일부 내용이 집행된 경우는 분명히 있지만, "보고서 그대로 실행됐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다. 또한, 보고서 내용의 위법·부당 여부나 부적절한 표현 여부에 대해서는 제가 증인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 보고서 내용은 항상 변경·수정됐고, 정무적인 내용이 담긴 보고서는 임종헌에게만 보고해 결재를 받았다.

▲ 기획조정실에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댓글 의혹 재판과 관련해 "담당 재판부는 '나꼼수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재판부의 진보 성향을 특별히 강조해 적은 것은 아니다.

▲ 특정 재판의 판결 방향을 예상한 것은 말 그대로 가정이라서, 일종의 시뮬레이션에 방점을 두고 상황별 다양한 시나리오를 작성한 것이다. 심의관인 제가 대법원의 재판 결론을 예측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 "원세훈의 항소심 판결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은 임종헌의 구두 지시를 그대로 적은 것일 뿐이고, "우회적으로 재판부의 의중을 파악하려고 하고 있다"거나 "민정라인을 통해 보고됐다"는 것도 임종헌의 이야기를 그대로 적었을 뿐이다.

▲ 법원행정처에서 재직하던 중 법원행정처가 특정 재판의 선고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본 적은 없다. 보고서 작성 당시에는 사법부 전체적인 관점을 놓고 작성했던 것이다.

▲ 법원행정처를 떠난 이후에도 임종헌의 부탁을 받아 자료를 작성했던 적이 있다. 다만, 임종헌은 작성 배경·사용처 등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 일부 문건에 과격한 표현이 담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저는 "임종헌이 문건을 외부에 전달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고, 내부용 문건이라고 생각해서 깊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효력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 인용에 대한 문건은, 임종헌이 "청와대가 크게 불만을 표시했다"는 말을 해서 작성했던 것이었다. "임종헌이 청와대 동향을 파악했느냐" 등은 알지 못한다.

▲ 대법원의 관련 재판은 헌법재판소가 법외노조 결정에 대해 합헌 판단을 내린 후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고, 임종헌이 문건을 양승태 당시 대법원장·고영한 당시 법원행정처장에게 보고했는지 등은 알 수 없다.

임종헌 "사법부는 예산편성 권한 없어 기조실이 '외부 협력' 수행"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KBS

임종헌도 정다주를 향해 "오랜 인연이 있는데, 이런 자리에서 뵙게 돼 마음이 아프고, 이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돼 무거운 마음"이라면서 직접 신문에 나섰다. 임종헌은 정다주를 신문하는 형식으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 법원행정처는 전반적인 사법행정 업무를 관장하고, 기획조정1심의관은 업무분장 범위 내에서 재판사무에 대한 감사를 맡는다. 이는 재판 업무에 대한 직무감독 권한과 다르다.

▲ 사법부는 법률 재개정 및 예산편성에 대한 권한이 없기 때문에, 법원행정처로서는 어느 정도는 외부기관과의 상호협력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그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 바로 기획조정실이다.

▲ 법원행정처는 법무부·대검찰청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조직 규모가 작고, 근무자들은 거의 새벽에 퇴근한다. 논란이 된 사항은 업무 중 극히 일부분이고, 대부분은 정상적인 사법행정 업무였다.

▲ 일선 법원에 대한 동향 파악은 법원 내부 여론 수렴을 위한 것이고 감시 목적이 아니었다. 법원행정처와 일선법원 간 소통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고, 기획조정심의관 업무 분장에도 포함돼 있다.

▲ 사법행정은 변화무쌍한 현실을 대상으로 사후적 문제 해결보다 사전 위험 예방에 방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각종 정세분석 보고서를 통해 법원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위험을 최소화하려고 한 것이다.

▲ 대법원장은 사법행정을 총괄하면서 전원합의체 재판·일선 법원장들의 업무 보고 등 업무가 과중해서 분량이 많은 보고서를 보고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 박근혜 정부 첫 청와대 법무비서관인 이혜진 법무비서관은 첫 민정수석이었던 홍경식으로부터 "예민한 사항에 대해서는 법원과 정보공유를 하지 말라"는 말을 들은 것으로 알고 있다.

▲ 청와대 민정수석은 전통적으로 검찰 출신이 맡고, 박근혜 정부는 전부 검찰 출신이 맡았다. 그렇기 때문에 법원이 청와대와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이자 피난처는 법무비서관이었다.

▲ 유럽에서는 법무부가 사법행정을 담당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사법부가 자체적으로 맡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사법행정을 추진한다. 그렇기 때문에 법원행정처는 유럽의 법무부가 담당하는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임종헌은 장시간 법원행정처의 역할을 설명했고, 검찰은 그때마다 이의를 제기했다. 임종헌이 사법행정 전문가답게 워낙 치밀하게 논리를 전개했기 때문에 검찰도 약 2시간에 걸쳐 재주신문을 진행했다.

8일에는 김종복 전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심의관(現 변호사)이 증인으로 출석해야 하지만,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

또한, 9일에는 조의연 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現 서울북부지법 수석부장판사)가 증인으로 출석해야 하지만, '재판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 그렇기 때문에 원활한 증인신문이 진행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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