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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 "수사권 조정되면 가해자 바뀌어도 바로 못 잡아"
정도균 | 승인 2019.05.14 13:15
ⓒKBS

최근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이른바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법안'과 관련해, 현직 검사가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갖게 되면 부실 수사가 우려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황진선 인천지검 검사는 최근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수사권 조정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인지 사건의 경우 사건 관계인의 인권 보장에 빈틈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황 검사는 최근 인천지검 자체 검사회의를 앞두고 이번 수사권 조정안이 시행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을 사례 분석으로 주장했다.

황 검사는 "(만약) 성매매업소를 수사한 경찰이 운영진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함에 따라 검사가 계좌 거래내용 등을 확인했더니, 그는 바지사장이고 실제 사장은 따로 있을 경우 검사가 할 수 있는 조치는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정된 수사권 조정안에 따르면 '송치 전 수사지휘'가 폐지돼, 검사는 A씨에 대해서만 보완 수사를 경찰에 요구할 수 있다"며, "주범을 찾으라는 수사지휘를 더는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건과 관련한 피해자·고소인·고발인·법정대리인이 아니면 수사와 관련한 이의신청을 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도 제기했다.

황 검사는 "운영진으로 몰려 억울하게 구속된 A씨가 '사실은 B씨가 실운영자'라고 수사기관에 제보하려 해도 B씨에 대한 수사가 '혐의없음'으로 종결된 상태라면 이의제기는 불가능하다"며, "A씨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제245조 제7항의 고소인 등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경우 검사가 '재수사'를 요청할 수도 있지만, 경찰이 무혐의로 종결하고 송치하지 않으면 그만"이라며, "검사는 다시 '재재수사 요청'을 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조정안대로라면) 살인 사건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어 재판이 진행되던 중 새로운 증거가 확보됐을 때에도 검사는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없다"며, "진범에 대한 보완 수사도 경찰에 요구할 수 없어 추가 수사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은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면서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을 주는 내용이 뼈대를 이루고 있다.

경찰의 수사 재량을 대폭 늘림으로써 검찰의 비대한 권한을 줄이고, 검찰과 경찰을 수직적 관계에서 상호협력 관계로 바꾸겠다는 취지에 따라 구성된 내용이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검찰은 사건을 송치받기 전에도 경찰 수사를 지휘할 수 있고, 경찰이 수사를 마치면 반드시 검찰에 사건을 넘겨야 한다.

황 검사는 "(결론적으로 경찰이 갖게 될) 수사종결권으로 인해 사실상 경찰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게 된다"며, "검사의 1차 수사권이 제한돼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서 오류를 발견해도 검사가 시정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조만간 기자간담회를 열어 수사권 조정 등 최근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문 총장의 입장에 대해서는 "실효적인 자치경찰제 도입으로 경찰의 행정업무를 자치 경찰에 이관하는 것은 물론 정보경찰 업무도 분리해 경찰이 '제2의 국정원'으로 변질하는 부작용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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