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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포항에서 선박 충돌 후 기름유출한 중국 화물선, 한국에서 재판 가능"
정도균 | 승인 2019.06.26 14:40
ⓒKBS

대법원이 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국내 어선을 들이받아 어선에 실린 기름과 폐기물을 유출해 바다를 오염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콩 선적의 중국인 선장 등에게 벌금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26일 "해양환경관리법 위반으로 기소된 홍콩 선적 인스피레이션 레이크호(이하 레이크호) 선장 A씨·조타수 B씨·2등 항해사 C씨·해당선적 선주 D사에게 벌금 3천만 원씩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A씨·B씨·C씨는 모두 중국인이다.

대형 화물선 레이크호에 타고 있던 3명은 2017년 1월10일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해 포항 공해상에서 조업 준비차 표류 중이던 국내어선 주영호를 들이받아 기름 약 0.9톤과 폐기물 총 38.7톤을 유출시켜 주변 해상을 오염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D사는 사용인이 불법행위를 한 경우 회사도 함께 처벌하도록 한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됐다.

재판에서는 해양법에 관한 국제연합협약(유엔해양법협약) 제97조 제1항에 따라 한국 법원에서 재판이 가능한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해당 조항은 "공해에서 선박충돌사고가 발생해 선장 등에 형사나 징계 책임이 생기는 경우, 그 형사 또는 징계 절차는 그 선박이 속한 나라나 그 관련자 국적국의 사법 또는 행정당국 외에서는 제기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피고인들은 "한국에 재판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제1심과 항소심은 "유엔해양법협약에 의하면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선박으로부터의 오염을 방지, 경감 및 통제하기 위한 연안국의 법령제정 및 벌금부과권한을 포함한 집행권이 인정된다"며, "이에 근거해 한국은 해양환경관리법상 처벌규정을 두므로 한국에 재판관할권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들 과실이 무겁고 이 사고로 야기된 해양오염 정도가 가볍지 않고, 피고인들이 사고발생 뒤부터 현재까지 해양오염을 방지 또는 완화하려는 조치를 취한 바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각각 벌금 3천만 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재판관할권과 해양환경관리법 위반죄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는 등 하급심 판단을 그대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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