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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영장 유출 혐의' 신광렬·조의연·성창호 판사에 모두 제1심 무죄
정도균 | 승인 2020.02.13 16:05
신광렬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KBS

'사법농단 의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현직 판사들이 제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13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당시 판사들을 겨냥한 수사를 저지하기 위해 영장 사건기록을 통해 검찰 수사상황과 향후 계획을 수집한 뒤 법원행정처에 보고했다"는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신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였고, 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는 영장전담 부장판사였다.

이들에 대해, 검찰은 "사법부를 향한 수사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법원행정처의 지시를 받아 조직적으로 수사 기밀을 파악해 유출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재판부는 "'법원행정처 내부에서 수사 확대를 저지할 목적을 가지고 검찰을 압박할 방안을 마련해 실행하기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신광렬 판사도 형사수석부장으로서 사법행정 차원에서 법관 비위와 관련한 내용을 행정처에 보고했을 뿐"이라며,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를 받아 부당한 조직 보호를 위해 수사 기밀을 수집해 보고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 부장판사와 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 사이의 공모관계에 대해서도 "신 부장판사가 상세한 보고를 요청해 이에 응한 정황은 있지만, '영장재판을 통해 취득한 정보를 누설하기로 공모한 정황'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재판부는 공모관계와 무관하게 "신광렬 부장판사가 법원행정처에 일부 내용을 유출한 것"에 대해서도 "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서는 "유출한 수사 정보는 보호돼야 할 '공무상 비밀'로서의 가치가 없고, '국가의 범죄수사나 영장재판 기능에 장애를 초래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면서 "정운호 게이트 수사가 진행됐을 당시, 서울중앙지검 검사들이 언론을 활용해 수사 정보를 외부에 흘렸고, 법관 비위에 대한 징계 문제 등을 다루는 법원행정처 관계자들에게도 상세한 수사 진행 상황을 여러 차례 알려준 정황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 부장판사가 임 전 차장에게 보고한 것과,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알려준 수사상황 등을 비교해보면 수사정보로서의 가치에서 본질적 차이가 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 무렵 검찰은 언론을 활용해 수사 정보를 적극 브리핑했고, 비위법관에 대한 인사를 위한 사법행정에 협조해 상세한 내용을 알려준 정황을 보면, 해당 수사정보가 비밀로서 보호할 가치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뿐만 아니라, "이 정보는 사법 행정상 필요나 사법신뢰를 높일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보고로 용인될 범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굳은 표정으로 선고를 듣던 세 판사는 최종적으로 모두에게 무죄가 선고된 후 엷은 미소를 띄면서 변호인들과 악수를 나눴다.

신 부장판사는 "현명한 판단을 해 주신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는 등 짧은 소감을 밝혔다.

그러자 취재진은 성 부장판사의 변호인에게 '보복 기소'라는 주장에 대한 소감을 물었지만, 변호인은 "아직 사건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등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성 부장판사는 이 사건으로 기소되기 전에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제1심 재판장을 맡아 유죄를 선고하면서 법정 구속했던 바 있다.

그러자 여권에서는 그와 양 전 대법원장의 인연 등을 거론하면서 공격했고, 성 부장판사는 자신이 기소되자 "김 지사 판결에 대한 일종의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사법농단 관련 사건에 대해 제1심 선고가 나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서, 유해용 변호사(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는 특정 재판의 진행 상황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제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들의 혐의는 모두 ▲양승태 전 대법원장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임 전 차장 등의 공소사실에도 포함돼 있다.

이날 재판부가 사법부 내부에서의 공모관계를 전체적으로 모두 부정했기 때문에, 양 전 대법원장 등도 자신의 재판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주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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