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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헌 지시로 대법원에 강제징용 소송 검토 문건 전달"[임종헌의 사법농단 의혹 재판 ⑫] 임종헌 "외교부의 의견, 공식 절차로 수렴할 방법 검토한 것"
박형준 | 승인 2019.04.24 18:45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윤종섭)는 24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사법농단' 관련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등장인물 호칭 생략)

이날 공판기일에는 박찬익 전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심의관(현 김앤장 변호사)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찬익은 임종헌의 지시에 따라 법원행정처 재직 중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 다양한 문건을 작성했던 바 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KBS

박찬익은 이날 자신이 작성한 각종 문건에 대해 "임종헌의 지시를 받아 작성했고, 문건을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전달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남겼다. 

특기할 만한 내용으로는 ▲임종헌·외교부는 일본의 국제사법재판소 회부 및 패소 가능성을 우려했고 ▲임종헌이 참고인 의견서 제출 제도 검토를 요구한 시점은 외교부 관계자를 만났을 무렵이었으며 ▲차한성 당시 법원행정처장은 재상고심의 소멸시효 법리와 관련해 "이것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는 말을 했다는 것을 언급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은 박찬익의 관련 증언이다.

▲ 2013년 9월 경, 강제징용 소송 재상고심이 제기된 사실은 임종헌이 보고서 작성을 지시해서 알게 됐고, 지시대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 당시 임종헌은 외교부의 입장이 담긴 문건을 보여주면서 소멸시효와 외교부의 의견서 제출 가능 여부를 물었고, "국제사법재판소 회부 가능성 등을 정리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기억한다.

▲ 임종헌이 그 보고서를 가지고 김규현 당시 외교부 1차관을 만난 사실은 알지 못했다. 다만 저는 보고서에 "외교부 출신 파견 법관을 통해 비공식적인 의견 교환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내용을 적었다.

▲ 임종헌은 당시 "이 사건이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되면, 우리가 질 것"이라면서, 저도 "국제법상 안 맞는 부분이 있다"는 취지의 논거를 정리했다. 외교부도 임종헌과 같은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 임종헌은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면서 "법관의 재외공관 파견 등 문제가 있어 외교부와의 협조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저도 "외교부를 배려해 절차적 만족감을 주는 방안"을 검토해 정리했다. 그와 관련된 구체적인 사항도 임종헌이 알려준 것이다.

▲ 저는 보고서에 "법원행정처는 사법부의 결론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내용을 적었다. 임종헌이 지시하지 않은 내용이었다. 이 내용을 적은 이유는 "판결에 관여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 외교부의 이해를 구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 참고인이 의견서를 제출하는 제도의 도입을 검토했던 바 있다. 저는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헌법재판소에는 관련 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 임종헌은 저에게 "외교부에서 '참고인 의견 제출 제도를 도입해 달라'고 요구한다"는 말을 했고, 임종헌은 스스로 외교부 관계자를 만났을 무렵 검토를 요청했다.

▲ 관련 보고서는 권순일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현 대법관)이 참석한 부장판사 회의에 올라갔고, 저는 부장판사 회의에 가서 설명을 했던 바 있다.

▲ 2013년 11월, 임종헌의 지시를 받아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판결을 검토했던 바 있다. 임종헌은 당시 일본의 입장 표명 관련 언론 보도를 본 후 외교부의 입장문을 주면서 검토를 지시했다.

▲ 당시 임종헌이 준 외교부의 입장문에는 "외교적 문제가 있으니 전원합의체 심리·조기 선고 방지 노력 등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게재돼 있었다. 저도 보고서에 그대로 적었다.

▲ 다만 심리불속행 기각은 사실상 쉽지 않은 객관적 상황이 있었다. 법률에 따르면, 심리불속행 기각은 사건 접수 후 4개월 내 심리를 해야 하지만, 국외송달 문제 등이 겹쳐 당시 시점은 1개월도 채 남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임종헌도 관련 언급을 했던 적이 있다.

▲ 작성한 보고서는 황진구 당시 대법원 민사총괄 재판연구관에게 전달한 적이 있다. 저는 신분상 문제가 있어 전달을 주저했지만, 임종헌의 지시를 받아 다른 심의관을 통해 전달했다. 그래서 '선택 방안'과 결론을 삭제한 채 전달했다. 예의에도 어긋난 행위였고, 부적절해 보였기 때문이다.

▲ 2013년 12월에는 임종헌의 지시에 따라, 외교부의 세미나 자료와 그 분석 보고서를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전달한 적이 있다. 임종헌의 지시에 따라, 이 보고서에는 강제징용 재상고심의 시나리오를 담았다. 당시 임종헌은 "청구권 소멸시효 여부를 엄격히 해야 한다"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 임종헌은 "배상을 할 시기에 대해서 고민해 보라"는 지시도 했고, 저는 2005년 민간조사위원회 발표를 기점으로 "2015년 5월 소멸시효 완성 전 판결로 배상하되, 이후 제기되는 소송에 대해서는 기각한다"는 취지로 검토했다.

▲ 당시 작성한 보고서는 임종헌을 거쳐 권순일 법원행정처 차장·차한성 법원행정처장에게 대면 보고했다. 대면 보고는 임종헌이 지시해 진행한 것이다.

▲ 당시 차한성은 "이것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면서 소멸시효를 언급했고, 저는 "대법원 판결이 확정돼야 소멸시효가 완성된다"고 보고했다. 저는 차한성의 반응을 놓고 "언론 보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 또한, 임종헌은 독일의 '기억, 책임, 미래 재단'에 대한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고, 양승태 당시 대법원장에게 보고하기 위한 요약본 작성도 지시했다.

차한성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 ⓒKBS

임종헌 측은 ▲임종헌은 박찬익에게 '외교부와의 관계의 중요성'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고 ▲당시 외교부는 '비공식적 의견 제시'를 원했기 때문에 '공식 절차' 마련을 강구한 것이었으며 ▲외교부에 대한 '절차적 만족감'을 줄 만한 여러 방안을 검토했던 것은 '절차적 측면'에서 강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외교부는 "대법원이 국가의 중대한 판결을 하면서 정부 의견을 사전에 듣지 않고 판결했다"는 취지의 이의를 제기했고 ▲임종헌은 박찬익에게 일본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가능성·외교부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들을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으며 ▲이미 우리 헌법재판소와 미국·프랑스의 사법부는 의견 제출 절차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심리불속행 기간이 지났다는 것이 전원합의체 회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국외송달 문제 때문에 심리불속행 기간 내 판결하는 것은 어려웠으며 ▲상고심 판결과 관련해서도 판결에 우호적인 학자들의 논문에 더 비중을 둬서 검토를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이후부터는 김종복 전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심의관(현 광주지법 목포지원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되고 있지만, 사정상 방청하지 못함을 아울러 말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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