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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정년 됐다'는 이유로 부당해고 소송 각하는 부당"
서명원 | 승인 2020.02.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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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부당해고 여부를 놓고 회사와 소송을 벌이다가 정년에 도달했다고 하더라도, 법원이 소송을 각하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각하는 소송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본안 판단을 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것을 말한다.

대법원의 판결 취지는 "정년이 돼 복직은 불가능하더라도, 해고 기간 중 받지 못한 임금은 되돌려 받을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법원으로부터 판단을 받을 기회는 제공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일 A씨가 "회사의 부당해고를 인정하지 않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취소해 달라"는 취지로 제기한 소송의 상고심에서 각하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행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잡지 발간 및 교육사업 업체인 B사에서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한 A씨는 2016년 근무태만 등을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았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를 거쳐 중앙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쟁점은 "A씨가 소송 중 정년에 도달해 복직 자체가 불가능해졌더라도 소송을 이어갈 만한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정년 규정이 없던 B사는 소송이 진행 중이던 2017년 9월에 만 60세를 정년으로 하는 규정을 신설했고, 규정 시행 당시 A씨는 이미 60세를 넘긴 상태였다.

제1심은 "(A씨는) 취업규칙(정년 규정)의 시행일에 정년이 도래해 당연퇴직 됐기 때문에 소송의 이익은 사라졌다"는 취지로 청구를 각하했고, 항소심도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반면, 전원합의체는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사유로 복직이 불가능해진 경우라도 해고 기간 중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가 있다면 소송의 이익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해고 소송 중 근로관계가 끝났으면 소송을 통해 얻을 이익 자체가 사라졌다"고 판단한 종례의 대법원 판례를 뒤집는 것이었다.

전원합의체는 "부당 해고 구제 제도 목적은 근로자의 지위 회복뿐 아니라 해고 기간 중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도록 하는 데에도 있다"며, "복직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소송 이익을 인정해 근로자에게 구제받을 기회를 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종전 판례에 따르면, 기간제 근로자는 계약 기간이 끝나면 부당 해고에 대한 구제를 인정받기 어려워져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부당해고를 당한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명령제도를 통해 구제받을 기회를 확대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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