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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정 증언 부당 거부했더라도 검찰조서 증거로 못 써"
서명원 | 승인 2019.11.2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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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증인이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이유로 재판에서 증언을 거부한 경우에도, 해당 증인의 검찰 조서는 증거로 사용할 수는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염 모(48)씨 의 상고심에서 위와 같은 판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염 씨는 2017년 3월 최 모씨에게 640만 원을 받기로 하고 필로폰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최 씨는 염 씨의 제1심·항소심에서 모두 증언을 거부했다. 최 씨의 증언 거부는 제1심 당시에는 법적으로 정당성을 인정 받았지만, 항소심은 인정하지 못했다.

염 씨의 제1심이 끝난 후 최 씨 자신의 마약 혐의 사건 판결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은 자신이 유죄 판결을 받을 사실이 드러날 우려가 있으면 증언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 씨의 증언 거부는 염 씨의 제1심에서는 정당했지만, 항소심에서는 증언을 거부할 이유가 없어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염씨의 재판에서 "최 씨의 검찰 조서를 증거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은 "진술해야 하는 사람이 사망·질병·외국 거주·소재 불명이나 이에 준하는 사유로 진술할 수 없는 경우라면 피고인 측의 반대신문권을 보장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검찰 조서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1심에서는 최 씨의 증언 거부가 정당했기 때문에, 검찰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검찰 조서도 증거로 사용되지 않았고, "염 씨의 혐의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반면, 항소심의 경우 증언 거부에 정당성이 없었기 때문에 검찰의 주장이 쟁점이 됐다.

"최 씨가 이유 없이 증언을 거부하는 상황을 '사망 등에 준하는 사유'로 인정해 검찰 조서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느냐"는 것을 두고 법리를 검토하게 된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증언을 거부하는 경우 별도 제재 규정이 있고, 예외규정은 가능한 한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진술 불능의 이유는 사망·질병 등 물리적으로 증언이 불가능한 경우에 국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항소심의 판단을 유지하면서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증언 거부가 정당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예외가 적용된다면, 피고인에게 반대신문 기회를 박탈하고 전문법칙(경험한 사람의 진술이 직접 법정에 제출돼야 한다는 원칙) 예외의 범위를 넓혀 피고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용인하는 것이 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만약 예외를 적용한다면 수사 과정에서 참고인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해 놓고 나중에 법정에서 증언을 거부하는 경우 죄 없는 피고인이 억울하게 처벌받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언거부권이 없음에도 증언을 회피하는 경우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이 허위일 수 있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킨다"며, "따라서 정당한 이유 없이 증언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반대신문을 통해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의 진위를 음미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또한, "정당하지 않은 증언 거부에는 실효적인 제재수단을 도입하는 등 증언을 유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고, 예외규정의 적용 범위를 넓히는 해석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다만, 대법원은 "피고인이 증인의 증언 거부 상황을 초래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를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박상옥 대법관은 "정당하지 않은 증언 거부에는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냈다.

박 대법관은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이념도 고려해야 한다"며, "다수의견대로라면 피고인이 증인을 상대로 '증언을 거부해달라'고 회유·협박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국민에 부여된 증언 의무가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박 대법관도 이 사건에 대해서는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은 제1심에서 정당한 증언거부권이 행사된 시점에서 사라졌다'고 봐야 한다"며, 무죄라는 원심 판결에는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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