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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헌 "檢의 재판거래 주장, '썸' 타는 남녀를 불륜으로 확대해석"[임종헌의 사법농단 의혹 재판 ⑦] 임종헌 "외교부 국장, '강제징용 재상고와 법관 재외공관 파견을 연계, 이해 안 간다' 진술"
박형준 | 승인 2019.04.15 19:25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KBS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윤종섭)는 15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사법농단' 관련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날 공판기일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외교부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당시 법원행정처가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법관의 재외공관 파견'을 놓고 거래를 했느냐"는 논점과 관련된 서류증거조사가 진행됐다. 

검찰은 "임종헌이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냈던 2013~15년 동안 비슷한 시기에 두 기관이 밀접한 논의를 했다"는 취지에서 '재판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그동안 공개됐던 논점과 공소장의 논리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설명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임종헌 측은 이날 ▲임종헌은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의 소송 현황 파악을 지시한 적이 없고 ▲문제가 된 각종 문건은 법원행정처 내부 검토 문건이었을 뿐 일선 재판부에 전달한 적이 없으며 ▲상고법원 설치 추진과 관련해서도 '재판 거래'가 아니라 강경한 反법원 성향을 가진 우병우를 거치지 않고 대통령을 설득하려고 노력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임종헌은 외교부와의 재판·법관 재외공관 파견 거래 의혹을 놓고 "저와 외교부는 전혀 대가관계로 인식하지 않았다"며, "남녀 간에 '썸'만 타고 있는데, 검찰이 불륜 관계로 확대해석을 했다"는 등 예의 독특한 발언을 이어갔다. 

표현이 자극적이라서 부각되는 측면은 있지만, 말 자체는 마냥 무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두 논점이 논의된 시기가 비슷했다"는 것만으로는 '재판거래' 의혹의 핵심 근거가 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임종헌 측 변호인은 다음과 같이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 당시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의 소송 현황을 파악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임종헌의 지시로 진행된 것이 아니다. 사법지원실에서 과거사 관련 외교적 갈등이 예상돼 자체적으로 파악한 것이다.

▲ 임종헌이 조태열 당시 외교부 1차관·주철기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법관의 해외공관 파견 관련 문건을 전달했을 뿐이다. 주철기가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에게 전달한 문건도 법관의 해외공관 파견 관련 문건 밖에 없다.

▲ 법원행정처가 관련 문건에 "외교부는 '원고가 상고심에서 승소를 확정지으면 국가적 부담이 크다'는 의견을 밝혔다"는 내용을 적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부 검토 문건에 불과해서 법관의 독립을 침해한 문건이라고 볼 수 없다.

▲ 상고법원 도입을 최종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당시 대통령과 청와대에 있었고, 청와대는 긍정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 또한, 강경한 反법원 성향을 가진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을 거치지 않고 대통령을 설득한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문건이 '상고법원 관련 BH 대응 전략'이다. 아이디어를 정리한 내부 문건에 불과하다.

▲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과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이 만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박병대는 '상고법원 설득'이 아니라, 당시 청와대의 국무총리 직 제안 때문에 만난 것이다.

▲ 일본 측은 종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소장을 단 1회도 송달 받지 않았다. 임종헌은 국회 대응을 위해 심의관에게 검토를 지시했을 뿐이고, 국제법상 법리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뿐만 아니라, 검토 문건은 재판부에 전달되지도 않았고, 애초부터 전달하려고 작성한 문건도 아니었다.

▲ 참고인이나 이해관계자가 소송과 관련해 의견서를 제출하는 제도는 '재판 거래' 때문에 검토한 것이 아니다. 미국 등 다른 나라와 우리 헌법재판소에서도 이미 시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검토했다.

이어 임종헌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 외교부가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의 민사소송에 의견을 반영하려고 한 것과 법관의 재외공관 파견 시도를 놓고, 외교부 주요 인사들은 "서로 대가관계가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 외교부의 어느 국장급 간부는 검찰에서 "강제징용 재상고와 법관 재외공관 파견을 연계해 말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는 진술도 남겼다.

▲ 검찰의 관련 주장은 "남녀가 '썸'만 타고 있는데, 이를 불륜관계로 확대해석한 것"일 뿐이다.

▲ 2010년에는 법관이 주미 대사관·주오스트리아 대사관에 파견가려다가 무산됐던 적이 있었다. 외교부 내 인사 담당자의 검찰 진술에 따르면, 법관의 해외 파견을 강력하게 반대한 곳은 법무부였다.

임종헌 측이 쉽게 뚫지 못하는 부분은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행정부·사법부 관계자들이 김기춘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의 공관에 모여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민사소송에 대해 논의하는 회의에 참석한 것이었다. 이 정황은 '재판 거래' 의혹을 결정적으로 증폭시켰다. 

검찰은 임종헌 측의 반박을 놓고, 이 정황을 거론해 재반박에 나섰다. 따라서 조만간 증인으로 출석할 당시 회의 참가자 중 일부에 대한 신문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재판 거래' 의혹을 부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검찰이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을 두는 것도 관전 포인트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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