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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노조가 회사 법인카드 내역 열람, 금융실명법 위반"
서명원 | 승인 2020.08.03 17:15
ⓒKBS

대법원이 "노조위원장이 신용카드사로부터 회사 법인카드의 사용 내역을 직접 받아 열람했다면, 금융실명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3일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전 건국대 노조위원장 A씨의 상고심에서 일부 무죄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A씨는 2013년 4월 신한카드 콜센터를 통해 전 건국대 총장과 전 학교법인 이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명세서를 요청해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신용카드사에서 받은 법인카드 사용명세서를 토대로 "전 이사장과 전 총장 간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1심은 "A씨에게는 학교 총장과 법인 이사장이 사용하던 법인카드의 사용 내역을 받을 권한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법인카드 내역 열람 행위를 유죄로 판단했다.

또한, A씨가 전 이사장이 전 총장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허위 사실을 전자메일 등을 통해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인정해 징역 8월 형을 선고했다.

다만 A씨가 전 이사장이 법인카드를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내용 등을 다른 교수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부분에 대해서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면서 무죄로 판단했다.

항소심은 A씨의 명예훼손 혐의는 제1심 판단을 유지했지만, 신용카드사에서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받은 점은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공소장에 A씨가 받은 신용카드 사용명세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고, 사용명세서도 증거로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드 사용·승인 내역 정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비밀 보장 대상인 전자금융 거래 정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형량을 징역 8월 형·집행유예 2년으로 낮췄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뒤집고, 법인카드 내역 열람 부분을 유죄 취지로 판결했다.

대법원은 "A씨가 받은 법인카드 사용명세서는 금융실명법상 비밀 보장 대상으로 명시된 '금융자산의 상환과 수입'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신용카드의 거래로 신용카드 업자와 가맹점, 신용카드 업자와 카드 회원 사이에 채무가 생기면서 금전 수입과 상환이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A씨와 함께 기소된 당시 교수협의회장 B씨와 동문교수협의회 회장 C씨는 각각 벌금 7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다.

이들은 원심에서 "전 이사장이 전 총장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가 일부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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