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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한화·현대중이 제기한 200억 원대 투자금 반환소송에서 원고 패소
서명원 | 승인 2020.05.26 17:05
ⓒKBS

예멘 유전사업에 참여했다가 사업 실패로 손해를 본 한화와 현대중공업(현 한국조선해양)이 한국석유공사를 상대로 투자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6일 "한화가 한국석유공사를 상대로 낸 선(先)보상금 반환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2006년 7월 예멘 남동부의 한 광구 운영권의 50%를 낙찰받은 이후 이 중 30%는 공사 몫으로 두고, 5%는 한화에, 15%는 현대중공업에 넘겼다.

여기에는 한화와 현대중공업이 지분매입비에 더해 '프리미엄' 격인 보상금을 얹어서 주는 조건이 있었고, 보상금은 지분매입비의 105%로 정해졌다. 당시까지 확인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 광구에서 상당한 양의 원유 증산이 기대됐던 바 있다.

계약 조건에 따라, 한화는 석유공사에 지분매입비 551만 달러와 보상금 578만 달러를 지급했다. 현대중공업도 1,650만 달러의 지분매입비와 1,730만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하지만 계약 이후에는 유전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실제 광구 탐사 과정에서는, 애초 예측과 달리 "원유 생산량을 유지하려면 중장기적으로 광구 개발 비용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기술 평가가 새로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제로 광구를 운영할수록 손실이 늘어났다.

결국 석유공사는 2013년 한화 및 현대중공업과 계약을 해지했고, 예멘 측에 사업권을 반납했다.

지분매입비와 프리미엄 보상금을 모두 날리게 된 한화는 석유공사를 상대로 "보상금만이라도 돌려달라"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

제1심 재판부와 항소심 재판부는 모두 한화의 승소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계약이라는 법률행위를 취소하려면, 계약 중 '중요 내용의 착오'가 있어야 한다"며, "'사업 경제성 저하'는 여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단순히 예상이 빗나간 것이 아니라, 한화 측이 석유공사의 자료 등을 토대로 '실제로는 없는 사실(광구의 경제성)을 있는 사실로 잘못 인식한 착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원고가 이 사건 광구의 경제성이 낮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지분매입비 외에 프리미엄에 해당하는 보상금을 추가로 지급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런 착오는 보상금 계약에서 중요한 내용"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한화에 지분매입비에 더해 보상금의 손실까지 감수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석유공사는 한화에 보상금 59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반면, 대법원은 "유전사업은 석유의 매장량 및 회수 가능성 등에서 불확실성이 높은 고위험 사업"이라며, "사업의 가치를 떨어뜨린 사후 변수는 예상이 빗나간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석유공사는 한화에 사업의 수익성과 함께 위험성도 알렸기 때문에, 한화도 이런 투자위험을 알고 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등 "광구의 경제성 하락은 보상금 계약을 되돌릴만한 '법률행위의 착오'는 아니"라는 취지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한화는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받는 대가'로 지급한 지분매입비와 보상금 모두 돌려받을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한편, 대법원은 현대중공업에 대해서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 제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현대중공업이 석유공사를 상대로 "지분매입비와 보상금을 모두 돌려달라"는 취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를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제1심 재판부는 석유공사에 "보상금 179억 원만 현대중공업에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지만, 항소심은 "지분매입비와 보상금 모두 돌려줄 필요가 없다"면서 현대중공업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광구의 경제성에 대한 평가는 궁극적으로 원고가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며, 석유공사의 승소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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