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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노조위원장 재량으로 노조 가입 거절 안돼"
서명원 | 승인 2020.07.22 17:50
서울법원종합청사 ⓒMBC

법원이 "노동조합이 위원장의 자의적인 판단이나 중복가입 금지 규약을 내세워 노동자의 가입을 거절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부(부장판사 윤승은 이예슬 송오섭)는 최근 한 국내 제조업체 A사의 해고 노동자 박 모 씨가 "조합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해달라"면서 금속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제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박 씨는 1995년 A사에서 해고된 이후 동료 노동자들과 함께 산업재해 피해를 호소하면서 회사 측에 보상을 요구했고, 2016년 금속노조에 가입 신청서를 냈다가 거절당했다.

금속노조 산하 A사 지회는 "과거 박 씨가 'A사 노조 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 설립 기자회견을 여는 등 지회에 적대적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가입을 반대했고, 위원장의 승인을 거쳐 가입 거절을 통보했다.

금속노조의 '조합원 가입 절차 전결 규정'은 "지회장·지부장은 위원장의 승인을 거쳐 가입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명백히 조합의 자주적 활동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돼야 가입을 거부할 수 있다.

박 씨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데도 금속노조가 가입을 거부한 것은 권리 남용"이라면서 2018년 3월 소송을 제기했다.

금속노조는 재판에서 "박 씨는 금속노조 A사 지회의 조직 확장을 방해했다"며, "박 씨가 한 지역노조에 가입돼 있어 금속노조에 가입하면 이중가입 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제1심 재판부는 "금속노조가 '조합원 가입 절차 전결 규정'에서 가입 거부 사유를 규정한 것은 근로자가 자유롭게 노조에 가입할 수 있게 규정한 노동조합법에 위배돼 효력을 가질 수 없다"면서 박 씨의 승소를 선고했다.

금속노조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제1심의 결론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조합원 자격을 취득하려면 위원장 승인이라는 재량적·적극적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금속노조의) 관련 규정들을 해석하는 것은 노동조합법이 규정하는 노조 가입 자유의 원칙을 침해해 무효라 볼 소지가 있다"면서 박 씨의 승소를 선고했다.

이어 재판부는 "노조 사이 건전한 경쟁을 바탕으로 민주적 조합 활동을 활성화해 성숙한 노사관계로 진일보하기 위해 마련된 복수노조 허용 취지에 비춰볼 때, 근로자가 2개 이상 노조에 가입하는 것도 '단결 선택의 자유'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노조의 내부적 통제로 이중가입 제한이 허용된다고 봐야 하고, 다른 노조에 중복해 가입하는 자체를 일률적이고 절대적으로 제한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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