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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수사기관, 압수한 오징어채 임의 폐기…배상해야"
서명원 | 승인 2019.05.07 16:50
서울법원종합청사

법원이 "수사기관이 범죄 증거로 확보한 식품 압수물을 임의로 폐기해 손해가 났다면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백규 서울중앙지법 민사97단독 판사는 수산물 가공업체 대표 김 모 씨가 국가를 상대로 "경찰 수사에서 압수당한 오징어 제품들이 폐기됐다"는 취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2013년 부정 식품을 제조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오징어채 150박스, 오징어채 블럭 4개, 오징어 몸살 2개, 오징어 세척수 3개 등을 압수당했다. 또한, 김 씨의 거래처 3곳에서도 오징어 제품 등을 임의제출했다.

이후 경찰은 압수물 중 오징어채 150박스는 폐기했고, 나머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의뢰를 맡긴 후 국과수에서 폐기했다.

하지만 김 씨는 최종 무죄 판결을 확정받은 후 "압수물 폐기로 인한 손해를 배상해 달라"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경찰에 대해 "압수한 물품의 상실 또는 파손 등을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조처를 해야 한다"며, "압수한 물품에 대해 몰수 선고가 없을 때는 이를 제출자나 소유자 등에게 환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소유자 등 권한 있는 자의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압수물 보관 자체가 위험하거나 곤란한 것이 아니라면 폐기하는 것이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오징어에 인산염 등 유해 물질 등이 포함돼 유통이 금지되고 있기 때문에 적법하게 폐기 처분됐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인산염이 포함됐다거나 그것이 인체에 유해할 정도라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취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국과수에서 폐기한 물건들에 대해서는 "인체 유해 여부를 감정하기 위해 국과수로 보내진 후 감정을 마치고 폐기된 것이므로 국가의 고의 및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법원은 김 씨가 "경찰에 구속될 당시 경찰이 관련 내용을 언론에 공표해 정신적인 피해를 당했다"는 취지로 청구한 손해배상에 대해서도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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