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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SK케미칼 대표 등 '가습기살균제' 관련 34명 기소
서명원 | 승인 2019.07.2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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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011년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재조사한 후 사건 발생 8년여 만에 책임자 34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에 따라, 2016년 첫 사법처리 당시 처벌을 피했던 관련자들이 대거 법정에 섰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 주무부처인 환경부 직원과 가습기 살균제 기업과의 유착은 물론, 조직적으로 이뤄진 증거인멸 혐의도 언급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권순정)는 23일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SK케미칼 홍지호(68) 전 대표 등 8명을 구속 기소하고, 정부 내부 정보를 누설한 최 모(44) 환경부 서기관 등 2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우선 ▲SK케미칼 홍 전 대표 등 4명 ▲애경산업 안용찬(60) 전 대표 등 5명 ▲필러물산 김 모(57) 전 대표 등 2명 ▲이마트 전직 임원 2명 ▲GS리테일 전 팀장 1명 ▲퓨엔코 전직 임원 2명 등 총 1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을 원료로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 등의 안정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과실로 인명 피해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16년 첫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당시 정부의 독성실험 결과에서 CMIT·MIT 원료물질과 피해의 인과관계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검찰 수사는 CMIT·MIT 원료의 유해성에 대한 학계 역학조사 자료가 쌓이고, 환경부가 2018년 11월 관련 연구자료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다시 시작됐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첫 번째 수사 당시 CMIT·MIT 원료를 제조·판매한 기업의 과실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측면이 있었지만, 이번 수사를 통해 이들 기업의 과실이 규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1994년 최초 가습기살균제에 개발 당시 자료인 서울대 흡입독성 시험 보고서와 연구노트 등을 압수해 최초 개발 단계부터 안전성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부실하게 개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보고서에는 "'가습기 메이트'에 노출된 실험용 쥐들에 병변이 발생하고 백혈구 수치가 감소해 안정성 검증을 위해 추가 시험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담겼지만, '가습기 메이트'는 이 같은 보고서가 회신되기도 전에 판매가 시작됐다.

또한, 옥시가 만든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등의 원료물질로 쓰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원료로 공급한 SK케미칼 전 직원 최 모 씨 등 4명도 재판에 넘겨졌다.

SK케미칼 측은 "PHMG가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사용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 수사를 통해 PHMG를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소개하고 관련 실험도 진행한 사실 등이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환경부 서기관이 내부 정보를 가습기 살균제 기업에 누설한 정황도 확인됐다.

최 모 환경부 서기관은 2017~2019년 애경산업으로부터 수백만 원 상당의 금품 등을 제공받은 후 환경부 국정감사 자료와 가습기 살균제 건강영향 평가 결과보고서 등 각종 내부 자료를 제공한 혐의(수뢰후부정처사·공무상비밀누설)를 받고 있다.

또한, 2018년 11월 애경산업 직원에게 "검찰 수사가 개시될 것으로 보이니 수사에 대비해 가습기 살균제 관련 자료들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받고 있다.

아울러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기업들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정황도 이번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SK케미칼은 안정성 부실 검증 사실이 확인되는 핵심 자료인 서울대 흡입독성 시험 보고서를 숨겼고, 애경산업과 이마트 등은 직원들의 PC나 노트북을 은닉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그 밖에도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양 모 씨는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 조사를 무마해달라"는 부탁을 받으면서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검찰은 고발 대상에 포함됐던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에 대해서는 "비공개 소환 및 서면 조사 등을 거쳤지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확인되지 않아 기소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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