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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재판거래하려고 문건 작성" vs 임종헌 "미팅 시 참고 목적"[임종헌의 사법농단 의혹 재판 ⑧] "문건 작성 후 靑 관계자 만나" vs "언론·인터넷에서 확인 가능한 수준 내용 불과"
박형준 | 승인 2019.04.16 19:45

前 법원행정처 심의관 "임종헌, '외교부 사람 만나야 한다'면서 문건 작성 지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윤종섭)는 16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사법농단' 관련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날 공판기일에는 최우진 수원지법 부장판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우진은 2013~2014년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 심의관으로 근무했고, 임종헌은 당시 기획조정실장이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KBS

당시 최우진은 상급자들의 지시에 따라 재직 중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관련된 문건을 작성했던 바 있다. 

최우진은 당시 문건 작성과 관련해 "임종헌으로부터 '외교부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언급과 함께 문건 작성 요구를 받아,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의 소송과 관련된 문건을 작성했다"고 증언했다. 

다음은 최우진의 관련 증언이다.

▲ 저는 2013년 9~10월 경 대법원에 접수된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관련된 보고서를 작성했던 적이 있었다.

▲ 이후 임종헌은 저에게 "외교부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강제징용' 관련 이야기를 해야 하니까 관련 사항은 수시로 보고해 달라"고 말한 적이 있다.

▲ 통상적으로는 사법지원총괄심의관·사법지원실장에게 보고했지만, 상황에 따라 임종헌에게 먼저 보고할 때도 있었다.

▲ 2013년 9월 23일 일제강점기 하 강제징용 사건들에 대한 일선 법원의 판결을 요약한 문건은 "임종헌이 필요로 한다"고 해서 작성했다. 이후 이 문건은 임종헌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

▲ 문건 작성 전에는 각급 법원의 기획법관들을 상대로 판결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했던 바 있다. 기획법관들이 이유를 물어볼 경우에는 "국회와의 관계를 위해서"라고 답변했다.

▲ 당시 저는 과거사 이슈와 관련해 "피해자들을 위해 입법적 해결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입법부에 소송 현황을 설명하면서 정책적·입법적 설명을 하는 차원에서 조사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 다만, "'재판에 관여한다거나 전체적으로 통제하려고 한다'는 취지로 막연하게라도 오해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 기획법관들에게 "외부에 가급적 알리지 말아 달라"는 당부를 한 적이 있다. "언론에 알려질 경우 오해가 유발돼 보도될 경우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었다.

▲ 임종헌에게 전달된 문건은 법률가가 아닌 외교부 관계자도 내용을 쉽게 알 수 있도록 그림 등으로 구성해 작성했다.

(※ 기자 주: 검찰에 따르면, 임종헌은 2013년 10월 주철기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만나 최우진이 작성한 문건을 전달했다.)

▲ 임종헌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미쓰비시에 대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의 진행상황을 문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 이에 따라,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던 광주고법의 기획법관에게 문의했고, 재판 관련 정보가 담긴 문건을 전달 받았다. 임종헌에게 문건을 이메일로 전달한 날은 2014년 11월 3일이었다. 

최우진은 임종헌의 의도를 구체적으로 증언할 수 있는 증인은 아니었다. 다만, 검찰은 최우진의 증언을 '임종헌이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만난 정황'과 연결시켜 임종헌의 유죄를 주장했다. 

검찰은 당시 임종헌·주철기의 만남을 놓고 "법관의 재외공관 파견-강제징용 재상고심의 거래를 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임종헌 "국외송달, 미쓰비시 아니어도 어려운 이슈였기에 검토"

임종헌 측은 ▲과거사 관련 문건 작성을 요구했던 이유는 "행정부 관계자들과 만날 때 문의가 오면 참고하려던 것"이었고 ▲주철기에게 전달한 문건 내용은 언론과 인터넷에서 통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었으며 ▲검사는 최우진을 조사하면서 "문건이 주철기에게 전달된 것 같다"고 말하면서 그 근거를 설명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당시 법원행정처에서 미쓰비시에 대한 국외송달에 대한 검토를 했던 이유는 국외송달이 워낙 어려운 데다가 법관들조차 접근하기 힘들어 하는 이슈였기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임종헌 측의 관련 주장이다.

▲ 임종헌이 최우진에게 문건 작성을 요구했던 이유는 '재판 거래'가 아니라, 행정부 관계자들을 만날 때 과거사 사건에 대해 일반적인 문의를 할 경우 참고하려던 것이었다.

▲ 검사는 최우진을 조사하면서 "당신이 작성한 문건은 주철기에게 전달된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최우진에게 그 근거는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 기자 주: "구체적인 사정을 잘 모르는 최우진을 상대로 특정 답변을 유도했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 주철기에게 전달된 문건에 적힌 내용은 구체적인 손해배상액 외에는 대법원 홈페이지 내 '사건검색' 코너에서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의 통상적 내용에 불과했다. 또한, 항소심에서 인정한 손해배상액은 언론에 크게 보도됐다.

▲ 당시 법원행정처에서 미쓰비시에 대한 국외송달에 대한 검토를 했던 이유는 국외송달이 워낙 어려운 데다가 법관들조차 접근하기 힘들어 하는 이슈였기 때문이었다.

▲ 국외송달 관련 검토를 했던 부서는 사법지원실이었고, 임종헌은 검토 문건 작성을 지시한 적이 없다.

▲ 국외송달을 하려면 촉탁서·증명서·상고기록접수통지서·송달사유 등 문서 내용의 요지를 해당국가의 언어로 번역해야 한다. 

검찰의 주장에 대한 임종헌의 핵심 반박은 "주철기에게 전달된 내용은 언론과 인터넷에서 통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는 것이었다. 

아울러 그동안 검찰이 "소송을 질질 끌기 위해 국외송달을 했다"는 주장을 한 것에 대해서는 "국외송달은 원래 어려운 이슈였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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