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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삼성 합병·승계 의혹' 이재용 부회장 소환 조사
서명원 | 승인 2020.05.26 17:05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MBC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복현)는 이날 이 부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두고 불거진 각종 불법 의혹과 관련해 그룹 미래전략실 등과 주고받은 지시·보고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8시 경 비공개로 검찰에 출석해 영상녹화실에서 신문을 받고 있다. 검찰은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이 부회장의 귀가시간을 사전에 알리지 않을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전달한 혐의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구속돼 조사받은 이후 3년 3개월 만에 검찰에 출석했다. 참여연대는 이 부회장을 배임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수 차례 고발했다.

검찰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변경에 이르는 과정을 놓고, "이 부회장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진행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합병·승계 과정에서 불법이 의심되는 행위들을 각각 기획·실행한 주체를 파악하면서, 이 부회장을 정점으로 하는 그룹 수뇌부가 어디까지 보고받고 지시를 내렸는지 추적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5월 이사회를 거쳐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약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했지만, 삼성물산 주식은 없었다.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합병비율이 산정됨에 따라, 이 부회장은 지주회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은 "합병비율을 1(제일모직) 대 0.35(삼성물산)로 맞추기 위해 삼성물산 주가를 떨어뜨리고, 제일모직 가치는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은 2015년 상반기 신규주택을 300여 가구만 공급했지만, 주주총회에서 합병이 결의된 이후에는 "서울에 10,994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던 바 있다. 뿐만 아니라, 2조 원의 규모인 카타르 복합화력발전소 기초공사 수주 사실을 합병 결의 이후인 2015년 7월 말 공개했다.

아울러 2015년 제일모직이 보유한 에버랜드의 표준지(가격산정 기준이 되는 토지) 공시지가는 전년보다 최대 370% 급등했다. 국토교통부는 자체 감사를 진행한 이후 "외부의 압력 등이 개입했을 수 있다"면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편, 검찰은 "이번 수사의 단초가 된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의 회계사기 혐의도 경영권 승계 작업과 무관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는 당초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미국 합작사 바이오젠의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회계에 반영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 합병 이후에는 콜옵션을 1조 8천억 원의 부채로 잡으면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4조 5천억 원의 장부상 이익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콜옵션을 반영하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데다가, 합병비율의 적절상 문제가 다시 제기될 것을 우려해 회계처리 기준을 부당하게 변경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혐의 고발장을 접수하면서 수사를 시작했다. 2019년 9월부터는 분식회계의 동기에 해당하는 그룹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올해부터는 옛 미래전략실과 통합 삼성물산 등 계열사 전·현직 고위 임원들을 수 차례 불러 의사결정 경로를 살폈다. 검찰은 조만간 이들의 법적 책임과 가담 정도를 판단한 후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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