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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난방공사, 온수관 잔여수명 결과 조작…백석역 파열사고는 人災"
정도균 | 승인 2019.07.02 16:10
ⓒMBC

도심 한복판에서 뜨거운 물기둥이 솟아올라 1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다친 2018년 12월 경기 고양시 백석역 온수관 파열사고에 대해, 감사원이 "한국지역난방공사(난방공사)의 방만한 관리가 불러온 사실상의 '인재'임"을 확인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온수관 누설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보수 등에 활용하는 감시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난방공사는 온수관 유지관리계획에 쓰고자 독일 연구소에 의뢰한 잔여수명 조사결과를 제멋대로 조작했다.

감사원은 2일 위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열수송관 안전관리실태' 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감사는 2018년 백석역 온수관 파열사고 이후 국내에 설치돼 운영 중인 온수관의 시설 안전성과 점검 및 관리 체계를 점검해 안전 저해요인을 발굴해 개선할 목적으로 2019년 연간 감사 계획에 반영돼 올해 3월에 실시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난방공사는 온수관 누설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보수 등에 활용할 목적으로 누설 여부 감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온수관 보온재 내부에 감지선을 설치해놓고 누수 등의 원인으로 감지선이 끊어지면 이를 감지해 이상 신호가 울리도록 설계됐다.

감사 결과, 난방공사는 특정 감시구간의 이상 신호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손상된 관로를 복구하지 않고 있다가 이 구간의 감시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으면 아예 '미감시' 구간으로 분류해 해당 구간의 감시를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현재 8,623개 구간 중 26%인 2,245개 구간이 감시시스템으로도 이상 여부를 감시할 수 없는 상태였다.

특히 1993년 이전에 온수관이 설치된 지역의 3,919개 구간 중 절반에 해당하는 1,908개 구간의 상태 감시가 불가능한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난방공사는 온수관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하는 과정도 졸속으로 진행했다.

난방공사는 2010년 7월 온수관 중장기 유지관리계획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온수관 잔여수명 평가 작업을 실시했다.

평가 작업은 실제 매설된 온수관을 절단해 시험 분석에 쓰기 위한 샘플 24개를 만들어 독일에 있는 전문연구소에 의뢰해 이뤄졌다.

연구소의 평가 결과에 따르면, 24개 샘플 중 11개의 기대수명(사용기간+잔여수명)이 40년 이하로 나왔고, 일부 샘플은 2018년 이전에 수명이 종료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이에 맞춰 온수관 교체 등 후속 조처를 취해야 했지만, 난방공사의 평가 담당 직원인 A씨는 2년 뒤인 2012년 10월 연구소 평가결과를 그대로 인용하지 않은 채 기대수명이 높게 나오게끔 방법을 바꿔 재산정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도 여전히 6개의 샘플에서 기대수명이 40년 이하로 나왔고, A씨는 해당 샘플들을 임의로 제외한 뒤 나머지 샘플만으로 기대수명을 산출해 이를 독일 연구소의 평가결과인 것처럼 보고했다.

난방공사는 이 결과를 토대로 2014년 온수관 중장기 유지관리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온수관 수명 종료에 대비한 제대로 된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

아울러 난방공사는 이와 별도로 장기사용 온수관 총 374㎞를 20년간 순차적으로 교체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 이행 계획을 2018년 10월까지 마련하기로 하고서도 올해 3월까지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온수관을 점검·진단하는 점검원에 대한 관리·감독도 허술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난방공사는 토목·기계분야 업무 경력이 있는 사람을 점검원으로 배치해야 했지만, 실제로는 통신 업무 경험을 경력으로 인정해 기준에 미달하는 사람을 점검원으로 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난방공사 사장에게 "온수관 감시시스템에서 감지되는 이상 지점에 대한 보수를 실시하고 장기 사용된 관로의 잔여수명을 합리적으로 평가한 뒤 이를 교체하는 등 온수관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아울러 "전문기관의 시험평가 결과를 임의로 수정해 보고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등 관련자에 대한 주의를 요구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난방공사가 온수관 유지관리대책을 제대로 수립·추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그대로 두는 등 지도·감독에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부는 집단에너지사업법 등에 따라 연 1회씩 온수관 누설 여부 등을 확인하는 정기검사를 한다.

하지만 산업부는 온수관 정기검사 업무 중 누설 여부 검사를 이해당사자인 난방공사 등의 자체 점검결과로 대신하고, 육안 조사로 누설 여부를 판정할 수 있게 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이 난방공사가 2017년과 2018년에 모두 "누설이 없다"는 취지로 자체감사결과보고서를 작성해 산업부에 제출한 14건의 누설검사 구간을 확인한 결과 14건 모두 누설 의심지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산업부 장관에게 "난방공사에 대한 적절한 지도·감독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하면서, "온수관 정기검사 결과의 객관성과 정확성을 확보할 수 있게 검사 주체 및 누설 여부 판정 관련 규정 등을 개선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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